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들여 지은 집, 공익사업 수용 토지 보상액은 1억원뿐

2019-10-14 | 작성자 이승태 | 조회수 1,806 | 추천수 21
-토지 보상 기준인 표준공시지가, 실제 부동산 시세보다 턱없이 낮아

올 4월 토지난민연대 회원들이 국가의 토지 강제수용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승태 법무법인 도시와사람 대표 변호사] 대규모 공익사업이 예정된 지역에서 수용에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마을 전체를 뒤덮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09년 7명의 사망자와 24명의 부상자를 냈던 용산 참사는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세입자와 임차 상인에 대한 보상 문제로 촉발됐지만 그 근간에는 공익사업과 관련된 수용의 문제가 있다.

경기도 덕소 인근에서 30년째 살아오던 A는 5년 전에 2층 주택을 짓고 단란하게 살고 있다가 최근 큰 시름에 빠졌다. A가 살고 있던 주택과 그 대지가 고속도로 사업부지에 편입되면서 평생을 일궈 온 삶의 터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A는 사업 시행자에게 2인의 감정평가사가 평가한 주택의 협의 보상비라면서 1억1000만원을 제시받았는데 5년 전에 5억원 상당액을 들여 지은 주택 가격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또한 대지 역시 공지시가의 1.7배 정도의 액수로 평가를 받았는데 이 역시 실제 거래되는 주변 시세의 2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어서 A는 인근에서 비슷한 평수의 주택을 구하는 것조차 어렵게 됐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A에게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현실에서는 보상액에 대한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A는 자신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A는 해당 토지를 편입한 공익사업 자체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익사업은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사업 자체를 취소시키기는 쉽지 않다.

다음으로 토지 등이 수용되는 것은 양보하되 정당한 손실 보상금을 받기 위해 다투는 방법이 있다. 이는 다시 협의 취득과 강제수용 절차에 따른 취득으로 나뉜다. 협의 취득은 사업 시행자가 토지 등 소유자에게 일정 기간을 정해 협의 보상 요청을 하고 토지 등 소유자가 이에 응할 때 가능하다.

이때 양 당사자 사이의 협의는 사업 시행자가 제시한 협의 보상액을 기준으로 하는데 협의 보상액은 사업 시행자가 지정한 감정평가업자 그리고 시·도지사와 토지 등 소유자가 각 추천한 감정평가업자가 평가한 평가액을 산술평균해 산정된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수준의 협의 보상액이 산출되지 않았다면 토지 등 소유자는 강제수용 절차에서의 불복을 통해 손실 보상금의 증액을 다툴 수 있다.

이와 같이 토지보상법에서 A가 보상 금액을 다툴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토지 등 소유자들은 토지 등 보상에서 가장 큰 문제로 토지 보상의 기준과 감정평가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토지보상법에 따라 취득하는 토지는 표준공시지가에 그 공시 기준일부터 가격 시점까지의 토지의 이용계획·지가변동률·생산자물가상승률 등과 그 밖에 그 토지의 환경 등을 고려해 평가한 가격으로 보상하도록 돼 있는데 그 기초가 되는 표준공시지가가 실제 부동산 시장의 시세보다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택 등 건축물은 감정평가에 의해 산정된 가격에 보상하는데 그 금액으로는 현재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상태의 주택을 매입할 수 없다.

공익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토지 등 소유자들의 눈물과 웃음으로 점철된 추억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리고 만다. 공익사업이라는 미명하에 평생의 삶의 터전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떠나야만 하는 토지 등 소유자들의 아픔은 단순한 보상액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이즈음에서 과연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재산권의 정당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실질적인 보상을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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