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에서 요구되는 부동산 공약의 조건

2012-07-30 | 작성자 김규정 | 조회수 8,217 | 추천수 296
여름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각종 부동산 관련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하는 부동산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달 99.0을 기록해 2년 만에 100이하로 떨어졌고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전망이 늘어났음을 보여줬다.

주택 거래량도 작년 동기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국토해양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전국에서 발생한 주택 거래량은 5만 692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3% 줄었다.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주택, 연립 등의 거래량도 감소했고 지방 주택시장의 거래도 줄었다.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주거지역의 주택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내렸지만 수요자들의 구매심리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있다. 부동산 경기 단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낮고 추가적인 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위축된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7일 당정협의회에서 발표된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방안은 실망감이 컸다. 5.10대책의 후속 조치로 국토해양부가 입법 예고한 분양가 상한제의 폐지, 재건축 부담금 부과 중지 법안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취득세 감면 등 앞서 새누리당이 언급했던 알맹이들은 빠졌다.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사안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기존의 정부 정책이 재확인 된 수준에 그쳤다.

안타까운 것은 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주요 부동산 정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보다도 여전히 부동산 정책이 전략적으로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5.10대책을 중심으로 최근의 정부 부동산 대책은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의 협의 부족, 입법화 지연 등이 반복되면서 실행력이 부족했고 거듭된 부동산 대책의 발표 내용은 재탕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결국 소비자와 부동산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됐고 제도적 부양 대책의 효과는 크게 반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 당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요구나 필요성을 기준으로 검토되기 보다는 표심을 근거로 결정되고 단기적으로 사용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종 결정될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효과와는 별개로, 반복되는 정책의 발표 이후 입법화 및 시행의 부재는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단기적인 왜곡을 발생시키면서도 근본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는 제도로 자리잡지 못하는 위험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

연말로 다가온 대선레이스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이러한 우려는 증폭된다. 부동산 시장의 현안이 개인의 자산은 물론 국내 경제 상황과도 직결되는 만큼 대선 과정에서도 부동산에 관련된 정책들이 논의되고 생산될 것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대선 정국이 부동산 시장에 실리를 살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대선 레이스가 진행되면서 경기 부양과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 노력이 제도적인 결실을 맺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시장에 이미 발표된 부동산 정책들의 입법화와 시행이 중요하고 이후의 부동산 정책 결정과 발표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시행되지 못하고 흐지부지 사라지는 부동산 활성화 방안들은 오히려 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뿐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실행 여부가 불확실한 부동산 정책 공약은 차라리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마저 드는 이유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선의 효과를 오히려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5.10대책 등 이미 발표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시행되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대선 정국과 그에 따른 정책적 이해 관계가 얽히게 되면 입법화 과정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앞서 당정협의에서 도출된 분양가 상한제 폐지나 재건축 부담금 부과 중지 법안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외에도 여야간 대치 강도가 높은 사안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들 부동산 관련 제도들의 입법화가 하반기에 가능할 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여야간 대치 정국에서 입법화에 이르지 못하면 사실상 무의미한 발표에 그칠 수 밖에 없다.

각 부양책의 시행 이후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반복되는 정책 발표의 피로감과 시행 부재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실망감이 더 이상 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규정 센터장 /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www.r11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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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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