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기자의 시선집중! 이사람

콘크리트에 시인의 감성 담았죠…변우택 고덕 그라시움 조합장

입력 2016-10-04 05:00:00 | 수정 2016-10-04 08:01:14
4932가구 규모 대단지, 4개국 정원 조성
일반분양 2010가구, 오는 6일 1순위 청약 예정
변우택 고덕 그라시움 조합장(사진 김하나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변우택 고덕 그라시움 조합장(사진 김하나 기자)

[ 김하나 기자 ]"내가 살던 아파트 조경 한번 멋지게 꾸미려고 시작했죠. 그동안 대통령은 4번이 바뀌었고 여의도에서 단식투쟁에 삭발까지 하게 될 줄은 누가 알았나요?"(변우택 고덕 그라시움 조합장)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지구 2단지 재건축은 올해 일반 분양되는 재건축 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지하 3층~지상 35층, 53개동으로 조성된다. 전용 59~175㎡의 4932가구 규모이며 이 중 201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지난해 '헬리오시티'로 분양됐던 가락시영 아파트가 송파구의 지도를 바꿨다면 올해는 고덕주공 2단지인 '고덕 그라시움'이 강동구의 가치를 한 단계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규모 때문이다.

아파트 선택의 중요한 기준인 교통과 교육도 빠지지 않는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과 고덕역(9호선 연장계획)이 인접한 더블역세권 단지다. 도보거리에 유치원·강덕초·고덕초·고덕중이 있고 한영외고·배재고·명일여고 등도 가까운 편이다.

실제 지난달 30일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는 주말동안 8만명 가량의 방문객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오는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6~7일 청약접수를 받는다.

강동구에는 고덕지구를 비롯해 상일동, 명일동, 둔촌동 등에서도 재건축 사업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분양의 성패는 물론, 분양가, 단지의 구성과 상품까지 일대에서는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현장이다.
고덕 그라시움 모델하우스 전경.기사 이미지 보기

고덕 그라시움 모델하우스 전경.


변 조합장 또한 이러한 부담스러운 시선과 책임감을 안고 조합장을 맡았다. 원예학으로 석사까지 공부한 그가 '집'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건 1993년. 서울 지하철 5호선 공사가 시작되면서 집안의 방문이 틀어지면서다. 한겨울인데 문을 닫히지 않고 불편했다. 문만 고치고 마려고 했지만,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고 한다.

"벽지를 뜯어봤더니 금이 가 있더라구요. 지하철 공사랑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감' 만으로 알 수 있나요.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양해를 얻고 살펴보니 한두집이 아닌 거예요."

'문 고치기' 정도로 쉽사리 풀릴 줄 알았던 문제는 커져만 갔다. 소송까지 시작했다. 같은 동의 주민들이 20만~30만원씩 돈을 내서 변호사를 선임했다. 약 3년간 이어진 소송의 끝은 '승소'였고 배상을 받아냈다.

고덕2단지의 재건축 조합이 결성되기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에게 고덕 주공 2단지는 그에게 가족과의 추억과 기억이 함께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사시사철 계절이 변할 때마다 꽃내음과 풀내음이 달랐다. 1990년초부터 고덕동에 거주하다보니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컸다. 조경 전문가다보니 새로 짓는 아파트에도 참여하고 싶었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을 때에는 정말 '금새 새로운 내집이 생기겠구나'하는 희망이 있었죠.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정밀하고 오랫동안 추진해야하는 일이더군요. 정권이 바뀌고 그 때마가 부동산 정책이 달라지면서 그동안 추진했던 일들이 수포로 돌아갈 때의 절망은 말도 못했습니다."
변우택 고덕 그라시움 조합장(사진 김하나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변우택 고덕 그라시움 조합장(사진 김하나 기자)


그는 지난 시간을 회상하면서 목소리를 다소 높이기도 했다. "분통이 터져서 삭발도 하고 여기저기 국회의원 쫓아다니고 …. 계류되다가 그친 법안에, 얘기가 될 듯 싶으면 해당 국회의원이 낙마하기도 했죠. 그 얘기들을 다 하면 아마 책 몇 권으로도 모자를 겁니다."

변 조합장은 사업 추진의 과정을 별도의 자료로 만들었다. 그리고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시를 쓰고 독도로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실제 그는 3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서울강동문인협회와 한국문인협회, 백두산문인협회 회원이다. 최근 출간한 시집 <살면서 느끼면서>에는 그의 인생이 녹아있다.

20~30대에는 풍경이나 사람을 그리는 감성적인 시구절들이 주를 차지했다. 하지만 불혹을 넘기고 재건축 조합장을 맡으면서는 시에 비장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재판을 마치고> <단식농성><침묵의 빛깔> 등이 당시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정직하면 될 줄 알고 멋모르고 덤볐다가 오동나무에 걸린 연이 되었다'라는 구절을 많은 사건이 있었음을 짐작케한다.

"지나간 시간들을 생각하면 괴롭긴 하지만 이제는 앞으로 남은 분양만 생각하려 합니다. 시공사들이 제시하는 대로 따라가는 매뉴얼이 아닌, 우리 아파트 고유의 환경과 감성을 담은 단지로 조성할 겁니다."

고덕 그라시움은 강동구에서 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에 부여하는 ‘이로움’ 인증 마크를 획득했다. ‘이로움’은 단지 외부환경 조성기술, 저에너지 건물기술, 고효율설비기술 등 분야에서 ‘저에너지 친환경공동주택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단지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고덕 그라시움에 설치될 프랑스식 정원.기사 이미지 보기

고덕 그라시움에 설치될 프랑스식 정원.


단지에는 12지신을 본딴 조형물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의 조경 콘셉트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식 정원을 비롯해 프랑스, 일본, 이탈리식이 단지 곳곳에 배치된다. 한국정원은 단지 중앙에 소나무 군락과 잔디광장, 자연형 계류가 조성된다. 일본정원 자연을 축소해놓은 고산수식 정원과 연못, 조형 소나무, 석교 등으로 꾸민다. 산책하며 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임천회유식이라는 설명이다.

프랑스정원 베르사유 궁전을 연상케하는 화려한 자수화단과 높게 솟아오른 에메랄드그린이 식재된다. 조형분수와 미러폰드가 도입된 이탈리정원도 독특하다. 잔디광장 안에 팽나무를 식재했고, 노단식 정원양식으로 꾸민다는 설명이다.

커뮤니티 시설에는 뭐하나 빠진 것이 없다. 기본적인 시설에 실내수영장을 비롯해 실내체육관, 게스트하우스까지 조성된다. 학생들을 위한 독서실과 어린이집, 북카페 등도 설치된다. 실외에는 테니스코트도 마련된다.

"제 이름의 '우'자가 한자로 집우(宇)입니다. 어쩌면 집을 지을 운명과도 같았다고나 할까요? 아파트는 단순한 상품이 아닙니다. 일반 분양 받으시는 분들도 '고덕 그라시움'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기억과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잘 꾸미겠습니다. "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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