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봄은 짧고 겨울은 길다.

2009-04-30 | 작성자 윤정웅 | 조회수 16,206 | 추천수 475

<매도세와 매수세는 가까워지고 있다>


금년 들어 강남부근의 소형주택 팔자(八字)가 뒤웅박 팔자라고 해도 될는지 모르겠네요. 옛날에는 여자팔자가 뒤웅박 팔자라고 했었던가요. 어느 남자의 허리에 매달리느냐에 따라서 팔자가 변한다는 말이었는데 지금 이런 말 함부로 했다가는 여자분 들에게 몽둥이 맞아 죽을 것이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여지없이 매장 당하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강남이하 지역의 소형이나 재건축 대상 아파트 팔자가 뒤웅박 팔자로 변했습니다.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서 팔려가야 할지 그대로 있어야 할지 자고 나면 판단이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는 그저 새로운 주인이 누구일지 궁금할 뿐이지요.


아파트가 말을 하지 못해서 그렇지 그게 말을 할 수 있다면 참 많은 말들이 튀어 나올 겁니다. 누가 대출 많이 받고 나를 사라했느냐, 왜 남매를 샀느냐(두 채), 3형제(세 채)가 뭐냐? 남들은 4형제(아파트 두 채와 오피스텔 2 채)인데 왜 우리는 무자식(무주택)이냐? 라고들 말입니다.


필자가 어쩌다 부동산칼럼니스트가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이거 해 먹기도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돈이 생기는 직업도 아닌 처지에 매일 글을 써야 하니까요. 또 양심에 비추어 글을 써야 하거든요. 원래 칼끝은 휘는 일이 있더라도 붓끝은 휘는 일이 없어야 하는 일이므로 글만은 올바로 써야한다는 뜻이 될 것 같습니다.


칼럼 내용 중 제일 곤란한 문제는 시장예측과 시세를 논하는 문제가 되겠네요. 언제 쯤 집값이 오른다, 내린다 하는 말에는 어찌나 과민반응이 일어나는지 여간 조심스럽지 않더라는 말입니다. 사람이란 자신에게 유리하면 조용하다가도 비위가 틀리면 악플을 달아버리니까요. 악플을 달지 않게 하려면 비위를 건들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봅니다만,


일단 붓끝을 놀렸으니 글을 써야 하겠네요. 부동산에 대한 글을 쓰려면 시장예측과 가격에 대한 말을 빼놓을 수 없는데 요즘 뭐라고들 하던가요. 지금 집 팔아야 할까요? 라고 물으면 파세요. 라는 대답을 하고, 지금 집을 살까요? 라고 물으면 사도 좋습니다. 라는 대답을 합니다. 매도세와 매수세가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그러다보니 집을 팔고자 하는 사람이나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이나 제법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고 합니다. 파는 것도 좋고 사는 것도 좋다면 이제 주택시장은 다소나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집이란 놈의 팔자가 뒤웅박 팔자로 날마다 변하고 있다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팔까요? 파세요>


사람마다 모든 일을 처리할 때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사주팔자라고 봅니다. 옆에서 하지 말라고 해도 눈에 콩깍지가 씌게 되면 자기 마음대로 해버리기 때문에 그도 팔자소관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설사 어찌어찌해서 전문가의 조언을 얻은 다음 집 한 채 장만해 놓고 집값 오르기를 기다렸으나 그게 희망사항으로 흘러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겁니다. 다달이 대출이자 갚느라고 못 입고 못 먹고 살았는데 그런 와중에 집값이 내렸다는 말을 듣게 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하더군요.


집을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내 팔자에 무슨 집이냐고 하면서 차라리 팔아 치우고 오막살이에서 살더라도 잘 먹고 편히 살겠다는 마음으로 팔아 버렸더니 집을 판지 6개월도 되지 아니하여 수천만 원이 올라버렸다고 하면서 팔자타령 하는 사람도 부지기수 봐왔습니다.


요즘 팔까요? 라는 상담과 살까요? 라는 상담은 5대5로 비슷하더군요. 파시겠다는 분들은 주로 갈아타기를 하는 분들이고 사시겠다는 분들은 주로 내 집 마련을 하시는 분들이 많음을 느꼈습니다.


문제는 대출입니다. 대출액은 매입총액에서 절반을 초과하지 말라, 는 권유를 하고 있습니다만 욕심 많은 분들은 대출받고 전세 놓고 또 한 채를 사고 싶다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입씨름을 하다보면 많은 시간을 빼앗길 때도 있습니다.


