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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의 역할과 부동산의 현실

2013-05-21 | 작성자 윤정웅 | 조회수 9,108 | 추천수 199

수도시설이 없던 옛날엔 마당 한구석이나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동네 적당한 곳에 굵은 쇠파이프를 묻고, 맨 꼭대기에 펌프를 달아 사람이 직접 펌프 손잡이를 눌러 물을 퍼 올렸는데 이걸 쉬운 말로 수도펌프라 했었다. 지금도 농촌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다.

펌프 손잡이를 눌러보신 분들께서는 금방 이해하시리라. 이게 보통 힘 드는 게 아니다. 연약한 여인네들은 물 한 동이를 퍼 올리려면 젖 먹던 힘까지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집안에서는 대개 남정네들이 하거나, 공동수도펌프에서는 힘센 부녀자들이 고무로 된 들통에 퍼놓고, 퍼 놓은 물을 떠가게 했다.

땅에 박힌 쇠파이프에는 언제나 물이 차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시간이 오래 되거나 고무 성질의 펌프가 낡게 되면 물은 밑으로 흘러 버리고, 파이프 안에는 공기가 가득차서 펌프를 눌러도 물이 올라오지 않는다. 이럴 때에는 이미 길러놓은 물 한 바가지나 두 바가지를 펌프에 붓고 파이프 질을 하게 되는데 이 물을 “마중물”이라 한다.

지금 공기 빠진 수동펌프에 물 한 바가지는 이미 부었다. 어디에다 부었을까? 부동산시장에 부었다. 집은 안 팔리고 전세금이 오르자, 이를 거꾸로 돌리기 위해 집 사는 사람에게 세금혜택 주고, 대출도 많이 해주도록 활성화대책이라는 물 한 바가지를 부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도펌프를 아무리 눌러대도 물은 올라오지 않는다.

오히려 서울 어느 지역 아파트는 전세금이 78%를 넘었다고 한다. 집을 살만한 사람들도 사지 않겠다고 고개를 흔든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사 놔도 돈이 붙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돈이 붙을 것이라는 확인 도장은 아무도 찍어줄 사람이 없다. 

그 다음으로는, 집 있는 사람들이 재테크개념으로 또 주택을 사야 하는데 그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라는 울타리에 갇혀 혀들 내두른다. 그렇다면, 돈 있는 사람들은 금고 주문해놓고 차곡차곡 현금으로 쌓아 두시겠지. 요즘 그래서 금고가 잘 팔린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부동산시장 좀 좋아진다 싶으면 만만한 강아지 발로 차듯, 다주택자들을 투기꾼으로 몰아 부치면서 발로 찼던 일이 어디 한 두 번이던가. 이제는 속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 모양이다. 오히려 가지고 있는 주택 팔기 위해 내놨다, 걷어 들였다. 눈치가 치열하다.

그 외에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는 많다. 분양가상한제폐지, DTI폐지. LTV폐지 등등… 이런 악법은 언제 없어질 것인가? 문제의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해 손해를 본 돈이 7조원이라 한다. 그것 때문에 내 집값 내려 손해보고, 세금 내느라 손해 본 사람이 여러분들이다. 부동산 가지고 있다가 국 엎지르고, 그릇 깨고, 매 맞고, 쫓겨나고, 거시기까지 데인 셈이다.

그런데 웃기는 일은 또 있다. 무주택자에게 주기로 했던 보금자리 주택 중 약 25%는 연소득 3억 이상 고소득자들이 가져갔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그런 재주꾼 앞에 있는 우리들은 뭐라고 외쳐대야 할까? “나는 봉이다”라고 할 수밖에,

이명박 정부 때부터 마중물이야 수없이 부어댔지만, 물은 올라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뭘까? 이유인즉, 다른 곳에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수요에 비해 과다 공급된 주택이 무려 100만 가구쯤 된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지어대고, 한쪽에서는 집이 안 팔려 푸닥거리를 했으니 그게 어찌 내 팔자소관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4.1 부동산대책 나온 후로 말은 움직인다고 하지만, 괜한 소리다. 어쩌다 중개업소를 기웃거리는 손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으로 거래하려는 사람들이 아니고, 아주 버리다시피 하는 것 주우려 다니는 사람들이 가끔 있을 뿐이다. 결국 부동산은 냉랭하고, 경제는 암울하다.

시장이 이럴진대 이미 엎질러진 마중물 한 바가지는 집값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그러나 정부의 목표는 그게 아니다. 활성화가 목표일 것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두 바가지 째 마중물이 나오게 됐다. 추가경정예산안인데 이게 자그마치 20조 원이나 된다. 

국회를 통과한 예산이 17조3천억 원이고, 정부에서 집행 가능한 돈이 2조 원, 공공기관에서 투입할 돈이 1조 원이라고 하니 여기저기서 돈 벼락을 맞는 사람들이 나올 모양이다. 보금자리 주택처럼 또 재주 좋은 사람들이 가져가고, 우리들은 맹물만 마시지 않을는지? 그러나 이게 빨리 적제적소에 잘 쓰여야 죽어가는 환자를 살려 낼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이라는 자동차가 자꾸 뒤로 밀려 내려가자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도록 뒷바퀴 밑에 버팀목을 괴어 놓은 게 지난 부동산활성화대책이었다면 앞으로 나올 추경예산은 자동차를 뒤에서 밀어주는 힘으로 이해하시라. 6개월째 2.75%에 묶여있던 기준금리도 2.50%로 내렸다. 20조 원의 추경예산과 기준금리 인하로 멈춰 서버린 차를 밀어 올릴 수 있을까?

또 몇 개월 기다려 보자. 기다림으로 가득 찬 우리들의 인생 100세, 세월인부대(歲月人不待)라 했던가.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으나, 우리들은 또 기다릴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무정한 세월에 속지 않고, 야속한 세월에 원망이 없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바랄 뿐이다.

윤정웅 내 집 마련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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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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