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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오류

2015-04-13 | 작성자 장인석 | 조회수 8,091 | 추천수 166

k씨는 결혼한 지 5년 되는 직장인으로 1억 원짜리 전세살이를 시작해서 2년마다 전세금이 올라 지금은 1억 5,000만원 전셋집에 살고 있다. 이들 부부는 맞벌이로 열심히 돈을 모아도 오르는 전세금을 충당하지 못해 3,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집을 사자니 돈은 모자라고 전세금 충당하느라 재테크는커녕 생활의 여유도 없어 심신이 매우 지쳐 있다.

전세살이에 넌덜이 난 P씨는 내 집 마련이 소원이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모아도 집값에는 터무니없이 모자라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데 이자까지 내면서 집을 사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기 때문에 무리해서 집을 사는 건 위험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전세살이를 할 수도 없고 노후준비도 해야 하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사는 게 재미가 없다.

 

전세난이 심화되어 전세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딸리기 때문이다. 주택소유주는 전세를 주면 손해가 크므로 월세로 전환하려 하는데, 임차인들은 월세로 살면 생돈이 나간다고 생각해 여전히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집값이 계속 오를 때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해도 수지가 맞는 장사였다. 하지만 집값이 안정기로 접어든 요즘에는 은행이자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전세는 집주인에게 불리하다. 전세 끼고 구입한 주택을 팔려 해도 매도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월세로 돌리고 매도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월세 물건은 비교적 많은데 전세물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월세에 비해 전세금이 비싼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의 경우엔 강남재건축 이주수요까지 겹쳐서 향후 20년간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전세난을 전세 세입자의 주택구입 유도와 주택공급 증가로 해결한다는 생각인데 이는 별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전세 세입자가 집을 사지 않는 이유는 돈도 부족하지만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믿기에 굳이 빚을 내면서까지 집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 사는 데 그간 모은 전 재산을 묻게 되면 재테크를 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주택공급을 늘린다고 해서 전세난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투자 목적으로 전세 끼고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는 사람도 요즘엔 월세를 주려고 하기 때문에 전세 매물은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세난을 잡으려면 정부와 지자체들이 저렴한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해야 한다. 그래야 서민들이 전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전세금 상승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임대주택 공급은 재원 마련도 어렵고 상당한 시일이 경과돼야 가능하므로 효과를 보려면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야 한다.

 

전세난으로 인해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할 때면 서민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진다. 아무리 돈을 아끼고 모아도 오르는 전세금을 충당할 수 없어서 전세자금 대출을 더 받거나 서울 외곽으로 떠나는 전세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몇 번 이사 가다보면 전세살이가 지긋지긋해 눈 딱 감고 대출 받아 집을 장만하자는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곤 한다.

하지만 대출 받아 집을 사거나 그냥 전세로 살거나 다 좋은 방법은 아니다. 대출 받아 집을 사면 빚 갚느라 허덕여야 하고, 그냥 전세로 살면 생돈이 나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상당한 거주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2년 후 재계약할 때 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는 것은 화폐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지 전셋집의 가치가 상승한 것은 아니다. 즉 세입자가 올려준 전세금만큼 내 돈의 가치는 떨어졌다는 뜻이다. 지하철 요금이 500원 하던 시절도 있는데 1,100원으로 올랐다면 지하철의 가치가 상승한 것이 아니고 돈의 가치가 떨어진 것과 같은 이치다.

게다가 전세로 살면 재테크할 종자돈을 묵혀두고 있는 것이니 돈을 아끼고 모으는 것 외엔 재테크할 방법이 전혀 없게 된다. 이래저래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전세로 살고 있는 분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고통스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전세의 월세시대도 대비하고 재테크할 수 있는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월세로 전환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월세로 살게 되면 ‘생돈’이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거주비용을 줄여서 손해를 줄이게 되고 나아가 재테크를 통해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집값이 안정된 선진국에 전세제도가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어떤 전문가는 ‘전세야 말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좋은 제도다’라는 궤변을 늘어놓는가 하면 정부는 전세난을 연착륙시킨다고 전세자금 대출을 시행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자연스런 흐름을 막고 있다. 전세를 유지하게 되면 큰돈이 엉덩이 밑에 깔려 있어 경제의 선순환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게 되고, 전세금을 마련하느라 허리가 휘는 서민들만 늘어나게 된다. 또한 전세가 유지되어야 전세금에 빚을 내 집을 마련하라는 유혹이 가능해 정부와 은행, 건설회사가 합작으로 서민들에게 집을 팔아먹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전세로 살게 되면 당신에게 밝은 미래는 절대 보장되지 않는다. 전세가 좋은 제도이고 내 돈이 고스란히 보관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고 오류다. 부동산 경기가 안정되면 전세는 소멸되고 월세가 정착되게 된다. 지금이라도 전세의 맹신에서 벗어나 월세를 받아들이고 남는 돈을 슬기롭게 투자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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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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