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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바쁠 땐 신호등도 길다

2009-06-10 | 작성자 윤정웅 | 조회수 14,217 | 추천수 450

-경제위기를 이기는 길은 인내와 질서-


차가 밀려 도로상에서 몇 시간씩을 허비하는 일이 일과처럼 되고 보니 요즘은 자전거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정체가 되어 차가 꼼짝을 않게 되면 엉치등뼈가 아파오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어깻죽지까지 아파서 기진맥진을 하게 되더군요. 특히  귀성길에서는 그 정도가 도를 넘어 큰 고생을 하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무더운 여름 날 고속도로위에서 고물차 에어콘은 이미 고장이 나 버렸고, 휘발유까지 달랑거리는데 화장실에서는 왜 자꾸 불러대는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그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겠지요. 약속한 도착시간이 여러 시간 지나가게 되면 그저 자포자기하는 수 외에 달리 길이 없더이다.


시내에서 차가 밀려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식으로 운전을 하셨습니까? 본의 아니게 교통신호를 무시하거나 과속을 해본 적이 있다면 그냥 속으로 예, 라고 대답 하십시오. 오히려 아니라는 대답이 더 어색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갈 길이 바쁠 때 신호등은 고장 난 것처럼 길게만 느껴지는데 여러분들도 마찬가지가 아닐는지요. 그럴 때 끼어든 차량은 무지하게 얄밉더군요. 필자도 다급한 나머지 간혹 끼어든 일이 있었는데 미안하다는 표시로 깜빡이를 켜주기도 하고, 손을 들어 고마움의 예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어떤 때에는 시간이 충분해서 느긋하게 운전을 하노라면 뒤차와 옆 차가 빵빵거리며 비키라는 신호를 보낸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나는 바빠 죽겠는데 너는 왜 한가하게 서행을 하느냐”는 뜻이겠지요. 그럴 때에는 신호등도 길게 느껴지지 않았고 끼어 든 차량도 밉지를 않았으니 글쎄요, 이런 이유를 여유 즉 시간 탓으로 돌려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급한 사람에게 신호등이 길게 느껴지듯이 요즘은 경제위기를 만나 가난해진 사람들에게는 그 가난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길게 느껴지는 신호등과 같으리라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들도 그렇습니까? 곧 뚫릴 것 같으면서도 해소되지 않은 경제적 어려움- 이를 해쳐나가는 길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필자는 이를 인내와 질서라는 단어에 마음을 내보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양보하는 미덕>


인내와 질서가 자리를 잡으려면 우선 양보하는 미덕이 있어야 하겠지요. 10중 추돌사고가 나서 길이 막혔다면 경찰과 구급차가 빨리 현장에 도착하여 정리를 할 수 있도록 길을 비켜줘야 하는데 우리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비켜주기는커녕 나만 빨리 가겠다고 사고현장 사이를 끼어드는 차량이 있음을 늘 봐 왔으니까요.


지금의 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거리에서 일어난 추돌사고 때문에 전 세계의 경제가 정체되어 있고 엔진이 약한 차는 싣고 있던 짐을 내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걸 한국말로 구조조정이라 하는데 이게 있는 둥 마는 둥 하기도 하지만 도대체 그 끝은 어디가 될는지 감을 잡기도 어렵네요.


그냥 하기 쉬운 말로 구조조정이라 하지만 막상 기업체를 팔아 규모를 줄여야 할 분들이나 정든 직장에서 쫓겨난 분들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겠지요. 뻥 뚫린 신호등이 언제 나타나게 될는지 알 수 없는 일인지라 어제나 오늘이나 그저 좋아진다는 말에 위로를 삼을 뿐 달리 길이 없다고 합니다.


