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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감면 정책으로 시장이 살아날까?

2013-04-10 | 작성자 장인석 | 조회수 8,796 | 추천수 225

지금까지 역대 정권에서 한 번도 써먹어 본 적이 없었던 기존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카드까지 꺼낸 것을 보면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대한 이번 정권의 단호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양도세 감면 혜택은 대출 규제 완화와 함께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강력한 촉진제로 평가받고 있는 무기다. 구입 후 5년 간 양도차익이 있어도 양도세를 면제해주는 것은 물론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세 감면 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시켜준다. 한 마디로 말해 집을 더 많이 사라는 정책이다. 

정부는 2013년 4월 1일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면서 2013년 연말까지 구입하는 9억 원 이하 신축과 미분양 주택에 대해 5년 간 양도세를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1주택자(일시적 2주택자 포함)가 보유한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구입한 경우에도 5년 간 양도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또한 공공분양 주택 축소 및 공공임대 주택 확장,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시 취득세 면제 및 대출 금리 인하와 하우스 푸어를 위해 DTI(총부채상환비율) 및 LTV(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잠재수요를 유효수요로 전환하고 공급을 줄여 주택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으로 ‘시장 정상화를 위해 충분한 정책을 내놓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정부가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를 구제하고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마련한 점은 서민주거 안정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정상화를 위해 양도세 감면 정책까지 꺼내든 것이 올바른 정책이고 효과가 있는지는 냉정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양도세 감면 정책은 실수요자든 투자 수요자든 구입 후 5년 동안의 양도차익을 면제받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유인책이다. IMF 시절 김대중 정부가 최초로 시도해서 그 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여 양도세 감면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이 큰 이익을 봤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에 발표한 미분양 양도세 감면 정책은 효과도 보지 못했지만, 이 정책에 의해 주택을 구입했던 사람들은 큰 손해를 봤다. 당시 5년 간 100% 양도세 감면 지역이었던 용인의 미분양 아파트들은 그 후 계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양도세 감면 정책은 부동산 경기가 좋아져야 효과가 발휘되는 대책이다.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야 양도차익도 생기고 그 차익에 의한 세금을 면제받으니 일석이조의 즐거움이 따른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지 않으면 위험한 정책이다. 양도차익이 생기기는커녕 기회비용까지 상실해 큰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가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집을 추가로 산 사람들은 향후 팔리지도 않게 되니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다. 게다가 필요가 없어 분양이 되지 않은 매물을 정부가 사라고 종용하는 꼴이니 건설사들의 모럴 해저드를 부추기는 악순환이 되기도 한다. 

과연 정부는 무슨 까닭으로 향후의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고 가격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번의 양도세 감면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다고 믿는 것일까? 이 양도세 감면 정책은 9개월만 존속할 뿐이다. 아니면 2%대의 저성장과 고령화사회로 인한 소득 저하, 1∼2인 가구의 증가, 취업률 하락과 조기 정년,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인한 매물 증가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뀌면 그냥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거라고 믿고 싶은 것일까?

부동산 전문가로서 현장과 소비자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듣고 보는 필자로서는 이해하기가 심히 곤란하다. 집을 사야 하는 계층인 30∼40대가 지금까지 주택 구입을 망설이거나 포기한 이유 중에는 향후 집값이 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점도 있긴 있다. 보금자리 주택 같은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 기나긴 세월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집을 사려고 해도 돈이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작고 허름한 2.5억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해도 월급쟁이가 매월 100만 원씩을 20년 모아야 한다. 돈 많은 정부 관계자들은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월급쟁이가 한 달에 100만 원씩을 모으려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

그런 그들에게 양도세를 감면해주고 대출 금리를 3.5%로 낮춰줄 테니 빚내서 또 집을 사라고 하는 것은 제2, 제3의 하우스 푸어를 양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하우스 푸어들은 전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의해 빚을 내서 집을 샀다가 인생이 망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하우스 푸어들의 집을 팔아주기 위해 또 하우스 푸어를 만들자는 것인지..

며칠 전 필자가 만난 40대 초반의 부부는 연봉도 많은 편이고(9,000만 원), 절약해서 사는 편인데도 사는 게 힘들고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이들 부부는 2006년 수색의 아파트를 3.4억 원에 사면서 2.75억 원을 대출받았다. 7년 간 알뜰히 모은 1.9억 원으로 대출을 갚았어도 아직 빚은 8,500만 원이 남았고, 집값은 한때 4.5억 원까지 갔지만 지금은 2.8억 원에 불과하니 어쩌면 좋으냐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7년 간 1.9억 원을 모았다면 1년에 2,700만 원을 아낀 것이니 두 자녀를 키우고 부모님 생활비도 대줘야 하는 이들 부부가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았는지 알 수가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아직도 빚쟁이고 커가는 애들을 위해 여유자금을 비축할 여력이 없어서 노후 준비는 남의 나라 얘기로 여기고 있다. 이들 부부의 비극은 대출을 너무 많이 받아서 주택을 구입한 데서 비롯됐다. 버는 수입에 비해 거주비용을 많이 지불하니 생활이 나아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부부의 한 달 거주비용은 3.4억×6%(기회비용)+2.75억×5%(대출 이자)=3,415만 원/12=284만 원이나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삶을 위해 돈을 아끼고 모으지만 별 효과가 없다. 그보다는 거주비용을 줄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켜 집값이 오르게 하기에는 부족하기 짝이 없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려면 투자자들이 솔깃한 당근을 주어야지 서민들의 푼돈을 자극해서는 약발이 서지 않는다.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허용, 재개발과 재건축의 용적률 상향 조정, 용산 개발 정상화, 역세권 개발 등 개발을 촉진시키면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시장은 살아날 수 있다. 정부는 그 개발 이익을 일부 환수해서 임대아파트를 지어 서민주거를 안정시키고 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양도세 감면 정책 따위로는 얼어붙은 투자자들의 투자 의욕을 되살릴 수는 없다. 공연히 내 집 마련하겠다는 서민들을 또다시 빚쟁이로 만들 뿐이다.

장인석-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http://cafe.naver.com/goodrich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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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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