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0·미분양 폭탄’…‘2009년 악몽’ 되살아나나

2018-07-03 | 작성자 차완용 | 조회수 342 | 추천수 4
- 지방 부동산 시장 공급과잉 후유증, “새 아파트 4가구 중 1가구는 빈집”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 등 일부 인기 지역에선 ‘로또 아파트’에 청약 인파가 대거 몰리고 있지만 지방과 수도권 곳곳에서는 미분양 단지가 점점 쌓이고 있다.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이나 수도권 일부 인기 지역과 달리 경기도 지역과 지방은 지역 산업 침체와 공급 물량 증가가 맞물려 미분양이 더 쌓일 위험이 커졌다. 최근에는 집값마저 하락하고 있어 주택 시장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전국 미분양 6만 가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은 5만9583가구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4만7000가구 수준이었는데 올해 1월 4만9256가구까지 늘어나고 2월 5만 가구를 돌파했다.

권역별 미분양은 서울(47가구)·인천(1311가구)·경기(9003가구)를 제외한 지방이 4만9222가구에 이른다.

미분양 증가는 그동안 주택 공급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두드러진다. 강원도 미분양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2693가구에 불과했지만 3월 5215가구로 늘었고 4월에도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충북도 지난해 말부터 계속 4000가구대를 유지하며 미분양이 줄지 않고 있다. 충남은 1만 가구 안팎, 경북은 7000가구, 경남은 1만3000가구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분양 증가는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 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주산연이 매달 진행하고 있는 전국 아파트 단지 입주율은 5월 기준 74.5%다. 이는 5월 공급된 전국 새 아파트 4집 중 1곳이 빈집으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입주율은 입주 기간이 끝난 아파트 분양 가구 중 입주를 마쳤거나 잔금을 낸 가구의 비율을 뜻한다.

특히 공급과잉 우려가 심각한 비수도권 지역의 입주율(72.2%)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대구·부산·경상권 입주율은 71.4%로 한 달 사이 4.7%포인트 하락, 주산연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작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광주·전라권은 3월 73.8%이던 입주율이 5월 68.9%까지 떨어졌다.

주산연은 아파트 분양을 받고도 입주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세입자 미확보’를 꼽았다. 대부분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던 사람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 부산·영남·충청·경기 등 확산

일부 서울·경기 지역을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부산은 금정구·수영구·부산진구·북구·서구·기장군 등 총 6곳이 신규 미분양 지역으로 나타났다.

부산 북구는 2016년 12월까지만 해도 미분양이 없었다. 하지만 2017년 말 165가구가 미분양으로 늘었다. 부산 내에서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6년 12월 1가구, 7가구에 불과했던 부산 서구와 부산진구 미분양 아파트는 1년 만에 각각 97가구, 532가구로 급증했다. 부산진구의 미분양 아파트 가구는 부산에서도 가장 높다.

영남 지역에서도 미분양 아파트는 크게 늘고 있다. 울산이 2곳(북구·동구), 경남이 5곳(김해시·통영시·사천시·밀양시·의령군)으로 집계됐다.

창원의 미분양은 2016년 말부터 3287가구로 이미 우려되는 상황이었는데 지난해 말 5360가구로 더욱 늘었다. 김해시는 2016년 459가구 남짓에서 지난해 말 1204가구로 3배 치솟았다.

충청도는 세종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충청의 미분양 아파트는 충남 9435가구, 충북 4398가구, 대전 943가구 등이다. 충남에서는 미분양 아파트가 서북부 지역에 몰려 있다.

천안시에만 3516가구다. 아산시는 523가구에 이른다. 서산시 1345가구, 당진시 964가구, 예산군에도 576가구가 미분양이다. 충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청주시는 2078가구, 충주시 604가구, 음성군 614가구가 미분양이다.

경기도 역시 미분양이 심각하다. 올 들어 경기권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6월 초 현재 미분양 주택이 1만 가구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주택 분양업계에서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회사 보유분 등을 고려하면 미분양 주택이 이보다 더 쌓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남양주(1719가구)·김포(1436가구)·안성(1363가구)·평택(1080가구)·화성(903가구)·용인시(792가구) 등에 미분양 주택이 많았다. 이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5월 말 ‘21차 미분양 관리지역’에 화성과 평택·김포·이천·용인·안성시 등이 포함됐다.

이런 상황에서 6월 경기도 입주 물량은 총 1만8065가구에 이르고 주택 분양도 이어지면서 공급과잉이 현실화하고 있다. 실제 6~7월 경기권에서는 수원(4238가구)·김포(3601가구)·시흥시(1719가구) 등에서 2만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또 하반기 경기 지역 공공주택지구 분양 예정(공공 분양·임대 제외) 물량도 약 1만7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청약 시장도 급랭

미분양 아파트의 확산은 청약 시장을 급속도로 냉각시키고 있다. 최근 분양에 나서는 단지는 1순위 모집에서 청약자가 한 사람도 나타나지 않는 ‘청약 제로(0)’ 단지가 꾸준히 발생하는 등 청약 한파 현상이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5월 충북 음성군에서 연준종합건설이 총 98가구를 모집한 ‘음성감곡 대신리치빌’에는 1순위 청약 신청자가 단 1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진 2순위 청약에서도 1명의 청약자가 나타나는 데 그쳤다.

또 동아건설산업이 지난 5월 강원 태백시에서 공급한 ‘태백 장성 동아 라이크 텐’은 총 202가구를 모집했지만 청약자는 1순위 1명, 2순위 2명에 불과했다.

