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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대출 '보금자리론' 덕에 내 집 마련 모범사례 됐다

입력 2018-01-29 14:52:43 | 수정 2018-01-29 15:12:25
내 집 마련 성공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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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세대 맞벌이 부부인 우리가 첫 집을 장만한 것은 2015년이었다. 결혼한 지 만 5년 되던 해였다. 실거주 목적으로 마련한 생애 첫 집이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대출받아 사들인 집이라 집 지분의 절반은 주택금융공사의 몫이다. 매달 원금과 이자를 갚으며 조금씩 우리의 지분을 늘려가는 중이다.

결혼식을 올렸던 2010년에는 ‘일본형 집값 폭락론’에 동조하는 이들이 많았다. 주변 신혼부부들도 “집값이 곧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전세로 살면서 싼 매물을 기다리자”는 분위기였다. 마포에 있는 전세 3억 원짜리 아파트에서 신혼을 시작한 이유다.

전세로 살면서 집을 저렴하게 사들일 기회를 세 번 놓쳤다. 전세계약 당시 다주택자였던 집주인은 “세금 때문에 고민”이라며 “5억 원에 사들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과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거절했다.

기회는 전셋집 만기가 돌아온 2012년에도 찾아왔다. 아내가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게 어떨까?”하고 물었다. 몇억 원의 빚을 진다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 무리하게 대출을 내 내집마련을 했다가 이자와 원금 갚기에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가 한창 이슈가 되었던 터라 공포감은 더 컸다. “아직 돈도 덜 모였고 한 번 더 지켜보자”고 아내를 설득해 전세계약을 연장했다. 그러면서도 의아한 게 있었다. 시세를 보니 결혼 당시 5억 원 선이던 우리 집 값이 5억 5000만 원을 호가하고 있었다. 집값 하락론에 의문이 들었지만, 용기를 내지는 못했다.

두번째 전세가 만료되던 2014년 이젠 집을 사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내 연봉은 기어가는데 전셋값은 날아가고 있었다. 전세 재계약을 하려 해도 대출을 받아야 했다. “어차피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좀 더 내서 집을 사자”는 아내의 얘기에 마음이 흔들렸다. 이따금 살펴본 인근 단지 시세도 조금이나마 오르면 올랐지 떨어진 곳은 없었다. 절실함이 부족해서였을까. 조건에 꼭 맞는 집이 없었다. 평소 관심 두었던 여의도를 돌았지만, 중소형 평형은 너무 낡았고, 새 아파트는 대부분 대형 평형에 가격도 너무 비쌌다. 1년간 여유를 갖고 내내집마련을 준비하기로 했다. 마침 집주인과도 이해관계가 맞아 1년만 전세를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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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기회를 흘려보냈다. 지나놓고 보니 그나마 1년 안에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우리는 몇 가지 내 집의 조건을 세웠다. 맞벌이인 우리는 직장·주거 근접이 가능한 마포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마포에 자리를 잡고 있을 것, 지하철역이 가까울 것, 반려견을 산책시키기에 적당한 공간이 있을 것, 5년째 살고 있는 마포역 인근이 너무 번잡한 만큼 조금 더 아늑한 분위기일 것 등이었다.

우리 부부는 하중동의 한 단지를 발견했다. 전용 84㎡가 7억 2000만 원에 매물로 나와 있었다. 우리가 꼽았던 조건에도 맞았고 입주 타이밍도 우리와 딱 맞았다. 마침 서울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들어서기 시작한 때였다. 단지 하나만 더 돌아보자던 우리에게 “또 다른 신혼부부가 이 집을 계약하려 한다”고 중개인이 귀띔했다. 부랴부랴 가계약금을 걸고 계약날짜를 잡았다. 퇴근 뒤 부부가 손을 꼭 잡고 가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던 그날 그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의 자금은 전세보증금 등 4억 2000만 원 정도였다. 3억 원이나 빚을 내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지만 내 고민을 들은 동료들이 “대출도 자산이다”, “씀씀이를 줄이며 절약할 수 있다”며 응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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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장만에 가장 핵심적인 이바지를 한 사람은 바로 매도인이었다. 계약서를 쓰는 자리에서 처음 만난 그는 우리에게 “대출은 어떻게 하실거냐”고 물었다. “주거래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에게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보금자리론’이라는 상품이 있다. 소득기준이 없고 주택담보대출 중 금리가 가장 저렴하니 알아보라”고 귀띔해줬다.

주택금융공사가 처음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에게 낮은 금리로 지원해주는 ‘디딤돌대출’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소득기준 제한이 있어 우리 부부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찌감치 포기한 터였다. 보금자리론도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정책 모기지 상품이다. 무주택자가 주택을 살 때 받을 수 있으며 최고 30년까지 나눠 갚는다. 디딤돌대출보다는 금리가 다소 높지만, 시중은행보다는 최고 1%포인트까지도 낮다. 2015년 당시에는 연소득 제한이 없어 주택가격 9억 원 이하인 경우 신청이 가능했다. 우리는 15년 만기 연 3.2% 고정금리로 3억 원을 대출받았다. 당시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다소 높긴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가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판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2018년 1월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돌이켜보면 대출을 그렇게까지 두려워한 게 부끄럽다. ‘빚을 지고 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더 좋은 조건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는 타이밍을 여러 번 놓쳤다. 대출은 빚이긴 하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금융권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기도 하다. 대출을 갚기 위해 평소 씀씀이를 줄일 수 있었다. 돈을 열심히 벌어야 한다는 동기부여도 되어주었다.

안정된 소득이 있는 직장인, 특히 맞벌이 부부라면 ‘착한 대출’을 받는 것에 조금은 더 용기를 내어보자. ‘내 집’이 주는 안정감은 생각보다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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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론 대출 요건은 2016년 하반기 크게 강화됐다. 서민·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주택가격 기준을 9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낮췄고, 기존에는 소득제한이 없었지만 이제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 원 이하로 신청자격이 제한돼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결혼한 지 7년 이내 신혼부부에 한정해 소득 기준을 8,000만∼1억 원으로 완화하기로 하고 3월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자격 조건이 된다면 주택금융공사의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부부합산소득 연 6000만 원 이하(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는 7000만 원)인 무주택자로 전용면적 85m 이하이면서 평가액 5억원 이하인 주택을 살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최고 2억 원이지만 담보인정비율(LTV, 70% 이내), 총부채상환비율(DTI, 60% 이내)이 넉넉하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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