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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보수, 근본적 개혁 시급하다

2021-10-26 | 작성자 유선종 | 조회수 217 | 추천수 5
'중개서비스 산업 종합발전방안'이 중개보수 부담 경감, 중개서비스 개선,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3대 원칙을 기반으로 마련됐다. 이번 중개보수의 개편은 주택에 한정되고 비주거용 부동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데,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10월부터 시행됐다.

이번 중개보수 개편은 부동산 중개에 대해 소비자가 갖는 불만의 본질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중개보수와 관련해서 소비자들이 갖는 불만은 소비자가 지불하는 중개보수에 비해 그에 맞는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개보수는 부동산 거래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로 최근 거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중개보수도 덩달아 증가했다. 즉, 기존의 중개 거래 방식은 거래액이 클수록 공인중개사에게 과도한 수익이 보장되는 구조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중개업소로부터 받는 중개서비스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집값 상승에 따라 급등한 중개보수를 지급하려니 소비자의 불만이 쇄도하게 된 것이다.

중개보수 개편 합리적 지급 체계로 개편돼야

중개품질은 중개 대상물의 종류와 특성, 중개 난이도, 서비스의 질, 주택 시장의 추이에 따른 거래량의 과다, 소비자 만족도 등 다양한 속성을 반영한다. 즉, 중개보수의 개편은 중개 업무와 관련해 제공되는 중개품질과 중개서비스에 맞는 중개보수체계, 즉 중개서비스에 부응하는 합리적 보수 지급 체계로 설계돼야 하고,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보수 체계로 개편돼야 했지만, 이러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에 논의돼야 했던 근본적인 의제는 ‘중개품질에 맞는 중개보수 체계 개편’이 됐어야 했다.

부동산 중개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는 등 중개 거래의 안전을 위한 손해배상책임 강화는 중요하다. 국토연구원의 중개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개사를 통한 부동산 거래 중 중개 사고(확인·설명과 매물이 상이, 비소유자와 계약, 이중매매·허위계약 등)에 대해 응답자의 11.6%가 중개 사고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인중개사법'상 중개 사고에 대해서는 공제를 통해 피해를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공제금 지급 건수는 청구 건수에 비해 저조하고, 지급액도 청구액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국토교통부에서는 중개 사고에 대한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를 위해 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 보장(중개사협회 공제금)을 현실화했는데, 보장 한도를 개인은 연간 2억 원으로 확대했고 법인도 연간 4억 원으로 확대했다.

또한 2016~2020년 공제금을 지급한 전체 사고 중 42.7%가 다가구주택 거래 사고로 나타났다. 중개 사고가 잦은 다가구주택 거래 시 계약 기간, 보증금액 등 임차권에 대한 내용을 명시하도록 해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했으며, 공제금 지급 심사 시에도 다양한 의견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도록 보상심의위원회 구성원을 다양화하고 선정 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공인중개사 공제제도의 현주소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공제는 개인은 19만8000원을 공제료로 납부하는데 1년간 1억 원을 보상 한도로 하고 있다. 중개사협회의 공제금 지급은 중개 사고 발생 이후 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 의무가 확정되면 개업 공인중개사가 중개사협회에 공제금 지급을 청구하고 중개사협회의 심사 이후 지급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보상금 지급 규모가 지나치게 작고 지급 요건이 까다로워 공제금 지급이 지급 청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중개사협회의 공제제도는 부동산 중개행위 시 거래당사자에게 발생한 재산상의 손해를 가입자의 과실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 범위에서 보상하는 데 한정되고 있다.

여기에 비해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서는 감정평가업자의 손해배상책임 이행을 위해 감정평가 순수수료의 1.2%를 공제기금으로 납부하고, 사고 건당 1억 원을 보상 한도로 운용하고 있다. 공제 신고 시 순수수료를 납부하는 절차에는 감정평가서 등의 관련 자료를 협회의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감정평가사협회는 이렇게 입력된 데이터에 기초해서 평가 목적(담보평가, 보상평가, 경매평가 등), 평가 주체(대형 법인, 중소형 법인, 개인사무소), 지역(서울, 경기, 광역시) 등 다양한 용도에 따라 감정평가와 관련된 자료를 생성한다. 이는 공제와 평가전례 구축이라는 형태를 통해 모든 감정평가서를 협회에 사후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기에 가능하다. 즉, 감정평가사협회는 공제제도와 평가전례 등을 통해 감정평가와 관련된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작동기제로 활용하고 있다.

공제제도의 개혁을 통한 새로운 시도

공인중개사협회도 이와 같은 양태의 공제제도를 도입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중개 거래 시에 공제증서를 건별로 발행하는 시스템을 중개사협회의 공제 시스템에 갖추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1년에 한 번 정액으로 공제회비를 납부하던 기존의 관행이, 건별 계약에 의해 공제증서가 계약 건별로 발행하게 된다. 이는 전자계약시스템(IRTS)을 통해 중개 관련 자료가 공제 시스템과 중개사협회에 빅데이터로 구축되는 동시에 국토부의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에 신고하게 되는 것이다. 즉, 공제증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전자계약을 이용해 부동산 거래 신고를 동시에 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된다.

이렇게 되면 개업 공인중개사의 업무 흐름은 매우 단순해지고 효율적으로 될 것이다. 이를 통해서 부동산 시장도 투명해지고, 거래 관행도 건전해지며, 공인중개사의 왜곡된 이미지가 쇄신되는 등 전문자격사로서의 자긍심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빅데이터가 강조되는 오늘날, 데이터는 미래의 새로운 에너지라고도 한다. 중개사협회는 이렇게 모아지는 부동산 거래 자료를 통해 협회의 위상을 혁신적으로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중개 업계의 구조를 큰 틀에서 재편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고급 정보라는 불신과 투기의 대명사로 점철돼 온 흑역사를 끊어내야 한다.
모든 부동산 거래가 중개사협회에서 운영하는 공제를 통해 사전 또는 사후에 신고 되고 이렇게 모아지는 부동산 거래 자료는 빅데이터로 가공돼 부동산 시장을 투명하게 하고 효율적 시장으로 만들어 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부동산 거래 시스템의 개선은

매매와 임대차 계약 시에 국토부의 RTMS에 부동산 거래 신고를 하게 돼 있고 부동산 거래를 종이계약서 대신 온라인상 전자 방식으로 계약하는 시스템이 더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게 하는 부동산 거래 IRTS도 이미 구축돼 있다. 
즉, 기존 공제와 관련된 거래 관행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중개사협회도 공제제도를 통해 기금화해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환영할 것으로 생각된다. 모든 거래 자료와 정보가 공제를 통해 협회에 모이게 된다면 그 이후의 협회의 방향성은 명확해질 것이다.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는 순기능까지 갖게 되는 것이다.

통계청(서비스업 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개업은 약 1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여기에 감정평가사협회의 공제요율인 1.2%를 적용해보면 연간 약 1200억 원 규모의 공제기금 조성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조성된 공제기금은 중개 거래의 안전을 담보하는 기금으로 활용되고, 앞으로는 연기금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공제제도와 평가전례 데이터 관리 체계에서 힌트를 얻어 기술한 공제제도 개편안은 중개 시장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새로운 시도다.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보면 좋겠다. 또한 가능하다면 중개 대상물의 가격에 연동하는 중개보수 체계에서 ‘중개품질에 연동하는 중개보수 체계’로 바뀌어 부동산 중개의 소비자와 개업 공인중개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건강한 내일을 기대해본다.

글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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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경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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