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소형 아파트 '10억 시대'

마포·성동·광진구 새 아파트 2~3개월새 1억 이상 '껑충'

입력 2016-10-07 17:49:30 | 수정 2016-10-08 04:30:11 | 지면정보 2016-10-08 A3면
저금리에 지친 자금 '부동산 쏠림 현상'

강남 재건축발 급등세 강북으로 번져
삼송·미사·위례지구도 5억~7억대 거래
일산·분당 등 1기 신도시 집값도 꿈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촉발된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북 지역을 넘어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소외지역’으로 분류되던 일산·분당 등 1기 신도시 집값도 상승 시동을 걸었다. 작년 말부터 제기된 주택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강남 재건축→강북 요지→서울 접경 택지지구→수도권 1기 신도시’로 이어지는 ‘키 맞추기식 집값 상승루트’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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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전용 84㎡ 10억원 육박

서울 강북권에서 10억원짜리 전용 84㎡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84㎡(15층)는 지난 8월 10억원에 거래됐다. 광진구 ‘광장힐스테이트’ 전용 84㎡(15층)는 7월 9억8700만원에 팔렸다.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84㎡는 9억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층과 향에 따라 10억원 이상 호가 매물이 적지 않다.

이들 지역에선 입주 5년이 채 안 된 새 아파트들이 8억원 후반~9억원 초반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집값 상승폭이 커지면서 입지와 조망이 좋은 일부 주택이 10억원을 돌파했다. 옥수동 K공인 관계자는 “강남 집값이 너무 뛰어 부담스러워하는 일부 수요자가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강북 한강변 단지로 오고 있다”며 “일부 아파트는 2~3개월 새 1억~2억원씩 올랐다”고 말했다.

◆강남은 소형이 10억원

서울 강남권에선 전용 59㎡ 소형 주택도 1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강남구 ‘대치 아이파크’ 전용 59㎡(8층)는 올 8월 처음으로 10억원에 거래됐다. 전용 59㎡형이 14가구뿐인 ‘래미안 대치팰리스’ 매매가는 11억원을 넘본다. 서초구 ‘반포 리체’ 전용 59㎡는 4월 9억3000만~9억4000만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10억3000만원(25층)에 팔렸다.

송파구에선 재건축정비계획안이 제출된 잠실 주공5단지의 급등세가 인근 장미·미성·크로바 등 다른 재건축 단지와 기존 아파트로 번지는 양상이다. ‘리센츠’ 전용 59㎡는 지난달 9억5000만원(28층)에 거래돼 6개월 만에 최고 1억원 올랐다. 인근 ‘잠실 엘스’ 전용 59㎡도 지난달 9억4500만원(22층)에 팔린 뒤 현재 호가는 9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잠실동 희망부동산 관계자는 “개천절 연휴(10월1~3일)에도 집 보러온 사람이 많았다”며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니까 투자 목적의 외지인뿐 아니라 이 동네에 사는 세입자도 상당수 매매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들썩

2년 전부터 시작된 수도권 부동산 호황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성남 분당, 고양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집값도 꿈틀대고 있다. 위례·남양주 다산·하남 미사·화성 동탄2신도시·고양 삼송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의 새 아파트 시세가 높아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기존 아파트 단지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수도권 1기 신도시의 평균 아파트값 주간상승률은 0.14%로 8월 이후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달 말 기준 일산 백석동의 아파트값은 작년 말 대비 21%(3.3㎡당 1007만원→1223만원) 뛰었다. 장항동 호수마을의 전용 101㎡는 4년 만인 지난 3분기 거래가 이뤄졌다. 일산 마두동 H중개법인 관계자는 “1990년대에 지어진 대형 아파트(전용 85~105㎡)가 많아 가격이 하락세였는데 최근 서울 및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수내동은 소형 주택에 대한 갭투자(높은 전세 보증금을 낀 투자)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진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용 59㎡ 이하 소형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정자동이 작년 말 대비 8%, 수내동은 10% 이상 올랐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팀장은 “분당, 일산은 교통망 확충 등 개발 호재로 주택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등은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디다”며 “지역 차별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윤아영/홍선표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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