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자격 강화

"청약가점 낮은 2030, 신혼부부 특별공급·비조정지역 노리세요"

입력 2017-10-25 17:25:19 | 수정 2017-10-25 17:25:19 | 지면정보 2017-10-26 B2면
청약통장 가입 2년 지나야 1순위
투기과열지구 전용 85㎡ 이하
가점제 75%서 100%로 확대

예비당첨자 선정 과정도 변경
1순위 주택공급 신청자 중
가점 높은 사람, 앞 순번에 배치

2년간 재당첨 제한으로
시세차익 노린 청약쇼핑도 차단
이달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청약 1순위 자격조건이 강화됐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예비 청약자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한경DB기사 이미지 보기

이달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청약 1순위 자격조건이 강화됐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예비 청약자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한경DB

이달부터 서울 전역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젊은이들의 청약시장 진입장벽이 훨씬 높아졌다. 20~30대 수요층은 인기지역 청약 당첨이 무척 어려워졌다. 지난달 20일부터 국토교통부령인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도권에선 청약통장 가입 후 1년(수도권 외 6개월)이 지나고 납입횟수가 12회(수도권 외 6회) 이상이거나, 납입금이 청약예치기준액 이상이면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졌다. 지난달 20일 주택공급규칙 변경 후 입주자모집 승인을 받은 투기과열지구 또는 청약조정대상지역 내 단지는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고 납입횟수가 24회 이상이어야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인 서울과 해운대구 등 7개 군·구가 조정대상지역인 부산 등의 1순위 자격자가 실제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가입자 수는 1018만3000여 명으로 8월 대비 11%가량 감소했다. 청약통장 1년 이상~2년 미만 가입자 등이 2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서울은 지난 8월 309만여 명에 달했던 1순위자가 지난달 말 237만여 명으로 급감했다. 부산 등 지방 5대 광역시 1순위 보유자는 8월 220만여 명에서 지난달 186만여 명으로, 경기 인천은 357만여 명에서 334만여 명으로 각각 줄었다.

20·30대 청약 사실상 배제

투기과열지구 전용면적 85㎡ 이하 민간분양주택은 가점제 적용 대상이 기존 일반공급 가구 수의 75%에서 100%로 확대됐다. 1주택 소유자의 진입이 차단됐다. 그동안 투기과열지구에선 1주택 소유자도 85㎡ 이하의 경우는 추첨으로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85㎡ 이상은 50%로 변함이 없다.

주택을 한 개라도 보유하고 있다면 1순위가 될 수 없고 추첨제 대상이다. 주택 소유 여부는 모든 가구원 기준이다. 가구원 중 한 사람이라도 유주택자인 경우 1순위로 청약이 불가능하다. 전입신고일 기준 해당 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 요건도 당연히 채워야 한다.

청약가점 만점은 84점이다. 부양가족 수가 35점으로 배점이 가장 높다. 무주택기간이 32점, 통장가입기간이 17점이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한신 6차 재건축)는 새 주택공급규칙이 적용되기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85㎡ 이하 중소형 당첨자 평균 가점이 70점을 넘었다. 59㎡C 주택형은 당첨자 평균 가점이 77점에 달했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5년인 만 45세 가구주가 15년 동안 무주택자로 살면서 6인 가구로 살아야 가능한 점수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인기 아파트에 당첨되려면 1년 이상 거주한 가구주가 10~15년가량 무주택자여야 하고 부양가족 수는 최소 2~3년, 청약통장 가입 기간 역시 최소 10년 이상은 돼야 청약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서울 지역 20~30대 주택 수요자를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아예 배제한 셈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40~50대 중장년층 무주택자가 청약 시장에서 우대받는 게 합리적”이라며 청약제도를 당장 손 볼 방침이 없음을 시사했다. 국토부는 대신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 확대, 신혼희망타운 조성 등으로 대체 분양 폭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가점이 낮은 젊은 층은 향후 이들 물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85㎡ 이하 주택 가점 적용 비율은 기존 40%에서 75%로 늘어났다. 또 85㎡ 초과 주택 가점제 적용 비율이 기존엔 없었으나 30%로 확대됐다.

투기과열지구인 경기 과천, 경기 성남 분당을 제외한 수도권 조정대상지역(경기 남양주, 고양 등)의 아파트 85㎡ 이하는 25%를 여전히 추첨으로 뽑기 때문에 가점이 낮은 경우 이들 물량에 청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경기 평택, 김포 등 수도권 가운데 별다른 청약 규제가 없는 곳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들 지역은 도로 철도 등 인프라 확대로 접근성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예비당첨자 비율 두 배로 확대

예비당첨자 선정과정도 바뀌었다. 그동안은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해 미계약분이 발생하면 예비입주자(일반공급 주택 수의 20% 이상)를 추첨으로 선정했다. 이 때문에 미계약 물량을 미리 빼돌려 특정인에게 넘기는 불법행위가 가능했다.

앞으론 전국 어디에서든 예비당첨자도 1순위 주택공급 신청자 가운데 가점이 높은 자를 앞 순번에 배치한다. 다음 순번 예비입주자는 가점제가 적용되지 않는 추첨제 적용 대상자 중에서 추첨으로 순번을 부여한다. 투기과열지구, 청약조정대상지역의 경우는 예비당첨자 선정 비율이 40% 이상으로 현행(20% 이상)보다 두 배 늘어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적격 당첨 또는 미계약된 주택이 1순위 자격이 없는 다주택자들에게 공급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순위에서 미달이 났을 경우 기존과 같이 2순위 공급 신청자 가운데서 추첨으로 예비입주자를 선정한다.

‘청약 쇼핑’도 불가능해졌다. 그동안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곳은 재당첨 제한이 없어 가점이 높은 자가 특정 지역 인기 있는 주택을 수차례 당첨받아 전매하는 행위가 성행했다. 앞으로는 가점제로 당첨된 자와 그 가구에 속한 자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2년간 가점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재당첨될 수 없게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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