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피스텔의 바다, 강북 대표 신도시 일산

2007-05-30 | 작성자 봉준호 | 조회수 17,788 | 추천수 416
뒤적뒤적, 부스럭 부스럭…….
한 장, 두 장 휘발유 값 영수증을 정리하던 W테크 J이사는 얼굴이 빨개졌다.

“어, 이거 난감한걸……. 이번 달도 150만원이 넘었네.”

일산에서 삼성역까지 매일 출퇴근을 하는 J이사는 매월 말 유류비 영수증을 경리 팀에 제출할 때 마다 눈치가 보인다. 강선마을 W아파트에서 삼성역 H빌딩까지 딱 40km 거리기 때문이다. 출퇴근에만 왕복 80km, 낮에 이곳저곳 일보러 다니다 보면 한 달 유류비는 어김없이 150만원이 넘는다.

“아무래도 분당으로 이사를 해야겠다.”

몇 번 다짐을 했지만 아직 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마포까지 15km, 용산까지 20km, 광화문까지 25km, 강남까지 40km.
출퇴근시간에 자유로는 엄청 막히고 시속 20km정도의 더딘 진행을 각오해야 한다. 아파트 가격에서 일산이 분당에 밀리는 이유는 심각한 교통체증과 잘나가는 지역 강남과의 동떨어진 이격거리에 있음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겨우 다닐 수는 있어도 강남과는 인접할 수 없는, 따라서 패션과 문화에서 시간차이를 보이는 일산은 강북의 고독한 신도시다.

그런 일산이 움직이고 있다.
교하택지지구 62만평에 운정택지 1, 2지구 285만평에 추가지정 212만평으로 총 558만평의 파주 신도시가 인근에 들어오고 일산 2지구, 풍동지구, 식사지구 등 110만평이 새로 들어서는 등 주변의 널따란 농지들이 속속들이 택지지구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군데군데 일산을 감싼 완충지역들이 전부 신도시로 이어지면 일산은 일산신도시와 파주신도시를 중심으로 화정, 행신, 덕이, 가좌대화지구 등을 어우르며 최대 1,500만평의 자족 신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일산은 476만평으로 분당 594만평에 이어 2번째로 큰 신도시다.
1기 신도시로 같이 나온 평촌은 154만평, 산본이 127만평, 중동이 165만평에 불과한 것을 보면 일산은 바야흐로 면적으로 승부하는 신도시가 될 것 같다. 또한 2009년을 목표로 제2자유로와 경의선 복선화 작업 등 교통망 확충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일산 호수공원 옆에는 킨텍스 전시장이 확장일로에 있고 미국의 헐리우드를 본뜬 한국판 테마파크인 한류우드 단지가 2005년 12월 착공되어 2010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한류우드 30만평에는 놀이공원과 영화기획제작단지, 복합 쇼핑몰, 주상복합 등이 계획되어 있다. 한류우드가 완성되는 시점에 지하철 3호선 백마역과 마두역, 한류우드를 연결하는 경전철의 설치도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 정발산 단독주택단지

7년 전, H씨는 아버지와 실랑이 중이다. 칠순을 넘긴 아버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나는 아파트 안 간다. 난 그런 곳에서는 답답해서 못산다. 살아본 적도 없고……. 너나 잘 살아라.”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을 앞둔 낡고 낡은 집에서 수십 년을 살아오신 아버지. 근엄하고 무섭던 아버지는 이제 병원을 들락거리는 노인이 됐다.

“아파트 가셔서 편히 사시라니까요. 아파트가 따뜻하고 편하지 않겠어요?”

H씨가 아버지를 이해하는 데는 수년이 걸렸다. 그리고 얼마 전 일산의 정발산 단독주택단지에 집을 2채 사서 이사 왔다.

“너무 좋지요. 일단 쾌적하고 한가롭고 사람 사는 것 같잖아요. 단독주택 안 오른다 하는데 이곳은 오르는 지역 이예요. 부모님 한 채, 저희 가족 한 채, 두 채 사서 가까이 살고 있는데 아버님 생각이 옳았다고 봐요.”

빨간 벽돌에 담쟁이 넝쿨이 싱싱하게 매달려 있고 녹색 잔디 깔린 정원에 자전거 2대와 나팔꽃밭, 뛰노는 애완견이 보인다.
예쁜 집, 주택전시장, 인기 드라마 촬영장소, 유럽풍 마을 등으로 유명한 일산의 ‘베버리힐스’다. 연예인들이 많이 살고 유명 건축가가 공들여 설계한 ‘작품주택’도 많다.

