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의 승패 결정하는 ‘부동산 감정평가’

2018-05-08 | 작성자 박효정 | 조회수 3,432 | 추천수 72
-지표 역할 하는 ‘1차 감정평가’에서 유리한 고지 장악해야…‘재량의 폭’도 적극 활용



[한경비즈니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 대표·센트로 자문 감정평가사]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개발 사업 관련 소송에서는 물론이고 이혼 재산 분할, 상속재산 분할 같은 소송에서까지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은 최대의 쟁점이 된다. 어느 한쪽은 금액이 낮게 평가돼야 좋고 다른 한쪽은 높게 평가돼야 이익이기 때문이다. 

자기와 적대적인 상대방은 부동산 감정평가액이 최대한 낮게 나와야 이익이 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수집해 공신력 있는 감정평가 법인, 감정평가사 사무소 등에 제출하며 때로는 예정된 감정평가가 이뤄지기 전에 먼저 개인적으로 감정평가를 하면서 이들로 하여금 감정평가액이 ‘처음부터’ 낮게 나오게끔 만들려고 시도할 것이다.

특정 사건에서 최초 감정평가액이 창조되면 그것은 향후 두고두고 전례로서 부동산의 특성과 가격 등에서 일종의 ‘지표 역할’을 하며 후일 평가사를 구속하는 효과를 낸다. 

이런 측면에서 최초 감정평가액이 가지는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잘 알고 있는 상대방은 제1차 감정평가부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다. 

감정평가의 전례가 한 번 발생하면 그것이 명백한 오류가 있거나 아주 괴상한 평가가 아닌 이상 감정인 간에 이를 존중하는 관행이 있다. 

여기서 ‘존중’이라는 것은 추후 동일 물건에 대해 평가가 다시 이뤄지더라도 전례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현업에서 8년간 근무 중인 필자의 경험칙상 통상 10% 범위 내라고 본다.  

◆‘10% 범위’는 인정되는 게 통례  

동일 물건에 대한 평가자 간 ‘10% 범위 내의’ 가격 차이를 동료 감정평가사들 사이에서는 재량의 폭이라고 지칭한다. 

부동산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당연하게도 사람마다 특정 현상을 보는 시각과 의견이 각기 달라 부동산 가격에 ‘정답’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아 이런 재량의 폭도 인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감정평가액이 높아야만 이익이 되는 우리 편에서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당연히 상대방보다 앞서 감정평가의 전례를 창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만일 한 발 늦어졌다면 상대방이 만들어 낸 전례의 허점을 집요하게 공격해 그 전례의 구속력을 현저히 약화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만들어 낸 전례가 법원이나 다른 기관의 평가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업무상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부동산의 특성과 가격의 흐름을 검토할 때 미리 전문가와 협력해 적기에 전략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충분히 의뢰인이 원했던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사건들을 접할 때다.  

최초 감정평가액이 너무 낮게 평가됐다고 생각하고 대응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전문 감정인과 협력해 최초 감정평가서를 분석해 제2차 감정평가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또한 전문 변호사·감정평가사와 협업해 감정평가에 관한 새로운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사설 감정평가사에게 새로 감정평가를 의뢰해 또 다른 가격군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가 움직이기 전에 자기 부동산의 장점을 부각해 고지를 선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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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경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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