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마케팅·이사비 공격…현대-GS건설 반포주공1 '혈투'

입력 2017-09-27 16:31:54 | 수정 2017-09-27 16:31:54
CE0 직접 발표하고 '큰절' 반복…과열 경쟁·상호비방 '눈살'

"오늘 이 자리에는 근본이 다른 기업이 있다.신용과 정직으로 국가재건과 국가 발전을 위해 피땀 흘려온 정직한 국민기업 현대와 재건축 사업장에서 조합원을 협박하며 온갖 거짓말과 감언이설을 한 기업이 있다" (현대건설 홍보영상)

"현대건설 이사비의 진실은 현대건설이 시공사가 되면 이사비를 못받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져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GS건설 홍보영상)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住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건축 조합 총회가 열린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를 가져갈 승자가 되기 위한 현대건설과 GS건설의 막판 경쟁이 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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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1차 합동설명회에 이례적으로 직접 참석해 화제가 됐던 양사 대표이사들은 이날 현장 투표에 앞서 실시된 2차 설명회에도 직접 나서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체육관을 가득 매운 1천여명의 조합원 앞에서 경쟁적으로 '큰절'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조합원들의 평균연령이 70세가 넘는 고령인 점을 겨냥해 수 차례 영상에 정주영 현대건설 창업주를 등장시키는 '정주영 마케팅'을 펼쳤고, GS건설은 이 사업장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현대건설의 이사비 7천만원 무상 제공 위법 판정' 이슈를 다시 한 번 부각했다.

양측 모두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공격을 설명회 내내 이어갔다.

먼저 단상에 오른 현대건설 정수현 대표는 "현대건설의 창업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사업을 하면서 신용을 잃으면 그걸로 끝이야'라고 했다.

이 말처럼 저희는 신뢰를 잃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고 GS건설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이번에 가장 이슈가 된 게 이사비인데 저희가 제안한 걸 조합이 삭제했지만 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차질이 없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한 인허가 기관과 협조해 그 이익을 여러분께 돌려드리는 방법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앞서 상영한 홍보 영상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면제 책임을 지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더라도 최저 일반분양가를 건설사가 보장하겠다.

미분양 시 조합원이 정한 가격으로 현대가 책임을 지고 대물 인수를 하겠다"며 GS건설보다 사업 조건이 우위에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또 "GS건설처럼 반포 등 강남 일대에서 마구잡이식 수주를 하는 게 아니라 오직 반포주공1단지 수주를 위해 재건축 역사상 최고의 사업조건을 제시했다"고 사업 경험 부족에 대한 공격에 '방어막'을 쳤다.

다음으로 단상에 오른 GS건설 임병용 사장은 "GS건설은 공사비 원가 절감에 자신감이 있고 서류를 공개할 수 있는데 (현대건설은) 영업비밀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원가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며 "제안서 내용을 전문가를 통해 평가해보니 2천550억원이 빈다"고 현대건설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 쌈짓돈을 갖고 조합원들을 지원하겠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미쳤다"며 은근히 현대건설의 '이사비' 논란을 부각했다.

임 사장은 "아무리 좋은 내용도 그게 화근이 돼 사업 자체가 지연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게 된다"며 "저희는 가장 안전한 원가절감의 방법으로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돌려드리려는 것"이라고 우위를 강조했다.

GS건설은 홍보 영상에서 "현대건설의 고급 브랜드 '디 에이치'는 계열사도 같이 쓰는 것으로 언제 바뀔지 모르는 브랜드"라며 '압도적 브랜드 우위'를 강조하는가하면 "현대건설이 제시한 '스카이브릿지'는 국토부에서 인허가가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하며 현대건설의 설계안의 비현실성을 지적했다.

이날 건설사들이 막판까지 한치의 양보 없는 '혈투'를 이어간 것은 막판까지 우위를 알 수 없는 분위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26일 부재자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약 82%가 이미 투표를 마쳤지만 나머지 20%의 표심이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아 막판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수주전이 지나친 과열 양상을 보이고, 도 넘은 상호 비방전이 오간 데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있었다.

이날 총회를 찾은 한 조합원은 "다른 회사를 비방하는 지나친 홍보전이나 돈을 써서 조합원을 움직이려는 행태는 불편하게 느껴졌고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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