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vs 건물, 임대 전략 짜기

2015-08-17 | 작성자 서대식 | 조회수 7,380 | 추천수 126

건물 지어 세 주는 게 편하지만 ‘5년 계약’·권리금 부담

나대지를 소유하고 있는 A는 B에게 토지를 임대하고 B는 이 토지 위에 단층 건물을 세운 다음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자 한다.

A는 B와 토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 되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주변 사람으로부터 차라리 토지 위에 건물을 세운 다음 그 건물을 임대하는 것이 낫다는 말을 들었다. A는 토지 임대차로 할지, 건물 임대차로 할지 고민이 됐다. 어떤 편이 보다 유리할까.

토지 임대차든 건물 임대차든 임대인은 부동산을 임차인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보증금과 차임을 지급하는 것은 동일하다. 그리고 임대차가 종료됐을 때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원상 회복을 위해 부동산을 인도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토지로 임대하면 지상물 철거 ‘골치’
그런데 토지 임대차에서는 건물 임대차와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임차인은 나대지 상태에서 토지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그 나대지 위에 건물을 신축할 수도 있다.

본 사안에서도 B는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려면 건물이 필요할 것이다.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게 되면 토지 임대차가 종료됐을 때 임차인은 이 건물을 철거해 원상 회복해야 할까.

철거해야 한다면 임차인은 적지 않은 손해를 볼 수 있고 건물을 철거하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민법은 임차인에게 ‘지상물매수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즉, 임대차가 종료된 시점에 임차인은 건물을 철거해도 되지만 선택에 따라 임대인에게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도 있다. 임차인이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일단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 지상 건물에 관한 매매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본다.

지상물매수청구권은 임대인의 동의를 얻지 않고 건물을 세웠어도 인정된다. 무허가 건물이라도 상관없다. 또한 임대인에게 그 건물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인정된다. 본 사안에서 임대인에게 정비소 용도로 세운 건물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 임대인의 비용으로 철거할 수밖에 없다.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미리 임대차 계약서에 ‘임대차가 종료되면 임차인은 지상 건물을 철거해 원상 회복을 해야 하고 임대인에게 어떠한 비용이나 대금 청구도 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문구를 적어 넣기도 한다.

그러나 지상물매수청구권에 관한 규정은 이른바 ‘편면적 강행 규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합의는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문구의 합의는 지상물매수청구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무효로 취급될 수 있다.

지상물매수청구권의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건물 소유권을 임대인이 가져오고 건물에 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본 사안에서라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일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 자동차 정비소 건물을 신축한 다음 임차인에게 정비소 건물을 임대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렇게 건물 임대차를 하게 되면 토지 임대차 보다 임대인에게 유리한 것일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이렇게 임대한 건물이 상가 건물이라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먼저 임차인이 임대차 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면 5년까지 계약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그리고 임차인이 정비소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면서 권리금을 수수하게 되면 이때부터는 임대인이 권리금을 보장해 줘야 한다.

결국 토지 임대차와 건물 임대차 중 어느 편이 더 나은지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번 사안에서는 만일 지상물매수청구권이 행사됐을 때 매매 대금 규모가 부담스럽지 않다면 토지 임대차를 체결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한편 임대인이 5년 이상의 장기 임대차를 원하고 있고 중간에 임차인이 변동돼 권리금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 건물 임대차가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서대식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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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경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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