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력벽 철거 못한다니"…수도권 1만여가구 리모델링 '날벼락'

입력 2016-08-09 17:47:54 | 수정 2016-08-10 19:26:19 | 지면정보 2016-08-10 A25면
국토부, 내력벽 철거 금지

"2019년까지 정밀검증 후 허용여부 다시 결정하겠다"
"과도한 규제" vs "신중해야"…전문가들도 의견 팽팽
"안전한 리모델링 사례 있는데 정부가 미적거리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답답
국토교통부가 가구 간 내력벽 철거 방식의 리모델링을 2년 반 이상 유예함에 따라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해 온 수도권 1기 신도시와 서울 강남권 아파트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성남·안양시 등의 공동주택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 효율적인 평면 구성을 위해선 기존 가구를 좌우로 넓혀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가구 간 내력벽 철거는 필수”라며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국토부는 “가구 내 내력벽 철거가 가능한 상태에서 가구 간 내력벽까지 철거를 가능케 하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며 시간을 더 갖고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14층 이하 건물은 2개 층, 15층 이상 건물은 3개 층까지만 가구 간 내력벽을 철거하지 않는 선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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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사업 지연 불가피

성남시 분당 정자동 한솔5단지(1156가구)는 지난해 6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위한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안전진단 등급(A~E) 가운데 B 이상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고 C는 수평증축 리모델링만 할 수 있다. D·E는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말 분당 야탑동 매화 1단지,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도 이런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했다. 1800여가구 대단지인 안양시 평촌 목련 2·3단지도 지난해 안전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건축심의 신청 단계에서 모두 제동이 걸렸다. 내력벽 철거 기준이 없어 심의 자체를 추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치자 국토부는 올해 초 “수직증축 가능 안전진단 평가등급(B 이상)을 유지하는 조건 하에서 가구 간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겠다”며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예고했다. 이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전문가 용역을 통해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을 내놨다. 기존에 벽체, 슬래브 등을 구분하지 않고 평균적으로 평가하던 건물 상부 내력비(하중 분담비)를 벽체·슬래브·보 등으로 나눠 개별 평가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건물 하부(기초) 내력비도 직접기초, 말뚝기초 등으로 나눠 평가하도록 했다.

이 기준은 분당 매화마을 1단지, 느티마을 4단지, 서울 개포 대청아파트를 상대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도출했다. 국토부는 이 기준을 실제 건축물에 적용해 리모델링을 직접 해 보는 등 추가적 연구를 2019년 3월까지 할 예정이다. 그 이전에는 가구 간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국토부는 그러나 리모델링 동의 요건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동별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도록 한 것을 2분의 1 이상으로 바꿨다. 기존에 1~2개 동이 동의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감안한 것이다. 단 전체 구분소유자 80% 이상 동의조건은 유지했다.

◆사업 추진 단지들 강력 반발

가구 간 내력벽 철거를 강하게 주장해 온 분당 등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반발하고 있다. 김명수 분당 느티마을3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미 여섯 차례에 걸쳐 안전성 검토를 하게 돼 있다”며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유영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도시연구소장은 “수직증축 시 (대지 아래) 촘촘한 파일 사이에 추가적인 파일을 넣어야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구조상 쉽지 않다”며 “리모델링은 인체에 비유하면 대수술이 될 수도 있으며 건물 상태에 따라 영향이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조성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등도 “가구 간 내력벽을 허무는 것은 거듭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하중은 기존 일부 벽체를 철거해도 충분히 보강할 수 있다”며 “건축구조기술사 등 전문가들의 교차 검증을 거쳐 리모델링 사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 관련 제도가 미비해 안 그래도 사업이 2~3년 지연돼 왔는데 또다시 기약이 없어졌다”며 “가구 간 내력벽 철거를 통해 안전하게 리모델링한 사례들이 있는데도 정부가 미적거리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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