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만에 상승세 꺾인 집값

2016-03-07 | 작성자 김병화 | 조회수 5,906 | 추천수 139

봄 이사철 앞두고 이례적 하락…지역별 차별화 뚜렷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불씨가 살아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집값 하락 등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과 “그래도 될 곳은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침체론이 고개를 든 것은 한국감정원이 집값 하락 소식을 전하면서부터다. 감정원은 2월 15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국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2014년 6월 셋째 주 이후 1년 8개월(86주) 만이다.



서울, 반짝 하락 뒤 보합세

수도권에선 서울(-0.01%)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남구(-0.07%), 구로구(-0.06%), 영등포구(-0.03%) 등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지방에선 충남(-0.11%), 충북(-0.05%), 대구(-0.04%) 등이 하락했다.

성수기로 통하는 봄철 이사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날아든 이례적인 비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담보대출 심사 강화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7주 연속 보합을 이어 가던 집값이 결국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114도 같은 맥락의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전국 아파트 700만8500가구를 대상으로 시세 변동을 분석한 결과 3.9%인 27만2417가구의 매매가격( 2월 5일 기준)이 지난해 12월 말보다 하락했다는 내용이다.

지역별로는 전체 41만5488가구의 12.1%인 5만266가구의 가격이 떨어진 대구광역시의 비율이 가장 컸다. 대구에 이어 경북은 전체 아파트의 8.4%가 가격이 하락했고 서울은 5.8%, 경기는 204만1308가구 중 3.1%가 하락했다. 가격이 떨어진 아파트의 80% 이상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주택 증가 소식도 부동산 시장 침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전월 4만9724가구 대비 23.7%, 1만1788가구 늘어난 총 6만1512가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3만2221가구였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침체론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반대 의견도 제기됐다. 집값 하락과 미분양 아파트 증가 등은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여전히 오를 곳은 오르고 팔릴 곳은 팔린다는 것이다.

감정원이 20개월 만에 집값이 하락했다고 발표한 이후 1주일 뒤 내놓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2월 22일 기준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으로 하락 폭을 유지했지만 서울은 하락에서 보합으로 바뀌었다.

강북권에서는 학군 및 도심 접근성이 양호한 노원구(0.02%)가 상승 폭을 확대했고 성북구·강북구 등은 전주 상승 폭을 유지했다. 또한 강남권에서는 대기업 입주가 예정된 마곡지구를 중심으로 강서구가 상승 폭을 확대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마곡·제주·운정…호재 타고 상승 폭 확대

집값이 상승한 지역은 지방에도 있었다. 제주도는 신공항 개발 호재로, 울산광역시는 혁신도시 영향으로 올랐고 강원이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 예정 및 원주혁신도시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 갔다.

감정원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경기도 신도시(화성시·하남시 등)와 대구·경북 등에서는 하락세가 지속된 반면 교통 여건 개선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생활 여건이 양호한 지역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분양 우려에 대한 반박도 이어진다. 지난해 분양 시장에 몰아친 열풍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될 곳은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분양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대우건설이 공급한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는 개발 호재로 뒤늦게 흥행에 성공했다.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는 지하 1층~지상 25층, 21개동, 총 1956가구의 대단지로 지난해 10월 손님맞이에 나섰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000만원대 초반. 초기 청약 결과는 저조했다. 1순위 청약 접수에서는 총 1952가구 모집에 103명이 청약하는데 그쳤다. 심지어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이후 굵직굵직한 개발 호재 소식이 이어졌다. 먼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파주 LG디스플레이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P10 공장 건설을 위해 총 1조84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공장은 9세대 이상 초대형 OLED 생산 라인과 플렉서블 OLED 라인으로 구성될 계획이며 연내 공장 착공을 추진해 2018년 상반기 첫 생산 라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호선 파주 연장도 확정됐다. 국토부는 2월 3일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통해 기존 일산 킨텍스까지 예정돼 있던 GTX 서울 삼성~고양 킨텍스 노선을 파주 운정신도시까지 6km 연장해 신설하는 사업과 지하철 3호선 대화역에서 운정신도시까지 7km 연장하는 사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잇단 개발 호재에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초반에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개발 호재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어느새 70% 가까이 계약을 완료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론에도 현재 계약률이 꾸준히 상승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건설이 지난해 9월 선보인 ‘수원 권선 꿈에그린 뉴스테이’는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가 인기를 끌며 자연스럽게 흥행에 성공했다. 2월 25일 현재 계약률은 99%, 전체 2400가구 중 2380가구가 계약을 완료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전국 최고 수준의 전세난이 지속되는 수원에서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신개념 임대 아파트를 공급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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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경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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