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이혼 부부의 재산 분할… ‘양도세·증여세’는 어떻게

2018-02-21 | 작성자 사봉관 | 조회수 2,505 | 추천수 59


[한경비즈니스=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A와 B는 결혼 초기부터 성격 차이로 자주 다투다가 A의 부정행위 등이 원인이 돼 5년 전부터 사실상 별거 상태다. 이 부부는 딸이 최근 결혼하자 협의이혼하기로 했다.

그리고 각자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예금과 현금, 지방에 있는 임야 등은 남편인 A가 소유권을 그대로 유지하고 분당에 있는 시가 50억원 상당의 건물(‘이 사건 건물’)은 부인인 B에게 재산 분할과 위자료 명목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또 A와 B의 공동 명의(지분 2분의 1)로 된 아파트의 소유권은 그대로 두고 서로간의 사생활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계속 아파트에서 거주하기로 하는 재산 분할 및 위자료 약정을 했다.

그런데 과세 관청은 △A가 B에게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이전한 것은 소득세법상 유상 양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처분을 하고 △A와 B가 이혼 후에도 계속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A와 B가 가장 이혼을 하고 재산 분할 명목으로 이 사건 건물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처분을 했다.

A와 B는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납부해야 할까.

물론 이혼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왕 마음을 굳혔다면 그 후의 문제, 특히 재산의 분할을 합리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고 재산 분할과 관련한 세금 문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가장 이혼’ 아니라면 증여세 대상 아냐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로 재산이 이전되면 증여세가 부과될까. 우선 법률상의 부부 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이혼이 성립됐다면 그 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 간에 이혼의 의사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또한 이혼이 ‘가장 이혼’으로 무효가 되려면 누구나 납득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 그리고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도로, 재산의 무상 이전으로 볼 수 없으므로 그 이혼이 가장 이혼으로 무효가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2016두58901 판결).

따라서 협의이혼 후에도 A와 B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한 사정만으로는 A와 B가 가장 이혼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재산분할청구권 제도의 취지에 반해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상속세나 증여세 등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 그 실질이 증여라고 평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 상당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부동산 양도는 ‘재산 분할’이 현명 

그러면 양도소득세는 어떨까. 협의이혼하면서 실질적인 부부 공동재산을 청산하기 위해 이뤄지는 재산 분할은 그 법적 성격, 분할 대상과 범위 등에 비춰 볼 때 공유물 분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재산 분할의 방편으로 행한 자산의 이전에 대해서는 공유물 분할에 관한 법리가 준용된다는 것이 판례다(대법원 96누14401 판결).

따라서 A가 B에게 이 사건 건물을 이전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유물 분할에 관한 법리에 따라 위 건물 이전이 유상 양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재산 분할이 이뤄짐으로써 분여자인 A의 재산 분할 의무가 소멸하는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고 해도 이러한 경제적 이익이 분할 재산의 양도와 대가적 관계에 있는 자산의 출연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재산 분할에 의한 자산의 이전이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되는 유상 양도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참고로 이와 같이 재산 분할에 의한 자산 이전에는 공유물 분할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므로 B가 나중에 재산 분할로 받은 이 사건 건물을 처분하면 양도 차익을 산출할 때 취득가액을 ‘재산 분할 시’가 아니라 ‘배우자인 A의 최초 취득 시’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한편 재산 분할에 의한 자산 이전과 달리 부부가 이혼하게 돼 남편이 부인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소유인 주택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은 어떨까. 이는 부인에 대한 위자료 채무의 이행에 갈음한 것으로, 그 주택을 양도한 대가로 위자료를 지급할 채무가 소멸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 주택의 양도는 ‘양도소득세의 부과 대상’이 되는 유상 양도에 해당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대법원 95누4599 판결). 따라서 협의이혼 시 재산 분할과 위자료 약정을 할 때 ‘현금의 지급은 위자료로, 부동산의 양도는 재산 분할로 정리’하는 것이 세금 문제에 관한 한 가장 유리한 방법이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끝으로 이 사안과 같이 A와 B가 재산 분할과 위자료의 수액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건물을 이전했다면 양도소득세의 과세 대상이 되는 위자료 부분은 누가 어떻게 입증해야 될까.

과세 처분의 위법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서 과세 요건의 존재에 대한 입증 책임이 처분청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협의이혼 또는 재판상 화해나 조정에 의한 이혼을 하면서 위자료와 재산 분할, 자녀 양육비 등 각각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한 채 자산을 이전하면 그 자산 중 양도소득세의 과세 대상이 되는 유상 양도에 해당하는 위자료와 자녀 양육비의 입증 책임도 원칙적으로는 처분청에 있다(대법원 2001두4573 판결).

다만 처분청은 위자료나 자녀 양육비의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할 필요는 없고 단지 그 액수를 정할 수 있는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와 같은 자료를 토대로 혼인 기간, 파탄의 원인과 당사자의 귀책사유, 재산 정도 및 직업, 당해 양도 자산의 가액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직권으로 위자료나 자녀 양육비의 액수를 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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