92년 신도시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마두동, 장항2동, 정발산동 일대의 단독주택지는 70~100평씩 총 935필지로 92년 7월부터 분양됐다.
초기분양은 저조했다. 토지공사는 단독 주택지를 전부 파는데 2년 이상이 걸렸다.
초기 분양가는 평당 140만원에서 150만원, 70평짜리 1필지에 1억 원 안팎 했던 단독주택지는 15년 만에 10배가 올라 10억이 됐다.
건폐율 50%에 용적률 100%, 총 공사비 5억 원을 들여 멋진 주택을 지어 놓으면 총 15억 원이 든다.

이곳에 집을 지으려면 몇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경사지붕은 필수권장사항이다.
둘째, 담 높이는 1.2m를 초과할 수 없다.
셋째, 담장과 대문은 투시형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하고 옆집과의 담장도 생울타리를 치거나 70cm를 넘을 수 없다.
넷째, 최고 층수는 2층이다. 3층짜리 집은 지을 수 없다. 겉에서 3층이 넘어 보이는 집도 들어가 보면 2층이다.

대부분 이곳에 집을 짓는 사람들은 벽돌과 목재와 스틸을 쓴다. 가끔씩 한옥집도 드물게 보인다. 대개 실내에는 벽난로를 놓고 마당이 내다보이는 곳으로 창문을 만든다.
1층에는 천정 높은 오픈형 거실과 방 1개, 식당을 배치하고 2층에는 테라스와 3개의 방을 둔다. 2층 천정에는 다락방을 만들고 뻐꾸기 창이라 불리는 지붕위에 돌출 지붕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잘 지은 집은 자재의 질과 공간배치 등 입지와 디자인, 조경 작품성에 따라 가격을 2배도 넘어갈 수 있는 특별한 요소와 기미가 곳곳에서 보인다.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은 무엇이 좋은가?
첫째는 넉넉함과 편안함이다.
건축물외에 마당이 있어 아파트와 달리 주 공간 외에 여유 공간이 있다고 느끼는 행복이다.

둘째는 내가 만들고 소유하는 내 집이라는 것이다.
아파트는 공동주택이지만 단독주택은 말 그대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내 마당도 있고 내 감각과 생각도 건축물에 반영할 수 있다. 애완동물을 키울 수도 있고 심고 싶은 꽃과 나무를 원하는 곳에 심을 수 있다.

셋째, 층수가 높지 않아서 좋다.
그러고 보면 높은 아파트가 최고 가격을 갱신하는 시간은 아주 짧았다. 사람들은 다시 땅을 그리워한다.
그 사이에 땅집은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높은 곳에 살아보니 역시 사람은 땅위에 살아야 하는 것 같더라가 대다수의 생각이다.

넷째, 그에 따른 희귀성이다.
이제 서울에는 한마디로 고급 단독주택지가 없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눈만 뜨면 들어서는 아파트와 쏟아지는 공해와 복잡한 생활환경이 조용하고 살만한 전용주거지역을 잠식해가고 있는 탓이다.

단독주택의 단점은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고 끊임없이 변화를 줄 자신감과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워 놓으면 죽고 마는 생물과 같은 것이 단독주택이다. 부대시설, 편의시설, 보안성도 주상복합이나 새 고층아파트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진다.

일산 단독주거단지는 신도시 중에서도 유일하게 성공한 곳이다.
실제로 ‘베버리힐스’와 비슷한 스타일로 발전해가고 있으며 주택가격도 꾸준히 오름세를 탄다. 86m 나지막한 산인 정발산 공원을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 두 개의 단지로 나뉘어져 있는 단독주택지는 나름대로 지역별 특색 또한 가지고 있다.

정발산 서쪽 마두동 일대의 단독주택마을은 5채당 1개의 넓은 주차공간을 가지고 있어서 좋다. 한가구당 3대씩 파킹할 수 있도록 마련된 주차공간은 이면도로에 차를 세울 필요가 없어 단지 내 통행을 수월하게 한다.
이곳은 일산 명문 정발중학교를 단지 내에 두고 있고 청구빌라, 건영빌라 등 고급빌라들이 완충지역에 놓여져 단독주택단지를 감싸고 있다.

정발산 동쪽 단독주택단지는 장항동과 정발산동으로 나뉜다.
정발산동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될 당시의 집이 있는 곳이다. 70평짜리 2필지를 묶어 140평 대지위에 들어선 한옥스타일의 이집은 벽돌을 성처럼 쌓아 웅장하고 특색 있게 지은 집이다.
 
이곳 단독주택단지에는 20세대 안팎의 140평 2필지의 대지를 가진 집이 있는데 그 집들은 70평짜리 집이 못 가진 넓은 마당과 조경공간을 가지고 있어 이른바 단독주택의 제 모습을 나타낸다.
 
