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사주팔자(四柱八字)

2009-02-24 | 작성자 윤정웅 | 조회수 19,508 | 추천수 499

-외환위기 때의 아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10년 전의 외환위기와 현재의 국제적 금융위기는 그 발생경위부터가 다르고 대처방법도 다르다고 봅니다만, 부동산시장마는 왠지 갔던 길을 다시 가는 느낌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30대 이상이면 누구나 IMF를 기억하시겠지요. 그때 실업자가 대량으로 쏟아졌었고, 부동산이 폭락을 했으며 정부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달러가 부족하여 금 모으기를 했던가요. 그때 일들을 잠시나마 돌이켜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다른 일은 다 몰라도 부동산시장마는 대책완화에서부터 금리인하 등 정책과 국지적으로 움직이는 시장들이 제법 닮은꼴이 되거나 판박이가 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IMF 때의 위기를 느끼지 못한 체 넘기신 분들은 그때의 일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도 좋겠지만 고생을 하셨던 분들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음가짐으로 지금의 위기를 대처하심도 손해 볼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1997년 하반기에 불어 닥친 외환위기는 4년 후인 2001년 하반기에 상처가 거의 아물었던가요. 상황을 그때로 거슬러 본다면 지금의 금융위기는 IMF때인 1999년 하반기쯤으로 미루어 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때와 비슷한 상황을 기억하다보니 마음에 담아 둔 몇 가지 일들이 생각나는군요.


<<가장 힘든 사람들과 대비자세>>


세상사 돌아가는 이치는 10년 마다 반복되는 습성이 있고, 사람들에게도 10년 주기로 대운과 액운들이 잊을만하면 찾아오는데 왜 그럴까요. 모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코 무시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일을 두고 그저 팔자소관이라고 합니다만,


그때(IMF때)나 지금(금융위기)이나 가장 힘들게 살고 있는 분들은 건축업과 부동산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일 겁니다. 건설현장에서 조적이나 미장 등의 작업을 맡아왔던 하청업체의 인부들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지금 역시 그렇습니다.


인테리어 업이나 도배 등 입주에 따른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직업은 그때 모두 없어지다시피 했었고, 이어서 다른 중소업체들이 도산을 했었지요. 2002년도에 다시 원래대로 복구 되었지만 지금 또 없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께서는 그때 모두 폐업하는 바람에 그 가게자리에 거의 노래방이 들어섰던가요. 필자도 유행가 몇 곡 부른 적이 있었네요. 2001년경부터 중개업소들은 다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으나 요즘 들어 6개월 동안 전세 1건도 소개한 일이 없다는 하소연에 마음이 짠하기만 합니다.


결국 모두들 폐업을 하거나 실직을 한 후 날품팔이 시장을 헤매고 있지만 그나마 일거리가 없기 때문에 긴 한숨만을 내쉬고 있는 실정이라 하더군요. 실제로 당하고 있는 당사자의 마음은 그저 무겁기만 할 것이고, 그 가족들 또한 큰 고통을 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 폐업을 했던 경험이 있는 건축 관계 업소와 중개업소 사장님들은 지금 야무진 버티기를 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그때 폐업을 하자마자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상승세가 시작되어 바로 거래가 이어지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었으니까요.


부동산과 건설업은 용수철처럼 작은 충격에도 금방 튀어 오르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신 사장님들은 앞으로 다소라도 거래가 있을 것을 예측하고 있다 할 것이고, 어느 정도의 상승세에 대한 확신을 점치고 있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담 함부로 가계를 폐쇄하는 일은 온당하지 못한 일이라 할 것이고, 다소 힘이 들더라도 참고 또 참아가며 떠오르는 태양을 맞을 준비를 해 둠이 옳은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불효자식도 효자 될 수 있어>>


여러분들의 가정에 놀고먹는 자식이나 가족이 있다면 좀 답답하시겠지요. 원래 놀고 있는 사람들이 씀씀이도 더 크고 돈 아까운 줄 모른다고 하더군요. 돈을 버는 사람들은 돈 버는 일이 힘들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10원짜리 한 장 쓰는 일에도 벌벌 떱니다.


요즘은 미분양 아파트가 불효자식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팔리지도 않은 게 국가세금만 축내고 있으니까요. 양소소득세도 감면해 주고 취. 등록세도 감면해 주고 있으니 나랏돈만 까먹는 불효자식이 아닌가요.


