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NEW

좋은 놈, 못난 놈, 나쁜 놈의 차이

2009-02-03 | 작성자 윤정웅 | 조회수 16,773 | 추천수 474

-대주단 협약과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소고-



2006.4.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시행 되었던가요. 일명 도산법이라고도 하는 이 법은 종전의 법정관리와 화의제도가 통합돼 만들어진 제도라고 봐야지요.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인해 우리나라의 건설업과 조선업에 칼바람이 불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관련업체나 유사업체들이 모진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근간이 되고 2008.10.21. 부동산 대책에 따라 건설사 등의 구제책으로 대주단 협약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등장하게 되었지요. 아파트 미분양이나 선박수주의 실적이 저조하여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나 조선사를 지원하는 제도로서 협약에 가입하면 채권금융회사로부터 최장 1년간 채무상환유예를 해주기도 하고 자금지원을 제공받기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08.11. 대주단에서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부실징후가 있는 업체들에게 속히 대주단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했으나 당시는 흥부가 놀부 집에 밥 얻어먹으러 갔다가 밥은 얻어먹지 못하고 주걱으로 뺨만 맞게 되면 어찌하느냐, 고 서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눈치작전을 펴기도 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상생부”라고 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살생부”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슬슬 눈치만 보다가 어느 회사가 맨 앞장서서 대주단에 가입을 하자 모두들 뒤따라서 가입을 하게 되었는데 110곳이 넘었다고 하더군요. 116개 업체 중에서 잘난 놈과 좋은 놈을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못난 놈과 나쁜 놈을 골라내는 1차 작업이 끝났다고 합니다.

대주단 협약 가입에서부터 기업회생절차까지 가는 길은 여러 갈래 있고 그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오늘 칼럼은 순차적으로 이를 단계별로 정리하면서 문제점은 없는지 짚어 보도록 할 참입니다.

<대주단 협약의 가입과 단계별과정>

우선 대주단이란 주채권 은행을 비롯한 범금융기관을 말하는 것이고 협약이란 범금융기관과 해당 업계 간의 공동협약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채권금융회사가 채권행사 유예여부와 유예기간을 결정해야만 각 채권금융회사가 해당 건설사나 조선사에 채권행사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주단 가입으로서 최장 1년 채무상환의 유예를 받은 업체들은 다소 시일을 벌었다고 봐야 하겠네요. 이 협약의 유효기간은 2008.4.1부터 2010.2.28.까지 한시적이기 때문에 그동안 유동성을 잘 확보하게 되면 다시 튼튼한 회사로 거듭날 수 있지만 워크아웃이나 퇴출이 되는 회사들은 고단한 사막의 길을 가야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현재 기업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대주단 협약”과 "패스트트랙"(fast track), "프리워크아웃“(pre-workout)이 있습니다. 대주단이 채권단과 유사하다고 본다면 패스트트랙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서 등급별로 지원하거나 퇴출을 시키고, 프리워크아웃은 대기업에 까지 확대하여 선제적인 자금지원을 한다는 취지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대주단 선별과정에서 A등급을 받게 되면 양호한 편으로서 잘난 놈이라 할 수 있고, B등급은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놈이라 할 수 있으며, C등급은 부실징후가 있기 때문에 못난 놈이라 할 수 있고, D등급은 체질이 부실하여 나쁜 놈 노릇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에 C등급이나 D등급을 받은 회사들은 회사 이미지가 손상되었고 워크아웃이나 퇴출이라는 불명예 때문에 자금줄까지 막혀 오히려 혹 떼러갔다가 붙이는 격이 되었다고 하면서 기업회생절차를 밟겠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들이더군요. 모두 법원에 가서 심판을 받겠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못난 자식이 나중에 효도하는 일은 흔히 있어 온 일이기도 하던가요. 워크아웃이나 퇴출이 되었다 해도 그 중에 살아난 회사들도 있을 것이므로 연어가 먼 바다를 건너 몸집을 키운 후 다시 돌아오는 그런 이치가 아닐는지 모르겠습니다. 수백 개의 관련 하청업체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꼭 다시 살아와 주기를 기대 해 보겠습니다.

<워크아웃과 그 절차>

대주단 협약의 심사에서 C등급을 받게 되면 워크아웃으로 가게 되는데 이를 “기업개선작업”이라고도 합니다. 범 금융권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면 해당 채권단 공동 관리로 넘어가게 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해당 기업은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주채권은행에 제출하면 그 은행은 채권단 협의회를 소집하고 채권단 75%의 찬성으로 신청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동의하는 쪽으로 결정이 나게 되면 부채탕감과 금융지원이 있게 되고, 아울러 기업구조조정작업도 병행해서 이루어지게 되겠지요.

부동의로 결정이 나게 되면 담보물을 압류하거나 경매에 붙여지게 되고, 법정절차가 진행될 것이며 결국 청산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때 만일 채권단에서 부동의를 하게 되면 기업들은 대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되지만 꼭 그렇지 않은 업체들도 있더군요.