이런 집들은 대체로 30억 원 선으로, 소유주들은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정발산동에는 저동고등학교가 있고 인접한 장항동에는 저동초등학교가 있다. 정발산동과 장항동 단독주택지에는 넓은 주차공간을 배치해 놓지 않아 가구당 주차장을 만들어 놓아야 하거나 이면도로 주차가 불가피한 것이 약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파트는 흔한 집이 되고 단독주택은 귀한 집이 된다.
이처럼 공인된 단독주택지가 생겨나고 있는 곳은 판교, 풍동, 동탄, 동백, 흥덕 등 요즈음 분양하거나 입주하는 신도시다. 북촌한옥지역과 성북동, 평창동, 한남동, 논현동, 삼성동 일대의 몇몇 기존 단독주택들도 점차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 정발산 공원과 호수공원, 건영빌라

일산에는 대형공원 2개가 있다. 이른바 호수공원과 정발산 공원이다.
호수공원은 전체면적 313,000평, 호수면적만 91,000평이다. 평일에는 7,000명이 이용하고 주말에는 30,000명이 이용하는 일산의 행복공원이다. 4.7km의 자전거 도로와 7.5km의 호수를 둘러싼 긴 산책로가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가족사랑 자전거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만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노래하는 분수대에서 음악을 듣는다. 꽃 전시장에는 때마다 꽃 박람회가 열리고 화훼판매장에서는 예쁜 꽃도 판다.

정발산 공원은 일산 신도시의 중심에 있는 나지막한 야산공원이다.
정발산을 둘러싸고 조성된 19만 5,000평의 녹지공간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일산 주택가들이 가지런하게 내려다보이고 한편에서는 생태연못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다.

일산 사람들은 정발산 공원과 호수공원을 번갈아 다니며 자연과 접하고 산책을 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정발산 공원을 가운데 두고 주엽동과 마두동은 큰 아파트단지를 형성한다. 주엽동에는 강선마을과 문촌마을이, 마두동에는 강촌마을이 대표 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일산 신도시는 정발산을 중심으로 신도시 끝으로 넓게 퍼져 나간다. 신도시 끝에는 쌀을 만들어 내는 절대농지가 둘러싸고 있고 도시의 경계에는 보초병처럼 건영빌라가 있다.
건영은 우성, 우방, 청구와 더불어 한 세대를 풍미하던 주택건설회사다.

건영은 1990년 일산신도시 택지를 분양하면서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일산 신도시 경계선의 빌라 부지를 싹쓸이 했다. 예상은 적중해서 일산 건영빌라는 100% 분양성공으로 건설회사 건영을 일단 돈방석에 올려놨지만, 결국 그것이 건영을 부도에 이르게 하는 화근으로 작용했다.
 
건영은 시장이 좋을 때 현금을 챙기기 위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욕심을 낸 것이다. 사들인 땅에 허가가 나오는 데로 빌라 분양을 해놨지만 약속한 공사기간을 맞추지 못했다. 건설회사의 자재, 인력, 시황을 모른 채 강행된 무리한 분양은 엄청난 지체보상금과 하자보수금액으로 구멍이 났다.
건영은 방만한 자금관리, 시화지역에 대규모 미분양과 맞물려 결국 1996년 부도를 냈다.

건영빌라. 일산빌라의 대명사다.
일산 신도시 건영빌라는 아파트와 똑같이 지역난방방식을 채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관리비도 저렴하다. 신도시 요지에 지어진 자연친화적 단지이고, 전체물량이 꽤 되는 대표 빌라단지로 아파트가격이 오르면 따라 오른다. 어쩌면 4층짜리 저층아파트와 같다.
주차장은 대부분 지하로 들어가 있고 공간이 넉넉하다. 당연히 세대별 대지지분이 높은데다가 동일한 아파트가격으로 10평쯤 넓은 평수를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형의 종류는 대개 22평, 31평이 많고 31평은 방 3개, 화장실 2개를 가지고 있으며 계단식이다. 다만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4층은 불편할 수도 있다.
그중 전철역 정발산역이 가깝고 정발산 공원, 단독주택지역에 인접한 곳이 인기가 높다. 그곳이 정발5,6,7 단지다. 정발5단지와 6단지는 46, 47, 57평형 등 대형단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발7단지는 35평, 46평, 47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 위치가 좋거나 세대수가 제법 되는 양지건영빌라, 성저건영빌라, 흰돌건영빌라도 꾸준한 오름세를 타고 있는 일산의 대표 건영빌라이다.
 
 
오피스텔의 바다, 강북 대표 신도시 일산(2) 이어집니다 

봉준호 부동산 칼럼니스트
現) 결혼정보회사 DAKSCLUB 및 부동산아카데미 DAKSHR 대표이사
닥스클럽 홈페이지, MSN, 머니투데이, 조인스랜드, 네이버 등에 칼럼 연재
저서: 닥터봉의 부동산으로 돈 버는법 월세 단칸방에서 삼성동 아이파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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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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