그러나 때가 되면 이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더군요. 2001년 경 용인 수지, 성복, 보정, 구성, 상하 등지에 있던 대형 미분양 아파트는 입주 후 1년 까지도 미분양 그대로 있어서 양도소득세를 5년간 면제해 줬었는데 4억에 분양받아 6억을 넘기지 않고 판 사람들에게는 큰 효자노릇을 했었습니다.


그런 아파트들이 2006년 하반기에 10억 정도로 몸 불리기를 했었는데 요즘은 7억 정도로 다이어트를 했다고 하더군요. 편한 세상이 돌아와서 다시 잘 먹고 잘 지내다 보면 또 몸무게가 늘어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甲이라는 사람도 IMF직후인 2001년경 수도권 어느 대형 신규 단지가 고분양가로 미분양 된 사실을 보고 배짱식으로 쌈짓돈을 꺼내 분양받았었는데 2004년 입주 때 크게 이익을 보기도 했었고, 乙이라는 사람도 많은 돈을 주고 분양권을 샀음에도 더 큰 이익을 남겼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판연히 다릅니다. 불경기에서 호경기로 이어지는 순간은 냄비가 데워지는 속도로 비교할 수 있는데 경기순환은 호경기로 접어들면서 약 2년이라는 세월이 소요되기에 신중을 기해야 된다는 당부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노처녀. 노총각도 갈 때가 있어>>


요즘은 자녀들이 많아야 셋이고 보통 한 둘이더군요. 필자의 외갓집에는 사촌형제들이 열두 명이었는데 이따금 외갓집을 가게 되면 크기도 그만하고 얼굴도 비슷해서 누가 동생이고 누가 형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많은 형제와 자매 중에서 중간에 고물차가 끼게 되면 통행에 지체가 되기 때문에 줄줄이 결혼들이 늦어지게 되지 않던가요. 그렇게 되면 동생들이 야단을 치게 됩니다. 앞에 있는 고물차 때문에 뒤에 있는 새 차 못 가고 있다고,


필자의 집에도 고물차가 한 대 있고, 옆집 이사장님도 2년 전에 집 팔려고 내놨는데 설이 지나도록 까딱 않고 있는걸 보니 피장파장이고 멍군 장군인 것 같습니다. 노처녀. 노총각이 갈 때는 어느 날 허망하게 가듯이 주택도 어느 날 쉽게 팔린다고 하는데 그때가 언제일는지,


2000년 여름 어느 날로 기억이 납니다. 평소 친히 지내는 중개업소 사장님께서 풀이 죽은 체 담배 한 대를 권하기에 “근심이 있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평소 시세가 2억 정도 되는 집을 1억 4천에 하는 수 없이 팔았다고 하더군요.


“아니 좀 기다리지 왜 그렇게 싸게 팔았느냐?”고 물었더니 “오죽 했으면 그렇겠습니까.”라는 대답이었습니다. 경기가 원체 나빠서 하던 중개업소도 때려치우고 놀고 있는데 매월 이자는 밀려가므로 어쩔 수 없이 팔았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그 후 시중경기는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고 4개월 후 그 옆집은 2억 2천만 원에 팔리는 걸 보았습니다. 중개사님 생각이 번쩍 나더군요. 물론 생활이 오죽이나 어려웠으면 모든 물정을 잘 아는 중개사님이 싸게 팔았겠습니까마는 원래 부동산이라는 건 이렇게 사람 애간장을 녹이는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대출을 많이 받은 다주택자들의 애로가 크다고 하던가요. 그때는 잘 참는 사람이 이겼지만 지금은 무조건 참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내릴 물건과 가지고 가야할 물건을 잘 구별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각배가 심한 풍랑을 만나게 되면 짐을 줄이는 게 급한 일이거든요. 무겁게 짊어지면 넘어지게 돼 있고 골병만 남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대신 한 두개라면 끝까지 가지고 가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부동산 사주팔자를 보게 되면 갈 때는 천천히 가고 올 때는 사정없이 빨리 오는 팔자를 타고 났더군요. 값이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고 오를 때는 빨리 오르더라는 말씀입니다. 냄비가 데워져야 하는데 요즘은 냄비가 가스레인지 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합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부동산 사주팔자와 우리들의 운세- 퍼즐을 맞추듯 잘 맞춰보시면 지금이 어느 때인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윗목은 얼어있는데 뜨거워서 펄펄 끓는 곳도 있습니다. 서울 어느 곳 25억 짜리 고급임대주택은 청약률이 50대 1을 기록하고 있으니 허허 부동산이란 원래 이런 것이로군요.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윤정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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