채권단은 2개월간 정밀심사를 하게 되는데 워크아웃은 기업회생절차와 달라 업체가 공사를 계속하거나 작업을 하도록 돼 있으므로 채권단에서 기업을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되면 대부분 다시 살아나는 쪽에 무게가 실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기업이 파산에 이르게 되면 채권단들도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므로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도와서 어느 기업을 살리자는 의미는 참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채권단들의 경영간섭이 어느 정도 있게 되므로 경영자 입장에선 가끔 난감한 처지에 이르게 되기도 합니다.

워크아웃은 흔히들 살빼기 작업이라고도 합니다. 신규자금 지원 대가로 자산을 매각하는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 경영진이 교체되는 등 채권단 주도의 경영이 이루어지기도 해서 오너 경영체제의 종말을 가져오기도 하지요. 그러나 회사를 살린다는 마음가짐에는 채권단이나 경영진이나 뜻을 같이 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 회생 절차와 사후 처리>

대주단 협약에서 퇴출이 되는 “나쁜 놈”의 신세가 될 때 기업은 흑자도산을 내세워 마지막으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채무자나 채권자나 주주가 회생개시신청을 하게 되면 법원은 1개월 이내에 결정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법원의 심사 결과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조사위원이 선임되어 채무현황과 회생가능성을 평가하게 하고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되지요. 관리인이 선임되어 회생계획을 제출하고 이해관계인이 인정하게 되면 법원의 승인으로서 효력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인가의 결정이 나게 되면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관한 책임이 면제돼 기업은 되살아나게 되고 만일 인가를 못 받게 되면 파산절차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채권은행들은 채권자 협의회를 구성하여 법원과 함께 회사정리 계획안을 수립하게 됩니다.

채권단에서는 부채를 탕감하거나 이자를 감면하거나 채무 상환연장 등 지원을 하게 되고 그대신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줄이는 감자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중대 책임이 있는 주주들의 주식을 2/3 줄일 수도 있고 인수자가 있을 때는 매각도 가능하다고 볼 것입니다.

회생계획의 수행상황에 대하여 법원의 감독을 받게 되고 중간에 인수 희망 업체가 나타나면 인수합병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다가 법원은 그 기업이 자체생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법정관리를 종결하게 되는데 그 과정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기업회생 절차는 워크아웃과 달라 법원의 결정이 날 때까지 공사차질이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택보증절차를 이용하여 피해를 줄이거나 하청업체의 연쇄도산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하도급업체의 미지급금을 지급하기도 하게 됩니다.

<쪽박 깨는 기업구조조정, 과연 괜찮은가>

정부에서는 유동성으로 힘겨워하는 기업체들에게 대주단에 가입하기를 권고하였고 채무상환유예와 신규자금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선전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기업체들은 만일 나중에 대주단에서 발길로 차이게 되면 신용까지 잃게 되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가입하기를 꺼려했었지요.

2008.1.20. C등급의 못난 놈과 D등급의 나쁜 놈 16개 업체가 밥도 얻어먹지 못한 체 쪽박까지 깨트림을 당한 상태로 길거리에 내 몰렸습니다. 이 회사들은 지금 부도를 당한 것도 아닌데 마치 전쟁의 패잔병처럼 무거운 발길을 돌리면서 허탈한 마음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명예와 신용은 말할 것도 없고 어디서 10원짜리 한 장 빌릴 수도 없는 처지에 내 몰리고 있게 된 것입니다. 이 회사들이 잘 못되면 수만 명의 하도급업체 가족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고 그 회사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를 기다리는 수십만 명의 수분양자들은 마치 날벼락이라도 당한 듯 기업체에 전화질을 해대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언론에서는 일제히 쫓겨나는 기업체의 가슴에 대 못질을 하고 있고 금융권에서는 싸늘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흥부에게 밥은 주지 못할망정 주걱으로 뺨을 때렸던 형수”보다 더 고약한 일이고 “동냥은 주지 아니한 체 쪽박까지 깨는 심사”가 아닌가도 생각 됩니다.

워크아웃이나 퇴출을 당한 회사들이 지금은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몇 년 후 다시 연어가 되어 돌아올 수도 있음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일진대 꼭 지금처럼 그 명단까지 발표하여 이중삼중으로 상처를 입게 하는지 몹시 궁금하기만 합니다. 왜 중요한 남의 기업체에 난도질을 하는지, 뭇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떠나는 발걸음이야 무겁겠지만 지난날의 실수를 거울삼아 다시는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도록 하소서. 살찌고 튼튼한 연어가 되어 우리 앞에 돌아와 주기를 기대 합니다. 지금은 눈물을 삼키기 위하여 하늘을 보겠지만 나중에는 찬란한 태양을 보기 위하여 하늘을 볼 날이 꼭 있으리라 믿습니다. 부디 크게 발전하소서.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윤정웅 교수 yoon3668@yahoo.co.kr>


< Copyright ⓒ 부동산뱅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제공부동산뱅크

전문가들의 부동산 투자 노하우

우리는 종종 '누군가는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접하며 부러워 합니다. 하지만 늘 부러워 하는 것 만으로 그치고 말죠. 그 이유는 하나입니다. 부동산을 잘 몰라서... 부동산거래, 정책, 투자 환경 등이 어렵다고만 하지말고 전문가들이 전해주는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통해 부동산 투자에 눈을 뜨게 되시길 바랍니다.

한경 주요뉴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