별도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요즘은 부동산을 파는 시기로는 맞다, 는 의견을 내 놓습니다. 파는 사람으로서는 아직 시세가 회복이 안 되어 억울하다 할 수 있겠지만 팔고 다시 사는 입장이라면 또 싸게 살 수 있어서 피장파장의 이치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녀자들 중에는 나 홀로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눈치 살살 보면서 정보를 얻어내려는 의도적 질문을 하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런 분들 중에 자신의 꾀에 속아 나중에 손해를 입은 분들을 종종 봐왔습니다. 그에 비하면 계산이 우둔하신 분들이 의외로 재테크를 잘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지금 살까요? 사세요>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사 놓으면 나중에 값이 오른다는 최소한의 확인 도장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누구를 막론하고 도장 찍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겠지요. 그래서 도장 찍어줄 사람을 찾기 위하여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 보는데 답은 거의 대동소이 하게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부동산을 사려는 분들은 여론에 너무 민감하다는 표현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의 형편과 처지는 무시하고 남이 가면 나도 간다는 식으로 무작정 따라가다가 손해를 보는 수도 있고 사기를 당하는 수도 종종 일어납니다.


부동산을 구입하게 될 때에는 언제나 자신의 힘에 맞는 짐을 짊어지라는 권유를 드립니다. 주위 사람들의 얘기만 듣고 전혀 모르는 분야에 함부로 투자하면 꼭 손해를 자초하게 되는 것입니다.


경매가 좋다 하면 경매로 우르르 몰려가고 신도시 어디에 대박난다고 하면 밤새워 줄을 서는 일은 온당하지 못합니다. 시골에도 집이 남아도는 시점에 임대원룸주택 산다고 큰 꿈을 키우는 걸 보노라면 답답할 때도 늘 있습니다.


자- 요즘 주택을 마련하실 분들께 권유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선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살펴보셔야 합니다. 다소 입지가 좋다 해도 가격 면에서 불리하게 되면 지금의 위기는 회복기간이 길어 커다란 금융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투자성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고자 하시는 분들께서는 3년 후를 보시고 크고 똘똘한 놈을 선택하심이 옳습니다. 지금은 소형위주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시장이 회복되면 큰 놈이라야 백두장사급에 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플레 위험도 감지해야>


지금은 투자와 소비는 일어나지 않고 있음에도 시중에는 돈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몰릴 위험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을에 노래를 하기 위해 봄에 씨를 뿌리고 있는데 이상하게 싹이 잘 트고 있지 않다는 표현으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결국 돈이 넘쳐나게 되면 석유, 금, 곡물, 부동산 등이 오르게 되고 오히려 달러는 하향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실물경기를 부축이기 위해 펼치고 있는 인플레 정책이 자칫 자산시장의 거품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를 살려놔도 인플레로 다시 까먹을 수 있는 것이고 서민들은 또 고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공에 바람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 잘 뛰기도 하지만 터질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도 있다는 말씀으로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은 부동산을 사는 시기로도 맞고 파는 시기로도 맞습니다. 2006년 하반기 때의 높은 시세에는 아직 어림없지만 앞으로도 그 가격에는 미치지 못하게 됩니다. 행여 그때 그 가격을 기대하지 마시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다소 부족할 때가 좋고 밥도 양이 덜 찰 때가 좋다고 하지 않던가요?


사시는 분들께서도 더 내려 갈으실 것이라는 기대는 위험합니다. 바람이 빵빵한 공은 높이 뛰게 된다는 말씀을 다시 드립니다. 지역에 따라 상승폭이 큰 곳도 있다고 봐야 하겠지요. 부동산은 첫 걸음이 중요합니다. 작고 못났더라도 내 식구가 되면 정이 드는 게 세상사 이치입니다. 작고 싼 것부터 골라 보시죠.


글을 맺습니다. 봄은 짧고 겨울은 길다는 표현을 드리고 싶습니다. 강남을 위주로 잠시나마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는 건 다행이지만 이건 정부의 일시적인 부양책의 영향이라 볼 수 있을 것이고, 또 시중의 자금력이 밀어 올리는 힘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는 늘 멈칫거리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세계적인 경기가 풀리지 아니하여 몸살기가 길어질 것이라는 비유를 드림이 옳을 것 같습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항시 재채기를 할 우려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시되 항시 장기전에 대비할 실탄(돈)을 준비해 두심이 지혜로운 일일 것입니다.


수원대학교사회교육원 윤정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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