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진 변호사의 실전! 경매 (37)

유치권과 임차권, 동시에 성립 못해…둘 중에 하나는 '가짜'

입력 2017-03-22 16:21:23 | 수정 2017-04-04 15:03:40 | 지면정보 2017-03-23 B5면
특수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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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열린에서 얼마 전 컨설팅을 의뢰받아 낙찰받은 물건이 있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아담한 원룸(빌라)이 경매에 나왔는데, 전용면적 36㎡ 크기라 신혼부부나 1인 가구가 선호할 만한 주택이었다.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고 뒤편으로 공원도 있어 거주환경도 무난한 편이었다. 1억6000만원으로 최초 감정돼 세 번의 유찰을 거쳐 최저가가 8100만원대(감정가 대비 51%)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유찰 이유는 외관상 우량해 보였지만 법적으로 복잡한 특수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거액의 유치권이 신고돼 있었다. 마감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공사업자가 약 2억원의 유치권을 신고해 뒀는데, 유치권에 기해 점유방해금지가처분 결정문까지 제출돼 있어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어 보였다. 유치권이 진정하다면 낙찰자가 공사대금을 전부 물어줘야 하는 것이 법리다.

그런데 문제는 또 하나 있었다. 이 주택에는 전입신고가 최초 가압류설정일보다 빨라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증금 액수가 무려 1억원이었다. 진정한 임차인이라면 낙찰자가 보증금 전액을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해관계인의 도움을 받아 경매기록을 복사해 꼼꼼히 검토해 보니 허점도 많았다. 우선 유치권과 임차권은 양립할 수 없는 권리다. 둘 다 주택 점유라는 요건을 필요로 하는데, 법 논리 상 하나의 권리가 성립되면 다른 권리는 성립이 부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임차인이 유치권자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유치권자의 직접점유자로서 점유한다는 가정을 하면 양 권리의 존재가 가능한 상황이긴 하나, 경매기록에 첨부된 임대차계약서 상 임대인은 유치권자가 아니라 소유자였다. 결국 둘 중 하나는 성립할 수 없는 권리라는 얘기다.

경매기록을 검토하다가 증거자료로 제출된 판결문을 하나 찾아냈다. 판결문에 정리된 사실관계를 보니 이 사건 임차인은 공사업자는 아니었다. 건축주에게 공사대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대여해 줬는데 준공 후에도 갚지 않아 대여금 반환소송을 냈고 그 대여금에 기해 가압류까지 해 둔 일반채권자였던 것이다.

경매신청 채권자인 A은행에 방문해 이런저런 정보를 모으고 마지막으로 다른 공사업자 및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진행해 상당한 양의 증거자료를 수집했다. 최악의 경우를 고려해 원금 상실의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판단 하에 입찰을 결정해 약 8700만원에 단독으로 낙찰받았다.

낙찰 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대출문제였다. 특수물건이기 때문에 대출이 불가능할 것을 대비해 낙찰대금 전액을 준비해놓긴 했지만, 의뢰인의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아 가능하면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봤다. 외관상 거액의 유치권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마저 존재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조속히 해결 가능한 물건’이라는 법무법인 열린 명의의 의견서가 제출되자 상당한 액수의 대출이 이뤄졌다.

잔금을 납부하자마자 곧바로 임차인을 찾아갔다. 증거자료를 보이며 형사고소 압박과 함께 자발적인 명도를 권유했더니 뜻밖에도 임차인은 순순히 응했다. 가압류에 기해 배당을 받게 되면 곧바로 명도를 해주겠다는 확약을 받았다. 명도소송까지 각오했던 의뢰인은 무척 기뻐했다.

법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어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물건도 엉킨 실타래 풀 듯 집중해 파헤쳐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이 특수물건의 묘미다. 대출을 통해 소액의 자금만이 투입된 이 물건의 시세는 1억5000만원이고, 전세 시세는 1억2000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의뢰인은 조만간 작은 수리를 거쳐 전세를 놓고 2년을 기다렸다가 양도세 면제혜택을 받으면 매각할 계획이다.

정충진 <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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