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설계·사업 속도 늦춰… 부담금 축소 '골몰'

입력 2018-01-23 17:28:41 | 수정 2018-01-24 16:18:19 | 지면정보 2018-01-24 A26면
재건축조합, 환수제 대응 고심

비용 더 들어도 특화설계 적용
분양가 인하, 물량 축소도 검토

공시가격 높을 때로 기간 조절
'명목' 개발이익 낮춰 부담금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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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재건축 조합들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을 적게 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최대 8억4000만원에 이를 수 있다는 국토교통부의 경고에 충격을 받은 탓이다. 조합마다 부담금 산정 방식 중 조합의 사업 계획에 따라 부담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항목을 찾아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세금 내느니 공사비 올린다”

국토부에 따르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액(재건축 부담금)은 준공 시점의 새 아파트 가격에서 재건축 개시 시점 당시 아파트 공시가격,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총액, 공사비 등을 뺀 차액에 부과율을 곱해 산정된다. 이 과정에서 정상주택가격 상승분의 총액은 공시가격과 정기예금이자율, 인근 주택 가격 상승률 등에 의해 자동 결정된다. 부과율은 국토부 결정에 따라 적용된다. 두 항목의 경우엔 조합의 결정이 들어갈 여지가 없다.

그러나 나머지 항목은 다르다. 조합의 사업방식·시점 등에 따라 금액 차를 상당히 낼 수 있다는 것이 정비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조합은 개발비용을 올려 부담금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발비용은 조합의 재량권이 가장 높은 항목이다. 특화설계비, 공사비, 조합운영비 등이 포함된다.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같은 돈을 세금으로 납부하느니 재건축 공사비에 더해 단지 가치를 높이는 것이 훨씬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비용을 더 쓰더라도 특화설계를 적용하면 준공 직후 신축 아파트 시세가 올라갈 것이므로 이 방법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의 A 조합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은 부담금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조합원 총회 출석비 등 조합 운영비를 두루 높이자는 얘기도 나왔다”고 했다.

종료 시점 주택가액 항목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조합도 있다. 종료 시점 주택가액은 조합원·일반분양 물량의 각 분양가, 임대용 소형주택 인수가격 등을 합산해 계산한다. 일반분양 물량을 줄이거나 분양가를 낮춰 재건축을 통해 얻는 수익이 줄어들면 조합원이 내는 부담금이 적어진다. 하지만 반대로 재건축 사업성은 낮아진다. 조합원이 내는 재건축 분담금이 더 늘거나, 규모가 작은 주택을 분양받을 때 받는 환급금이 줄어들 수 있다.

강남구 B단지의 조합 관계자는 “일반 분양가를 높이는 쪽과 낮추는 쪽 중 어느 것이 조합원에게 더 이익을 줄지 따져 결정할 것”이라며 “일반 분양분은 발코니와 알파룸, 매립형 에어컨 등 분양 옵션을 조절하는 식으로 가격을 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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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시점 따라 부담금 1억원 차이

사업이 장기 지연된 재건축 조합은 개시 시점 주택가액도 일부 조절할 수 있다. 부담금은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최초로 승인된 날부터 사업 종료 시점(준공)까지의 상승분을 따져 부과한다. 그러나 이 기간이 10년을 넘으면 새 아파트 준공 시점으로부터 역산해 10년까지만 계산한다. 이를 이용하면 10년 전 공시지가가 높은 시점을 개시 시점으로 맞춰 준공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가 그런 예다. 이 단지는 2003년에 재건축추진위 승인을 받아 이미 10년이 넘어간 사업장이다. 새 아파트 완공 시점에 따라 부담금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예컨대 2012년 공시지가는 8억3000만원, 2013년 공시지가는 7억10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차이 난다. 정비업계의 한 전문가는 “1년 사이 공시지가가 많이 차이날 경우 연말 준공을 그다음해 연초 준공으로 바꿔 부담금을 일부 줄일 수 있다”며 “다만 금융비용이나 조합 사업의 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사업 일정을 장기 연기하거나 확 당기는 것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의 C조합 관계자는 “정부의 부담금 추산액 발표 이후 ‘사업을 빨리 진행하지 못해 부담금을 많이 내게 됐다’며 조합원들의 여론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며 “부담금을 많이 낼 바에야 재건축 사업을 연기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만큼 환수금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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