짧은 1년 동안 기업은 구조조정을 당해 손해를 봤고, 직장에서는 감원을 당해 실업자가 되었지요. 가지고 있던 부동산은 반값이 되어 여러모로 손해를 봤고 또 현재도 보고 있습니다. 언제 좋아지느냐? 는 질문에는 양보하면서 질서를 따라 인내하라는 대답 외에 명답을 내놓을 수 없음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한. 미. 일. 중. 영국 중에서 그래도 가장 위기를 빨리 모면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이라는 기사를 보셨을 겁니다. 다행히 우리 국민들에게는 위기를 극복하는 저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위기를 모면하려고 애를 쓰는 반면 정치권은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음이 눈에 들어오는데 여러분들의 생각도 그러신가요? 국회의사당 현관에 “양보”라는 글씨를 써서 붙여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은 나라의 돌아가는 상황이 소란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무슨 원칙도 없이 혼란과 혼동뿐이고 인심이 사나워서 아예 정겨움이라곤 찾아볼 수 없더군요. 그런 이유를 꼭 찾아내라고 한다면 정치가 바로 서있지도 않고 양보하는 미덕도 없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하고 싶습니다. 정치는 저울대와 같아야 하는데 어쩐지 아전인수 격으로 흘러가고 있음에 그저 입맛이 씁쓸합니다. 다음 선거 때 또 무슨 변명들을 하실는지?


<야구방망이를 탓하지 말라>


아웃된 야구선수가 방망이를 원망하는 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지요. 방망이가 나빠서 공을 맞추지 못했다고 누가 위로해 줄 사람도 없을 테니까요. 지금 우리 사회는 마치 아웃된 야구 선수가 방망이를 원망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신의 이익만 채우거나 먼저 가려고 사고현장에서 새치기를 하거나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것처럼 집단행동을 하신 일이 있으신가요? 지금의 우리 사회는 사랑이 없어진지 이미 오래 돼 버렸습니다. 어느 곳에 발을 붙일 곳이 없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음지와 양지는 하루 한 번씩 바뀌는 것이 세상사 이치 아닌가요. 이제부터라도 서로가 그런 이치 속에서 밝고 맑게 웃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들은 나라를 사랑하고 정치인을 존경하는 사회가 되는 일이 중요 하다고 봅니다. 국민들의 마음가짐이 그렇게 될 때 양보하는 미덕이 있게 되고 질서와 인내가 있게 될 것입니다.


부동산 칼럼니스트가 정치. 사회칼럼을 쓰고 있으니 이거 큰일 났군요. 부동산시장도 질서가 없고 양보하는 미덕이 없게 되면 매도자와 매수자들은 줏대가 없이 흔들리게 됩니다. 믿음이 없고 보니 여기나 저기나 거짓말 천지가 되어 기댈 곳 없는 사회로 변질 돼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인천의 청라와 송도, 수원의 광교, 서울의 뉴타운 몇 곳을 제외한곤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숨쉬기를 하고 있을지는 알 수 없네요. 신도시 신규분양시장은 봄이 온 것도 같지만 기존주택시장은 얼었다, 녹았다 하는 모습이 마치 입춘(立春)을 앞 둔 매서운 늦추위 같기도 하니까요.


토지시장은 아직도 개구리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를 아니 했는지 땅속에서 튀어 나올 생각을 않고 있다는 표현이 옳겠지요. 빌라, 오피스텔, 상가 등의 거래도 값이 싼 것만 골라 팔려나가는 재래시장의 생선 꼴이 돼 간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값은 내렸지만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무거운 짐이 되어 사느냐, 마느냐를 두고 청라로 갈까, 광교로 갈까, 재개발의 빌라를 살까 하면서 매일 계산기를 두드려 보게 된다지요? 결론은 값이 싼 곳에 점을 찍고 있음이 사실일 것입니다.


부동산은 누가 뭐래도 손해를 잘 감당해 내는 때에 다시 이익이 있게 되는 것이고, 이를 이겨내는 사람이 진정한 투자자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은 어렵다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져 버렸지만 이를 이기는 길은 오직 인내 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봅니다.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하여 최악을 넘겼다는 말에 무게를 두고 있음은 필자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인내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칫 안심하다 마지막 목적지 앞에서 넘어지는 일이 없기를 원합니다. 서로 양보하면서 질서를 따르는 일- 지금 우리들 앞에 놓여있는 장애물입니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윤정웅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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