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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학군제,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까?

2007-09-05 | 작성자 김지선 | 조회수 17,781 | 추천수 427
얼마전 모 방송국에서 방영한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연속극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됐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강북에 살던 주인공은 전교 1등을 자랑하는 자신의 아들이 강남에서는 중간정도 성적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결국 오로지 아들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무리를 해서 강남 월세 아파트로 이사 온 주인공은 자식 교육비와 월세를 감당하기 위해 낮에는 식당일,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밤낮없이 일한다.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24시간을 헌신하는 강남엄마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이 연속극은 강남에서 자식 교육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북 엄마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내 화제가 됐다.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었지만 지나친 교육열과 자식 교육을 위해 너도나도 강남으로 이사 가는 사회 현상을 적나라하게 꼬집어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렇듯 연속극 소재로까지 쓰일 정도로 강남의 교육 프리미엄은 대단하다.
 
강남 아파트값은 풍부한 편의시설 외에도 인기 학군으로 탄탄하게 뒷받침돼 온 교육수요로 철옹성과 같은 시세를 유지해왔고, 한국 부동산가격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즉 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이 인기 학군이 집중돼 있는 강남 집값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2월 27일에 서울시교육청이 ‘2010학년도 시행 학교선택권 확대 추진계획’(일명 광역학군제)을 확정·발표하며 강남 교육 프리미엄이 약발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 발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1학년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0학년도부터 서울지역 일반계 고교를 지원할 때 신입생의 50∼70%는 희망하는 학교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즉 인기 있는 강남 8학군에 다니고 싶으면 앞으로는 꼭 강남에 무리해서 이사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강남 집값 잡기’를 천명한 가운데, 지난 8.31대책 이후 지금까지 수요 억제책으로 금융 부문에 쏠려있던 초점을 교육 문제로 돌렸고, 결국 ‘광역학군제’라는 마지막 카드를 들고 나왔다.
 
즉 강남 선망 수요 중 일부인 학군 수요를 차단해 집값 안정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광역학군제가 과연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 우선 광역학군제 발표로 당장 주택시장에 예년과 다른 이상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방학 특수(特需)시장으로 불리던 강남과 목동 등의 7~8월 전세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나타낸 것이다. 전셋값도 하락했다. 통상 이맘때면 인기학군을 따라 움직이는 이사수요를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반짝 증가해 매년 전세금이 출렁거렸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물론 송파구를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또 목동의 경우, 학생 포화상태로 이사를 가더라도 지역 내 학교에 전입자체 불가능해진 것에서도 전셋값이 하락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장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예년과 달리 이번 여름방학에는 학군에 따른 전세문의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변화는 광역학군제 논란이 본격화된 지난 겨울방학 이사철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광역학군제 영향과 2008년도 대학입시부터 내신 성적 비중이 50% 이상 반영되는 변경된 입시안 여파와 맞물려 특정 지역의 학군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아니다.
 
보통 강남, 목동 등 인기 학군이 집중된 지역의 집값 30~40%가 교육 프리미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학군 때문에 이사하려는 수요가 크게 줄어 집값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 최악에도 추가적인 상승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기대해 볼 수 있다.
 
가정 형편상 희망하는 특정학교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교육 수요의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고, 궁극적으론 집값 문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부작용도 염려된다. 광역학군제가 강남지역 전세시장과 주변 지역 부동산시장 불안을 다시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역학군제가 도입되면 오히려 강남 8학군 통학이 편리한 곳에 다시 전세수요가 발생돼 결국 강남에 전세나 월세를 얻으려는 수요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강남지역 임대시장을 불안케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그동안 비교적 집값이 안정적이던 강남 인근 관악구와 구로구, 동작구 등까지 불안한 아파트값 상승현상이 확대돼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목동이나 중계동과 같이 학군보다는 학원가가 주변 부동산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즉 학군 외에도 강남, 강북의 교육 인프라 불균형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만 학군광역화가 집값 안정화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교육문제 외에도 각종 사회적 인프라를 균형 배치해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지선 닥터아파트 주임애널리스트
現) 닥터아파트 시황분석팀 근무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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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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