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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평에서 어떻게 아이까지 키우나”…신혼희망타운에 희망이 없다

2022-01-18 | 작성자 유호승 | 조회수 588 | 추천수 14
작은 평수·수익 공유, 아이 성장한 후 다른 집으로 옮기기도 어려워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신혼희망타운에 희망이 없다.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 방안으로 내놓은 정책이지만 실수요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아이를 키우기에는 너무 작은 집 크기와 향후 얻게 될 시세 차익을 의무적으로 정부와 나눠야 한다는 점 등의 단점이 있다.


내 집 마련 기회에도 등 돌린 신혼부부

“46㎡(14평)는 부부끼리 살기에도 빠듯한 크기다. 혹시 아이가 태어나면 장난감과 책들로 둘이 살 때보다 짐이 한가득 늘어나는데 이곳에서 육아를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최근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된 직장인 신 모(35) 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결혼한 신혼부부로, 최근 경기 과천 주암 C2 블록 46㎡에 지원해 당첨됐다. 이 단지의 입주 예정일은 2027년으로 4년이나 남았다. 이 기간 아이가 태어난다면 46㎡ 작은 집에서 3명이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당첨을 포기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들에만 제공되는 특화 공공 주택이다. 정부는 △신혼부부를 위한 최적의 단지 △아이의 성장에 맞춰 변화하는 집 △보육 부담을 덜어주는 커뮤니티 시설 △안심할 수 있는 친환경 주택 △365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특별한 놀이터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공간 △자랑하고 싶은 디자인 등 7대 특화 방안에 맞춰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작은 크기의 공급 물량에 신혼부부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신혼희망타운은 두 가지 형태로 구성됐다. 46㎡와 55㎡다. 46㎡는 거실과 방 2개, 화장실 1개로 55㎡는 거실과 방 3개, 화장실 2개 등이 기본 구조다.

작은 면적에 방과 화장실 개수를 늘린 형태여서 거실은 비교적 넓지만 휴식 공간인 방은 좁다. 안방을 제외한 다른 방은 침대 하나만 놓아도 꽉 찰 정도로 작다.

신 씨는 “55㎡는 방이 3개여서 아이를 1명 낳으면 가장 작은 방을 창고나 옷방으로 활용할 수 있어 46㎡보다는 비교적 살 만하다”며 “하지만 46㎡는 사실상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정부와 시세 차익을 나눠야 한다는 점도 신혼희망타운이 기피되는 이유다. 분양가가 3억700만원을 초과하면 입주자들은 의무적으로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 담보 장기 대출 상품(수익 공유형 모기지)’에 가입해야만 한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주택 매도 시점의 시세 차익의 10~50%를 주택도시기금으로 내야만 한다.

과천 주암의 46㎡는 5억원대, 55㎡는 6억원대다. 한 신혼부부가 자금 여유가 있어 이 분양가를 모두 지불할 수 있어도 분양가가 3억700만원을 넘어 반드시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또 6억원에 매수한 집이 의무 거주와 전매 제한 기간이 끝나 향후 10억원에 매도했다면 시세 차익 4억원 중 최대 50%인 2억원을 정부에 줘야만 한다. 아이가 성장해 더 큰 집으로 옮기려고 할 때 시세 차익의 일정 부분을 내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물론 돌려줘야 하는 시세 차익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신혼희망타운은 연 1.3%의 낮은 고정 금리로 집값의 70%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만약 집값의 70%를 대출 받고 자녀를 2명 이상 낳고 19년 정도 산다면 10%만 환수 대상이다.

반면 같은 규모의 대출을 받고 자녀 없이 9년간 거주한다면 집을 팔 때 차익의 50%를 돌려줘야 한다. 시세 차익에는 양도소득세 등은 포함되지 않아 신혼부부는 차익 외에 세금도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신혼희망타운의 청약 열기는 크게 식은 상태다. 1차 사전 청약에는 1945가구 모집에 2만6669명이 몰려 13.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차 때는 2.9 대 1, 3차 때는 3.3 대 1로 떨어졌다.

3차 사전 청약에는 경기 과천처럼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 포함됐음에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또 과천 주암은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미달 사태가 벌어지며 수도권 거주자까지 대상을 확대해 물량을 소화해야만 했다.

정부, 자녀 키울 수 있게 중대형 공급 계획

신혼희망타운 1~3차에 이어 4차 사전 청약도 시작됐다. 3차 물량(2172가구)의 세 배가 넘는 7152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경기 남양주·부천·고양·시흥·안산 등 수도권 지역이 대부분이지만 4차 물량 역시 46·55㎡ 물량으로 큰 인기는 끌지 못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신혼부부가 신혼희망타운의 작은 크기에 청약에 나서지 않자 정부는 60㎡가 넘는 중대형 평수의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처럼 작은 평수 공급만 고집한다면 해당 지역 외 타 지역에서 청약하는 신혼부부마저 줄어 최종적으로 미달될 물량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신규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지구에서는 소형 평형을 가급적 축소하고 선호도가 높은 중형 평형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과거에는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작은 평수 위주로 공급했지만 3인 가족이 자녀 성장기까지 살기에는 면적이 좁다는 지적을 수용해 평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청약 시장에서도 중소형보다 중대형 면적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지난해 1~11월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면적별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전용 85㎡ 초과 대형 물량이 60.45 대 1로 가장 높다. 60~85㎡ 중형은 16.37 대 1, 60㎡ 이하 소형은 10.77 대 1로 대형 물량 대비 경쟁률이 4분의 1,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단, 크기만 늘린다고 해서 신혼희망타운이 일반 청약 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여전히 시세 차익을 정부와 의무 공유해야 하는 점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경쟁률이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요인은 작은 크기에도 있지만 시세 차익을 100% 얻지 못한다는 이유가 더 크다”며 “20~30대는 집을 거주 목적뿐만 아니라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한다. 전매 제한이 끝난 후 이사를 갈 때 주변 집값을 충당할 만큼의 수익이 없어 세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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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경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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