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분양…내 집 마련 적기인가

2015-05-18 | 작성자 김병화 | 조회수 9,066 | 추천수 151

새 아파트 대거 입주하는 2017년 ‘주목’, 금리 인상 가능성 생각해야

재건축 사업 추진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 강남 삼성동 일대 아파트 전경.


2015년도 어느덧 넉 달이 지났다. 모처럼 아파트 분양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오픈하는 견본주택마다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청약 경쟁률은 고공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쯤에서 다시 한 번 고민된다. 집을 사야 할까, 사지 않아야 할까.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소식이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5년 4월 아파트 매매 거래는 1만831건으로 전세 거래(7939건)보다 36.4% 많았다(4월 27일까지 신고일 기준). 월간 아파트 거래량에서 매매가 전세를 앞선 것은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올해 1월만 해도 전세 거래(1만336건)가 매매(6832건)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아파트 매매가 전세 추월
이처럼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많아진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일단 전세대란의 악몽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부동산 시장 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6% 상승했다. 아파트 전세가율(매매 가격에 대한 전셋값 비율)도 71.0%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지난 3월 기준 금리를 기존 2.00%에서 1.75%로 인하했다. 역대 최저치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하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때마침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고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한 디딤돌 대출금리도 기존 2.6~3.4%에서 2.3~3.1%로 0.3% 포인트 낮췄다.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고 대출 부담이 줄어들자 서민들까지 “차라리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자”는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청약 1순위 자격 요건 완화(통장 가입 후 2년→1년)도 아파트 구매 심리를 부추겼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예·부금, 청약저축 포함)는 3월 기준 1019만980명으로 전달(991만4229명)보다 27만6751명 증가했다. 전국의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1977년 청약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말부터 분양 물량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3년 후에는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전망입니다. 최근 아파트 매매 분위기에 무턱대고 휩쓸렸다가는 입주 물량 폭탄에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여경희 닥터아파트 팀장)

전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새 아파트에 대한 욕망(?)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럴 때일수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2017년 이후 입주 물량 폭탄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2015년 예정된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30만8300여 가구에 달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 물량까지 포함하면 4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 아파트들이 예정대로 공사를 완료한 뒤 입주할 시점이다. 일시적으로 입주 물량이 몰리게 되면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 실제로 앞서 짧은 기간 동안 아파트 공급이 몰렸던 택지개발지구는 입주 시점에서 집값 하락 폭이 높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공사 기간이 착공일로부터 약 30개월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입주 물량 시한폭탄은 2017년 하반기에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속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무게추가 쏠린다. 이에 따라 전세난에 떠밀려 아파트 분양에 나섰던 서민들은 늘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급매물을 내놓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택 임대 관리 전문 회사 라이프테크의 박승국 대표는 “2017년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그전까지 살던 집이 빠져야 하는데 팔려는 사람만 많고 사려는 사람이 적다 보니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 이자 부담에 급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라리 그때 집을 사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59㎡ 이하 소형, 후폭풍 피할 수 있어
그렇다면 정말 지금 집을 사면 안 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도 괜찮다. 다만 잘 사야 한다. 분위기에 휩쓸려 무턱대고 빚내서 아파트를 매매하지 말고 신중히 골라야 한다.

일단 아파트 분양이 일시에 몰리지 않은 지역을 골라야 한다. 2017년 이후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나 위례신도시·하남 미사지구 같은 분양 인기 지역은 입주 물량 폭탄을 피할 수 없겠지만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2~4년의 시차를 두고 분양이 이뤄진 지역들도 많다. 인기 택지지구 등으로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시야를 좀 더 넓혀야 하는 이유다.

분양가 수준이 적절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최근 분양 시장이 과열되고 4월 1일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자 건설사들이 분양 가격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그동안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해 왔던 중견 건설사들까지도 고분양가 대열에 합세했다. 실제로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4월 공급된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 가격은 1026만 원으로, 같은 기간 공급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947만 원)보다 8.2% 정도 비쌌다. 향후 기대할 수 있는 프리미엄까지 붙여진 고분양가 아파트를 매매할 때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통이나 교육 여건 등도 중요하다. 실수요층이 많으면 입주 물량이 늘어나도 직격탄을 피할 수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봤을 때 중대형(59㎡ 이상)보다 소형(59㎡ 이하) 아파트가 안전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아파트에는 매매 갈아타기 수요와 세입자들이 동시에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59㎡짜리 아파트를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만큼 발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4월 기준 수도권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동탄역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6.0’의 59㎡ 타입은 89가구 모집에 1만1150명이 몰리며 125.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한 청약 성적이 비교적 저조했던 경기도 화성시 ‘봉담 2차 우방아이유쉘’도 59㎡ 타입은 유일하게 순위 내에서 모집 가구를 모두 채웠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15년 분양 물량이 집중되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올 법하지만 발품을 팔아서라도 조금만 신중하게 접근하면 입주 폭탄 후폭풍은 피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등에 대비해 대출 비중을 집값의 30% 이하로 낮추고 입지 여건 등을 고려해 신중히 고른 아파트 가격이 연 2%씩만 상승하면 매매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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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경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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