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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공사용 자재 정부 직구매제도 개선해야

입력 2016-11-29 17:43:42 | 수정 2016-11-30 01:06:21 | 지면정보 2016-11-30 A38면
관급공사 자재 33%는 정부가 공급
일부 중소기업자재 사용 공사 하자 빈발
직구매 품목 축소 등 제도정비 필요

이상호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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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국회 입법조사처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1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공급한 LH 아파트 28만가구에서 약 7만건의 하자 민원이 발생했는데, 상위 5개 하자 공종(工種) 중 4개(창호, 가구, 타일, 마루)가 전체 민원의 42%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들 4개 공종은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제도’에 따라 중소기업 제품을 사용한 공종이었다. 대다수 국민은 건설공사 하자는 건설업체 탓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하자 있는 공사용 자재를 정부가 직접구매해 건설업체에 지급했다면 누가 책임져야 할까. 시공상의 잘못이 없다면 건설업체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제도는 중소자재업체 지원과 육성을 목적으로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자재 품목을 조달청 등이 직접 구매해 공공건설 현장에 공급하는 제도다. 2006년 86개 품목에서 시작해 올해는 127개 품목으로 확대됐다. 2009~2014년 연평균 공공공사 수주액이 약 47조원인데,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액은 약 15조원으로 그 비중이 33%나 된다.

공사용 자재를 정부가 직접 사서 공급해 주는 것이 건설업체에 유리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비중이 너무 높다. 품질과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하자의 원인이 부실시공 때문인지 부실자재 때문인지 모호한 경우도 많다. 자재 공급 지연으로 인한 공기 지연도 비일비재하다. 자재를 공급받는 발주기관도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자재업체 선정 기준이 불명확하다, 자재업체의 납품 성과에 대한 평가도 할 수 없다. 과거의 납품 지연이나 품질문제 기록을 확인할 수 없다. 건설산업기본법이나 국가계약법에 따라 건설업체에는 제재 조치가 가능하지만 자재업체에는 조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제도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먼저 현행 운영위원회와 조정협의회에 업계가 추천하는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해 제도운용의 투명성과 형평성을 제고했으면 한다. 직접구매액의 약 80%를 차지하는 32개 품목의 적정성을 재검토해 축소하고, 71.5%나 되는 중소기업 제품의 구매목표 비율도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창의성, 상징성 등이 요구되는 턴키 등 기술형 입찰공사나 영세한 중소업체의 수주영역인 소규모 지역제한입찰 공사는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 하자 발생, 안전성 저하 같은 문제를 수시로 일으키는 업체는 퇴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종합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근본적인 혁신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제도로 인해 중소자재업체가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했을까. 공공조달 실적이 많은 중소자재업체의 매출 증가율이 높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제도로 중소자재업체의 경쟁력이 향상됐다는 증거도 찾기 어렵다. 제도가 보장하는 안정적인 수주물량에 안주한 탓일 게다. 직접구매 대상 품목의 납품액 상위 10% 업체의 점유율이 45%라거나, 상위 3개 업체가 50% 이상 공급하고 있는 품목이 70%를 웃돈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자재업체 내부에서도 형평성 시비가 크다는 의미다. 선진국처럼 시장진입 장벽의 제거나 수주 기회 확대를 위한 정보 제공 같은 간접적인 지원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상호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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