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버블은 붕괴하기 시작한 걸까

2014-11-03 | 작성자 정유신 | 조회수 60,226 | 추천수 229

중국 주택 가격 2년 만에 하락 반전

우려하던 중국의 주택 버블이 드디어 붕괴하나.
올 들어 주춤거리더니 5월 들어 신축 상품 주택 가격(70개 도시 평균)이 2년 만에 전월 수준 밑으로 하락, 반전하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축 주택의 가격뿐 아니라 1~5월 신축 주택 판매 면적도 3억6070만 ㎡로 전년 대비 7.8% 떨어졌다. 신축, 중고 주택 할 것 없이 가격이 하락한 도시 수가 2012년 6월 이후 최대다. 같은 기간 중국 대형 20개 부동산회사의 매출액도 2414억 위안으로 2013년 매출액의 28.3%에 불과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이처럼 냉각된 데는 펀더멘털 요인도 있지만 시장에선 주택 구입 제한, 공급 확대 등 정책 요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호조세고 자동차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는 걸로 봐서는 경기 전반이나 가계 상황이 나빠져서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그 첫째 원인으로 2013년 봄에 발표한 주택 구입 제한 조치를 꼽는다.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의 주택 구입을 제한한다든지, 거주한다 해도 두 번째와 세 번째 주택 구입을 제한하거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했는데, 중국은 외지인 구입과 주택을 복수로 사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 정책 효과가 상당히 컸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2006~2010년 베이징에서 판매된 주택 54만1595채 중에서 37%가 외지인 구입이라고 한다.

둘째, 주택 공급 증가에 따른 수급 균형 붕괴도 가격 하락의 요인이다. 대표적인 것이 ‘경제적용방(經濟適用房)’이라는 정부가 보장하는 저가 주택의 건설. 이들 보장성 주택은 이미 2011년까지 3000만 채가 건설됐고, 2011~2015년까지 추가로 3600만 채가 건설될 예정이다. 싼 가격으로 주택이 대규모 공급되면 당연히 일반 상품 주택 수요가 줄고 시장가격에 하락 압력을 주기 마련이다. 특히 ‘소산권방(小産權房)’이란 농촌의 집체 토지에 건설되는 주택의 대규모 건설이 문제다. 이는 일반 주택과 달리 토지 사용 허가증서나 부동산 등기가 없이 한정적 권리만 갖고 있다 해서 ‘소산권’이라고 한다. 현재 농촌 각지에서 난개발 되고 있는 데다 농민뿐 아니라 도시민에게도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 정치 문제로 비화되고 있기도 하다.

셋째, 금융 긴축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직전 2012년 부동산 시장의 약세만 해도 예금준비율 인하와 대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유도했다. 그러나 작년 말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강조한 후론 금융기관 전반을 대상으로 한 금리 인하 정책은 행하지 않고 아주 어려워 문제가 커질 경우에만 선별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의 영향
부동산 가격 하락은 소득 격차가 극심하고 공급 과잉 상태에 있는 중국엔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가격 하락이 심하면 지방 재정과 내수에도 부정적 영향이 커지게 된다. 특히 중국 지방정부는 토지 매각 수입이 40%로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과잉 냉각되면 타격이 심하다. 올해 5월 지방의 부동산 거래세액은 전년 대비 7%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40% 증가율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지방 수입이 줄면 지방정부의 채무도 우려된다. 대부분 지방이 ‘채무 상환의 토지 양도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창장 지역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저장성과 장쑤성의 채무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고, 상환이 지연되고 있는 불량채권도 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긍정적 효과도 있다. 중국은 부동산과 직결돼 있는 고정자산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러다 보니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고정자산 투자가 과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생산 공장과 지방 공공설비가 과잉 공급됐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이 조정되면 중국 경제에 문제가 되고 있는 과잉 설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당국이 확대, 육성하고자 하는 3차 산업의 경우 이미 부동산업의 기여도가 줄고 정보통신 서비스업, 리스 서비스업, 도소매업 등의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주택 가격이 높은지 또 높으면 얼마나 높은지 보는 지표로 주택 구입 기간(주택 가격/ 1인당 연평균소득)이 있다. 소위 부동산 시장의 펀더멘털 요인 중 하나다. 중국은 얼마나 되나. 2012년 기준 중국의 평균 주택 구입 기간은 7.3배로 국제적으로 합리 기준이라고 하는 4~6배 대비 30% 높다. 30% 높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미국 부동산학자들이 최고치 대비 30% 빠지면 ‘붕괴’라고 표현하는 것을 감안하면 30% 높다는 것은 중국 주택 가격이 버블 상태로 붕괴해도 이상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중국은 워낙 넓은 나라이고 지역별 계층별 소득 격차도 심해 주택 구입 기간도 차이가 많다. 베이징, 상하이, 저장성, 하이난성, 푸지엔성, 광둥성 등은 10배를 초과하는 반면, 내륙부는 5배 전후 수준이다. 따라서 버블이 꺼진다 해도 하락 정도의 편차는 심할 수 있다.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
베이징에서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향후 전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공급 과잉 문제에 주목하는 입장은 조정이 수년 갈 것으로 우려한다. 이들 의견에 의하면 중국의 주택 판매 재고는 10개월 정도가 적정 수준인데, 지금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하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3대 도시 재고는 15개월 이하이지만 2~4급의 지방 도시는 그 3~4배인 30~40개월 이상의 재고를 갖고 있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또 기본적으로 앞서 펀더멘털로 봐도 연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너무 높기도 하다. 지난해 이후 주택 구입을 위해 은행 대출보다 금리 높은 은행 신탁 등 기타 금융기관 차입금이 늘어난 것도 주택 매물이 늘어날 경우 급전 수요에 따른 주택 가격의 하락 압력을 크게 하는 요인이다.

반면 주택 구입 계층의 두터움에 주목하는 의견은 부동산의 버블 붕괴 가능성을 부인한다. 중국에서 자기 집을 구입하는 연령은 평균 31세로 선진국의 35~37세보다 훨씬 젊다. 주택대출의 담보 비율은 40~50%로 낮지 않지만 대부분 부모로부터 받은 경우가 많다. 유엔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30~34세 인구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11.1% 증가하고 특히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8%씩 증가한다. 그 후론 감소세로 바뀌지만 그때까진 30대 초반의 강한 주택 잠재 수요 즉 주택 판매의 황금기란 얘기다. 따라서 이들 의견은 이번 조정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단기 조정으로 끝날 것이라고 본다.

각각 나름의 논리를 갖고 있어 판단하기 쉽지는 않다.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냉각, 중장기적으론 상승 추세 지속으로 볼 수 있겠지만 문제는 단기 조정이 얼마나 길고 가격 하락이 어느 정도냐가 될 것이다. 아무튼 현실은 재고 조정과 주택 구입 계층의 실수요화, 그리고 정책적으로 결정되는 주택 공급량에 따라 결정될 것인데, 중국 당국은 적정 정도의 주택 가격 하락을 유도하려는 입장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대도시와 기타 도시 지역 간의 수요가 다르고 재고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재고가 많지 않고 소득 수준이 높은 대도시에선 가격 조정이 있어도 단기간에 끝나고 기타 도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즉 중국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양극화를 겪으며 조정 국면으로 맞이할 전망이란 얘기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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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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