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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받은 아파트 입주 못해 어떡하나

2010-04-15 | 작성자 윤정웅 | 조회수 18,734 | 추천수 627

-입주민과 건설사 상생(相生)의 길 찾아야-


중소형 주택에 대한 매수세력 까지 보금자리로 고개를 돌리고 보니 요즘 주택시장은 개점휴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군요. 침체된 주택시장의 파급효과가 워낙 커서 토지시장이나 경매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만,


그러나 내려가는 길이 있으면 올라가는 길도 있는 게 세상사 이치 아니던가요. 조급하게 생각하면 일만 더 꼬이더이다. 느긋하게 생각하시고 세월에 맡겨 보심이 어떨는지요. 지금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세월에 묻어 또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서울 일부지역과 인천 일부지역을 비롯해서 고양, 용인, 수원, 파주, 오산, 평택 등 여러 곳에서는 오는 5월부터 신규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더군요. 수 만 가구 집들이가 시작된다지만 건설사나 입주예정자들은 기쁨은커녕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니 이거 큰일입니다.


살던 집이 팔려야 새 집으로 이사를 할 텐데 구경하러 오는 사람도 없다는 뜻입니다. 다소 싸게라도 팔고 싶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해야 할까요. 돈만 있다면 두 채 다 가지고 가겠지만 그럴 형편도 되지 않으니 부동산시장을 믿었던 자신만을 원망할 수밖에요.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손해를 물어주고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끝까지 버티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느 쪽이나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건설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입주비율을 높일까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역시 뾰쪽한 수는 없다고 합니다.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분들은 누구일까요? 입주 때 분양권으로 팔기 위해 분양받았던 분들일 겁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분양권 매도는 거의 불가능하거나 돈을 더 얹어 줘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분양받은 집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손해를 봐야 되겠지요. 수천 만 원씩이나 되는 돈을 말입니다.


-계약 함부로 포기할 수 없어-


근대법은 계약자유의 원칙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계약은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재화의 분배에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지요. 따라서 우리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서로 계약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아파트 분양계약과 같은 사법상의 계약도 계약이 일정한 효력을 발생하게 되면 일방적으로 해제를 할 수 없게 되고, 당사자들은 그 계약의 효력에 구속이 되는 것이므로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일방적인 해제는 어렵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계약서상 계약해제의 조항을 보면 “매매대금의 10%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지만, 계약해제는 상대방의 손해도 보전해 줘야 하는 것이므로 중도금에 대한 이자나 분양수수료까지도 고려를 해야 되지 않을는지요. 문제는 건설사에서 절대로 동의 할리 없다는 겁니다.


7억짜리 아파트 분양계약을 해제한다고 가정해 볼까요. 10%인 7천만 원외에 중도금 대출이자 2천만 원과 그 외 분양수수료를 계산한다면 1억 정도의 돈을 포기하거나 물어내야 되겠군요. 그렇게까지 물어주고 해약을 할 필요가 있을는지?


부동산이 불경기일 때는 가장 피해가 적은 방법을 선택해야 되는 것이므로 입주나 전세, 월세 등 여러 조건들을 비교해 본 후 결정하심이 옳다고 봅니다. 살던 집이 팔리지 않으면 전세를 놓고 새 아파트로 입주를 할 것인지, 월세를 놔 대출이자를 변제할 것인지를 말입니다.


새 아파트와 살던 아파트는 월세나 전세수요가 낮은 쪽에서 거주를 해야 하겠지요. 만일 대출을 양쪽 모두 안고 두 채를 다 가지고 가게 된다면 2년가량 이자부담도 각오해야 하겠고요. 나중에 주택시장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면 이럴 때 재테크도 하는 법이라 지금으로서는 어느 방법이 딱 좋다고 말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어려울 때 일수록 무리한 매도를 조심해야 하더이다. 팔고 나서 6개월도 지나지 아니하여 시세가 뜰 수도 있으니까요. 입주기간이 지나 건설사에서 연체이자를 거론하더라도 거기에 연연하지 마시고 버티는데 까지 버티면서 건설사의 혜택을 받으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입주기간 연기, 연체료 탕감, 잔금유예 등 파격적 혜택 있어야-