다른 지방 도시의 청약 성적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충남·전북·제주 등 지방 중소도시에서 분양에 나선 사업지 중 상당수가 1순위 청약 인원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올 들어 지방에서는 청약 제로 단지가 꾸준히 등장했다. 지난 1월에는 제주 ‘한림 오션캐슬’과 ‘대림위듀파크’, 연천 ‘전곡 코아루 더클래스’가 1순위 청약자 0명을 기록한 데 이어 3월 분양한 전북 ‘순창온리뷰2차’ 등에서도 1순위 청약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준공 후 미분양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 9192가구, 3월 9567가구, 4월 1만326가구로 증가 추세다. 준공 후 미분양이 1만 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미분양 물량 중에서도 악성 미분양으로 꼽힌다.

통상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은 1~3순위 청약이 끝나고 미분양으로 남은 아파트를 분양 대행사나 개별 분양을 통해 소진하지만 이마저도 시장에서 통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대부분 할인 분양으로 이어져 분양받아 입주한 입주민과 마찰이 생긴다.

2010년 이후 준공 후 미분양이 발생한 영종하늘도시에서는 할인 분양에 반발하는 기존 입주민들이 건설사에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한 사례도 있다.



◆ 3년간 100만 가구 쏟아져

물론 현재 미분양은 과거 미분양이 절정에 달했던 2008~2009년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2009년 3월 전국 미분양 가구는 16만5641가구에 달했다.

지방 미분양도 전체 미분양의 80%를 웃도는 13만7041가구였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보면 지금 미분양은 과거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그동안 공급량이 많았다는 점에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공급되는 민영아파트는 50만6838가구로, 이 중 지방은 23만1122가구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지방엔 14만여 가구(전국 26만4900가구), 2016년엔 19만여 가구(37만1200가구)가 쏟아졌다. 전국 기준으로 3년간 100만 가구 넘게 쏟아진 셈이다.

분당급 신도시가 10개 건설된 것으로 보면 된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수요가 감당할 수 없을 만한 양이 공급됐다고 보고 있다.

공급 전망을 보는 지표로 활용되는 주택 인허가 실적을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65만3441가구였고 이 중 지방은 33만2039가구에 달했다. 2016년에도 지방은 38만4886가구(전국 72만6048가구)였다.

보통 인허가 뒤 착공·분양까지 2년 정도가 걸리는데 전에 인허가를 받아둔 물량이 쏟아진다면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주택 시장 상황이 좋아져 수요가 대폭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서울 집값은 3.44% 올랐는데 6개 광역시 집값은 0.22%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부산은 0.28%, 울산은 0.96% 하락했다. 강원·충북·충남·전북·경북·경남 등의 집값도 모두 하락했다.

집값이 하락하면 미분양은 더 심각한 문제로 번지게 된다. 집값이 내려가 분양가를 밑돌게 되면 기존 수분양자들이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지면 시공사의 이자 부담, 금융사의 연체율 상승 등이 나타나며 주택 시장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미분양 급증으로 1998년 한 해 동안 522개 건설사가 도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 분양 연기하고 입주 관리 나선 건설사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지방 사업장의 분양 일정을 연기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당초 4월 분양 예정이었던 ‘호암지구 제일풍경채’ 아파트 분양을 하반기로 늦췄다. 동양건설산업이 공급하는 ‘청주 파라곤’ 역시 분양 일정이 2월에서 9월로 미뤄졌다.

분양 일정 연기는 건설사 규모에 상관없이 나타났다.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주택협회가 집계한 올 1~4월 지방 분양 예정 물량은 20개 단지 1만8968가구였다. 하지만 실제 분양된 물량은 9개 단지 1만79가구에 그쳤다. 절반을 조금 넘긴 물량(약 53.1%)만 실제 분양으로 이어진 것이다.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방 청약 시장은 싸늘하게 식어버린 상황”이라며 “일정을 우선 늦춰 대응하고 있지만 마냥 연기할 수 없어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대신 건설사들은 이미 분양된 단지의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투입된 공사비를 회수하려면 입주 시 들어오는 잔금이 반드시 필요한데, 잔금 납부가 지연되면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많은 건설사들이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입주 수개월 전부터 사전 작업에 들어가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입주 기간 연장이 대표적이다.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입주를 6월 29일부터 9월 30일까지 90일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

통상 입주 기간은 45일인데 이 기간을 2배로 늘린 것이다. 입주 기간에 여유를 둬 아직 계약하지 못한 잔여 가구에 대한 계약 진행을 독려하기 위한 취지다.

한화건설도 지난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2400가구 규모의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 ‘수원 권선 꿈에그린’ 입주 시기를 5월 말까지 총 3개월간 진행했다.

GS건설은 원활한 입주를 위해 관련 조직을 확충했다. 지금까지 GS건설은 입주 관련 업무를 서울 대치자이갤러리(서울·수도권)와 부산 연산자이갤러리(지방)에서 전담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 대단지 입주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동탄권역과 평택권역, 기타 수도권(김포) 지역에 전담 인력을 배치해 입주 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한화건설 역시 20여 명이 근무하는 입주 관리 전문 부서를 만들었다. 이 부서 직원들은 이사와 청소 서비스 연결은 물론 하자와 관련한 입주민 요구 사항에 대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대처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료로 공간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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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경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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