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천 냥이면 주방이 구백 냥

2015-07-20 | 작성자 윤정웅 | 조회수 9,342 | 추천수 149

중형 아파트의 대표적인 규모가 전용면적 84(32-35). 중형아파트를 팔고 갈아타기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규모를 살까? 팔기 전에는 수도권 변두리에 작은 집 사서 조용히 살겠다고 하더니 주위에 그런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오히려 5천만 원이나 1억을 보태 전용면적 120(45평대)이상 준대형이나 그보다 훨씬 큰 대형주택을 사더라.

 

큰 차 타다가 작은 차타겠다는 사람도 마찬가지겠지. 다음 차 살 때는 기름 적게 먹고, 주차하기 쉬운 작은 차를 사겠다고 다짐해도 나중엔 더 큰 차를 사지 않던가. 사람의 습관과 욕심이란 함부로 바꿀 수 없는 것이어서 작은 주택, 작은 차량은 말뿐인 공염불이나 다름없게 된다.

 

주택시장의 파급효과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작은 것에서 중간 것, 중간 것에서 큰 것으로 옮기는 현상이 마치 물결에 밀려나는 고무풍선과도 같다. 대구. 부산. 울산. 창원. 광주. 대전. 세종의 큰 집들은 이미 거래가 한창이고, 수도권과 서울도 드문드문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대형주택에 살면서 이를 팔지 못해 애태우시던 분들, 정신 번쩍 차리고 팔 준비를 하시라. 값도 조금씩 올랐다. 주택시장이 장기적인 상승세로 돌아서자, 이왕이면 큰 집 사자는 욕심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중소형은 값이 꾸준히 올랐지만 대형이상은 오르지 않았기에 대형주택을 마련하기에 부담도 적다.

 

주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설 때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을 살펴보자. 값이 오를 땐 아무거나 사놓으면 돈이 될 것 같지만,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폐허만 남는 게 부동산시장이기도 하다. 죽도록 벌어서 한 입에 탁 털어 넣는 일도 허다하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살자.

 

1. 주택 사 모으지 말자.

 

모든 집들이 적게는 1-2천만 원, 크게는 억대로 오르는 걸 보면 자기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게 된다. 2채 사놨다가 이익을 보게 되면 2년 후에는 3채가 될 것이 분명하다. 여윳돈 모두 빼내고, 대출을 받거나 전세를 안고 사면 금방 2채를 살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냉정하다. 등기도 넘겨받기 전에 시장은 돌아서는 애인 등짝처럼 싸늘해 져서 값은 오름세를 멈추고 보합세에 머무르게 된다. 부동산시장의 활황은 1년이고, 보합세는 2년이며, 침체는 3년이다. 그 후 2년 동안 다시 보합으로 이어지다가 활황을 맞게 된다. 이익을 보려면 6-7년을 기다려야 한다. 집 사놓고 6-7년 동안 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2. 대출은 원리금 분할상환으로 하자.

 

주택담보 대출은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분할해서 납부하는 대출이 있고, 이자만 내다가 원금을 일시불로 갚는 대출이 있다. 우선은 이자만 내는 게 짐이 가볍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원금을 같이 내야 한다. 그때 금리라도 오르게 되면 매월 100만원 내던 불입금이 200만 원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그걸 감당하지 못할 때 4-5개월 후에는 경매에 이르게 된다. 주택이 열채라 해도 한 채가 경매에 이르게 되면 나머지 주택에도 영향이 미쳐 결국 열채를 다 날릴 수 있다. 역전세가 일어나도 마찬가지다. 전세 안고 집을 샀다가 전세금이 내리게 되면 급전을 얻어야 하고, 그걸 갚지 못하면 경매에 이르게 된다.

 

3. 조합주택 알고 덤벼라.

 

어느 제품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 비슷한 값싼 제품이 나오게 된다. 아파트도 신규분양이 잘 되면 조합주택이 쏟아진다. 조합주택은 값이 싸다. 제 기간에 제대로 지으면 서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좋은 제도다. 그러나 이게 가다가 끊어진 게 많고, 5-6년을 훨씬 넘어 어영부영 준공이 되는 것도 있다.

 

조합이 망해서 계약금도 찾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조합원을 모집해놓고도 수년 동안 토지를 사지 못해 헤매는 조합도 있고, 다 지어놓고 준공을 내지 못하는 조합도 있다.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85㎡이하인 1주택자로서 동일지역 시도에 6개월 이상 거주한자들은 청약자격이 있다.

 

4. 다운계약서나 업계약서 쓰지 마라.

 

분양권을 1년 안에 팔아 양도차익이 생기면 50%, 2년 안에 팔면 40%를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일반 부동산도 장기보유에 따라 6-38%의 세금을 내야 한다. 솔직히 말해 세금 많이 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걸 줄이기 위해 양도차익을 적게 하거나 매수액을 올리기 위한 계약서 작성은 옳지 않다.

 

개인이 적발될시 취득세 3배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지게 되며 이런 계약서를 작성해준 공인중개사는 과태료는 물론, 등록취소가 될 수 있고,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다운 계약서와 업계약서는 매도인. 매수인이 서로 이익을 보기 위해 한 일이지만 과수댁이 홀아비 사정 봐주다 임신하게 되면 머리 아프다.

 

5. 집 팔려거든 수리부터 해라.

 

아파트의 첫 인상은 현관이고, 주방은 집주인의 마음씨다. 첫 인상이 나쁘면 아무리 알랑방귀를 뀌어도 헛일이고, 마음씨가 나쁘게 보이면 흥정도 없이 퇴짜를 놓는다. 그래서 집이 천 냥이면 주방이 구백 냥이라고 하는 것이다. 현관에 유모차, 운동기구, 빈 감자 박스가 어지럽게 널려 있으면 빵점이다.

 

주방은 모든 제품이 밝고 깨끗해야 하며 통로가 좋고, 공기가 잘 통해야 한다. 싱크대나 찬장에 때 국물이 좔좔 흐르고, 집주인 여자 얼굴에 주근깨 덕지덕지 끼어있으면 헛일이다. 집을 얼른 팔고 싶거든 주방 시설을 바꾸자. 그러나 마누라는 주근깨가 끼었더라도 바꾸지 마라. 주방시설을 기가 막히게 바꿔놓으면 집 보러 오는 여자가 남편에게 여보옹~ 우리 이 집 사자앙~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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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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