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진 변호사의 실전! 경매 (34)

난이도 높은 선순위 가등기라도, 내막 철저히 파고들면 고수익 가능

입력 2017-02-01 16:14:39 | 수정 2017-03-24 09:42:44 | 지면정보 2017-02-02 B5면
선순위 가등기 물건 낙찰받아 해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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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필자의 제자 Y씨가 낙찰받은 사례다. 지방 소도시 외곽에 있는 아담한 빌라가 경매로 나왔다. 감정가 7000만원이던 물건은 세 번의 유찰을 거쳐 최저가가 감정가의 49%대인 3430만원에 형성돼 있었다. 전용면적 59㎡에 방 3개, 화장실 2개를 갖춘,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빌라가 이처럼 반값 이하로 떨어진 이유는 선순위 가등기 때문이었다. 말소기준권리인 저당권 등의 권리보다 선순위로 설정된 가등기는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 이는 낙찰자가 낙찰대금을 전액 납부해 소유권을 취득한다 해도 가등기권자가 추후 본등기를 완료하면 속절없이 소유권을 빼앗기고 만다는 무서운 의미다.

이렇듯 선순위 가등기가 있는 물건은 리스크가 상당하기 때문에 초심자 입장에서는 함부로 응찰해서는 안 된다. 다만 가등기권자가 당해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거나 배당요구에 준하는 채권계산서를 제출하면 이를 담보가등기로 봐 낙찰과 동시에 말소해 주기 때문에 응찰해도 별문제는 없다. 제자 Y씨가 이 물건을 검색하며 법원문건 접수내역을 살펴 보니 가등기권자의 배당요구는 없었다. 경매매물의 권리관계를 공지하는 문건인 물건명세서에도 이 사건 가등기는 담보가등기가 아니라 소유권보전가등기라 낙찰로 소멸되지 않는다는 공지가 분명히 돼 있었다. 그러나 소유권 보전가등기라 해도 특정 경우에는 무효가 돼 말소할 수 있다는 필자의 강의내용을 기억하고 있던 Y씨는 의심의 끈을 놓지 않고 가등기 내막을 철저히 파고들었다.

Y씨는 선순위 가등기가 있음에도 이 건물에 임차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등기부에 가등기가 설정돼 있다면 보통 임차인은 권리관계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들어오길 꺼린다. 그럼에도 정상적으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고 현재 임차인이 문제 없이 거주하고 있다면 이 사건 가등기는 법적으로 무효이거나 이미 실효된 가등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문을 품었던 것이다. Y씨는 해당 부동산의 전 소유자, 채권자 등을 만나 가등기의 내막을 캐물었다. 그리고 임차인을 통해 이 사건 가등기권자가 실제로 이 사건 건물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가등기권자가 사실상 이 사건 매물을 매수했지만 사정이 있어 소유 명의를 다른 사람으로 해뒀던 것이다. 법적으로는 이를 ‘명의신탁’이라고 한다. 현행법상 타인 명의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이고 이 같은 명의신탁 약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보전하기 위해 설정된 가등기 또한 무효라는 필자의 강의를 들었던 Y씨는 주저없이 응찰했다. 가등기가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가등기권자의 측근이나 임차인이 응찰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낙찰가를 조금 높여 쓴 것이 주효해 두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약 3800만원에 낙찰받았다.

대출이 어려운 특수물건인지라 당연히 Y씨는 잔금 전액을 현금으로 준비하고 있었지만 조심스럽게 대출도 알아봤다. 선순위 가등기나 가처분이 있는 물건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 가등기권자가 추후 본등기를 하면 낙찰자의 소유권은 물론 은행의 저당권도 직권 말소되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무담보 대출을 해준 것이나 다름없는 위험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Y씨는 경매신청서에 첨부된 판결문에 전 소유자와 가등기권자 간 명의신탁관계가 성립된다는 내용이 있어 잘만 설득하면 대출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열린 명의로 의견서를 작성해 대출 은행에 제출했다. 신중한 검토 끝에 낙찰가의 80%인 3000만원 대출이 승인됐고 이율도 법적인 하자가 없는 일반물건 수준의 저리로 결정됐다. 게다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40만원에 살고 있던 임차인과 재계약을 해 보증금 1000만원을 회수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실제 이 물건에 투입된 현금은 거의 없었고 매달 이자를 내고도 약 30만원 정도의 현금 흐름이 발생했다.

잔금 납부와 동시에 즉각 가등기 말소소송을 진행했다. 가등기권자도 억울했던지 변호사까지 선임하며 적극적으로 응소해왔지만 무난히 승소해 가등기는 말소됐다. 그 후 주거지를 옮기고 싶지 않아하던 임차인에게 넉넉한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했다는 후문이다.

경매 물건 중 난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선순위 가등기 물건도 이렇듯 의심의 끈을 놓지 않고 철저히 조사한 뒤 응찰한다면 일반 매물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알찬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정충진 <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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