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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재건축·재개발 조합 총회 풍경

2021-11-29 | 작성자 최혜진 | 조회수 521 | 추천수 10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11월부터 시행…전자 투표 활성화 길 열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창 사업을 진행하고 공사해야 하는 구역에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또 조합이 사업을 진행하려면 총회를 열어 조합원들에게 안건에 대해 그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데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으로 인해 이전처럼 실내에서 많은 인원이 모여 총회를 열 수 없게 됐다.

총회를 열려고 해도 구청에서 집회 금지로 총회를 열지 못하게 하거나 장소를 구하지 못해 무산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고 급한 대로 야외에서 총회를 하느라 한여름 땡볕에 앉아 총회를 진행하거나 거리 두기 단계가 낮은 지방에서 총회를 여는 등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최근 ‘위드 코로나’로 들어서 단계적 일상 회복에 나섰지만 총회는 여전히 사적 모임으로 개최하는 데 한계가 있고 언제 다시 거리 두기 단계가 강화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전처럼 총회를 개최하는 장소를 마련하거나 참석을 독려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총회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올해 8월 일부 개정됐고 11월 11일부터 시행됐다.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에는 조합 총회에서 의결권은 서면결의서라는 형식으로 행사하거나 직접 참석해 현장 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었는데 이에 더해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투표 결과 조작 막을 방안 필요해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에 따른 재난 발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해 시장·군수 등이 조합원의 직접 출석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사유가 제한됐기 때문에 전자적 방법의 의결권 행사가 전면 도입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법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총회에서 전자 투표 방식이 전혀 불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전자 투표 방식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의결권 행사에 편의성과 홍보 도우미들에 의한 의사 왜곡을 막기 위해 일부 조합에서 활용해 왔다.

정관에서 의결권 행사 방법 중 하나로 규정한 조합도 있었다. 하지만 전자 투표 방식에 의한 의결권의 경우에는 본인 확인 절차에 관해 엄격하게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고 있지 않은 이상 본인에 의한 행사 여부가 증명되기 어렵고 투표 후 철회하는 방식이 안내돼 있지 않은 경우에는 조합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종종 문제가 됐다.

조합 정관에서 총회 의결 방법으로 전자 투표 방식을 정하지 않았음에도 총회에서 전자 투표 방식에 의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하자 이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총회 개최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총회의 의결 방법에 대해 법에서는 정관에 위임하고 있고 정관에서 의결 방식을 한정하고 있거나 전자적 방식을 금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총회의 전자 투표 방식은 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의 서면결의서 제출을 통한 의결 방식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전자 투표의 불법적 대리 투표가 이뤄지거나 투표 결과가 조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정관에 전자 투표 방식을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전자 투표 방식에 의한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위와 같은 법원의 방침에 비춰 총회에서 전자 투표에 의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대해 개정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정관에서 그 방식을 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총회에서 전자 투표 방식에 의한 의결권 행사가 무조건 위법한 것은 아닌 것이라고 생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재건축·재개발에서는 공사 현장에서의 자재 수급 문제뿐만 아니라 공사를 위한 인력난 등을 겪고 있고 이에 앞서 사업 추진을 위한 총회 역시 많은 제한을 받고 있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자 투표 방식에 의한 의결권 행사는 앞으로 조합에서 필수적으로 도입될 절차로 보이고 그에 따라 대리 투표나 투표 결과의 조작 가능성으로 인해 조합원들의 의사가 왜곡되는 것을 엄격히 차단할 수 있는 방안 역시 마련돼야 한다.

최혜진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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