통상적으로 새 아파트 입주기간은 2개월 정도가 되지요. 그 기간이 끝나게 되면 중도금으로 대출받은 융자금에 대한 이자는 무이자였다 하더라도 입주예정자 부담으로 돌아갑니다. 입주를 하건 아니하건 중도금으로 대출받은 융자금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입주기간이 만료되면 건설사에서는 잔금에 대한 연체료를 거론하게 됩니다. 요즘 같은 시장 상황에서도 연체료를 거론하는 회사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체료를 면제해 줄 테니 제발 입주만 해 달라고 사정할 확률이 더 많습니다. 너무 마음 조리지 마시고 느긋하게 대처하셔야 할 겁니다.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는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들이 입주비율 20%를 넘기 어렵습니다. 입주가 되지 않고 시일을 끌게 되면 건설사로서는 부도를 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럴 때는 상생하는 길 외에 다른 도리가 없게 되겠지요. 입주기일을 연기해 주기도 하지만 연체료를 면제해 주는 게 보통이더군요.


“갑”은 2008.6. 입주가 만료되는 새 아파트에 입주를 하고자 했으나 살던 집이 팔리지 아니하였고, 양쪽 모두 전세금마저 저렴해서 잔금을 맞추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중도금으로 대출받은 은행이자만 내 가면서 1년을 끌다가 2009.7. 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잠시 상승곡선을 그리게 되자 새 아파트를 사겠다는 손님이 있어서 손해를 보지 않고 분양권으로 팔게 되었는데, 건설사에서는 연체이자 2천만 원을 탕감해 주면서 잔금 치러주어 고맙다고 하더랍니다. 끝까지 버티다가 승리한 사람이라고 봐야지요.


건설사로서는 최초분양자가 입주를 해 주는 길만이 살길이라는 뜻도 되겠습니다.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이 단체적으로 입주거부를 하거나 집단적으로 소송에 임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지요. 결국은 입주기간 연기도 해주고, 연체료를 탕감해 줄 것이며 입주민들을 위한 대책도 내놓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입주가 안 되는 분들도 많습디다. 위 사례와 같이 입주 1년이 지나도록 집이 팔리지 아니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게 되니까요. 그럴 때에는 잔금대출을 받고 나머지 30%잔금에 대해서는 1년이나 2년간 유예를 해 주는 일도 봤습니다.


잔금유예가 되면 은행이자 정도로 계산해서 잔금을 1-2년 후에 받기도 하고 무이자로 해 주기도 하더군요. 건설사의 사정에 따라 또는 현장에 따라 다르기도 하므로 이런 점도 세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이고, 설사 계약해제를 하더라도 건설사의 요구조건이 타당할 때 못 이긴 듯 피해가 적은 선에서 손해를 감수하셔야 할 것입니다.


보통 지금과 같은 부동산 불경기는 빠르면 6개월, 그렇지 않으면 1년이 지나 숨통이 트이게 되더군요. 부동산은 심리가 작용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햇볕이 들게 되면 어려움은 금방 해소되더라는 경험담입니다. 함부로 계약해제 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건설사와 끝까지 줄다리기를 하면서 피해가 가장 적고 부담이 작은 방법을 선택하셔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시세는 버블이 아닙니다. 심리위축과 경기둔화에 의한 조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이겨내는 자만이 웃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감당할 수 없다면 분양받은 아파트는 과감히 분양권으로 팔거나 건설사와 합의해제를 하는 게 지혜로운 일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감당할 수만 있다면 가지고 가시는 게 옳다고 봅니다. 이럴 때가 오히려 투자하는 적기가 아닐는지요. 출산 직전의 진통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법, 손에 잡은 고기 놓치고 나서 뒤돌아보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기회와 위기는 동시에 오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에,


윤정웅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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