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진 변호사의 실전! 경매

(25) 하자 있는 물건 덜컥 낙찰…보증금 절대 미리 포기하지 마라

입력 2016-08-17 16:27:34 | 수정 2016-08-17 16:27:34 | 지면정보 2016-08-18 B5면
예상치 못한 법적 문제 드러나
잔금 못치르는 사례 급증
권리 관계 끝까지 따져보면
보증금 되찾을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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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학원의 난립과 경매컨설팅업체 활성화로 요즘 경매지식이 많이 보편화된 느낌이다. 일반인의 입찰 참가가 많아지고 있고 낙찰가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와 비례해 낙찰을 받고도 잔금을 미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 금쪽같은 소중한 보증금을 망연히 떼이고 마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말이다.

경매투자의 세계에서는 ‘아예 모르는 것보다 어중간한 지식으로 응찰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여러 칼럼에서 필자는 누누이 강조했다. 아예 모르면 두려워 응찰을 삼가고 제대로 알면 경매의 매력을 만끽하며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어중간한 지식으로 응찰하는 것은 경매 사고의 가능성을 높일 뿐이기 때문이다.

경매에서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 그 위험요소를 말끔히 근절한 상태에서 낙찰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위험한지조차 모르는 일반인에게는 경매 사고, 즉 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이 경매시장인 까닭에 이런 위험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사례를 들어 함께 알아보자.

약 3년 전 경기 용인시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가 경매에 나왔다. 향이나 층, 입지 등이 나무랄 데 없고 선호도 또한 높은 평형대의 아파트였다. 무슨 사정인지 감정가 2억7000만원인 아파트가 다섯 번의 유찰을 거쳐 감정가의 30%대인 8000만원대까지 떨어져 있었다.

유심히 보니 전입신고가 최선순위 저당권 설정일자보다 빨라 대항력은 있지만 배당요구를 배당종기 이후에 하여 당해 절차에서 보증금을 한 푼도 배당받지 못하는 임차인이 존재했다. 결국 낙찰자가 보증금 전액을 인수해야 하는데 그 액수가 상당했다. 거듭되는 수차례 유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 물건은 이미 한 차례 낙찰된 전력이 있었는데, 낙찰자가 잔금을 미납해 적지 않은 보증금이 몰수된 상태였다.

이 물건을 필자의 제자 K씨가 낙찰받고 필자를 찾아왔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K씨의 낙담한 표정에 경매 사고를 직감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위장임차인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여러 군데 엿보여 명도소송을 거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 하에 낙찰을 받았는데, 낙찰을 받고 소유자를 찾아가 만난 자리에서 놀라운 말을 들었다고 한다. 현재 경매신청채권자의 근저당권이 서류를 위조해 허위로 설정된 무효의 근저당권이고 이에 대해 소유자가 근저당권자를 상대로 근저당권 말소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얘기였다.

경매신청 권원이 되는 근저당권이 추후 말소소송을 통해 무효가 되면 비록 낙찰자가 잔금을 내도 경매절차는 무효가 되고 결국 낙찰자는 소유권을 잃게 되는 것이 법리다. 이런 물건의 경우 예고등기라는 형태로 현재 이해관계인 간에 소송이 계류 중이니 조심하라는 경고를 해주는 것이 통상인데, 이 사건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예고등기가 있다는 사실이 공지돼 있지 않았다. 앞서 낙찰받은 사람도 이 예고등기 때문에 잔금을 미납한 것으로 추정됐다. 위장임차인에 대한 조사는 꼼꼼히 했지만, 예고등기에 대해서는 전혀 짐작도 못했던 K씨는 매각 불허가를 받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앞선 낙찰자도 불허가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던 터라 쉽지 않은 사안이었다.

위 사례에서 그나마 매각불허가 사유로 주장해 볼 수 있는 것은 예고등기의 존재와 그러한 사실에 대한 매각물건명세서상의 미기재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예고등기는 권리관계를 공시하는 것이 아니므로 비록 매각물건명세서에 예고등기의 존재가 기재돼 있지 않아도 불허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어 불허가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전무했다.

고심 끝에 필자는 다른 방향으로 논지를 구성했다. 예고등기가 물건명세서에 기재되지 않아 위법하다는 취지가 아니라, 이 사건 저당권 자체에 대해 무효를 이유로 한 말소소송이 계류 중인데 소송절차의 진행내역을 살펴보면 위 저당권은 무효의 가능성이 높고 무효는 소송에서 확정되기 전에도 무효일 뿐이므로 결국 이 사건은 권원 없이 진행된 경매절차로서 무효임을 면치 못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저당권 말소소송이 계류 중이니 매각불허가 돼야 한다는 주장과 실제 그 내용은 같으나 주장의 초점만을 달리 잡은 것이다. 매각불허가신청서 접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은 매각불허가로 정리됐고 제자 K씨는 금쪽같은 입찰 보증금을 되찾을 수 있었다.

똑같은 사안이라도 누구는 입찰보증금을 떼이고 누구는 당당히 보증금을 되찾게 된 이 사례를 보면서 무엇보다 여러분이 명심해야 할 것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법적인 문제가 드러나 눈물을 머금고 보증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더라도 절대 미리 포기하지 말고 일단은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보라는 것이다.

경매절차를 주관하는 사법보좌관을 찾아가 눈물 어린 하소연을 해볼 수도 있고, 경매전문 변호사를 찾아가 다양한 관점에서 불허가 사유를 모색해 볼 수도 있으며, 확신만 있다면 사법보좌관의 처분에 대한 이의, 매각허가취소신청, 즉시항고, 재항고 등 다양한 구제수단을 강구해 볼 수 있다. 현실에서는 너무도 쉽게 거액의 입찰보증금을 포기하고 만다.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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