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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법 규정, 상가 권리금 다툼은 오락가락

2018-01-02 | 작성자 최광석 | 조회수 2,035 | 추천수 61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2년, ‘방해 행위’ 등 판단 요건 불분명해 각종 분쟁 속출

[한경비즈니스=최광석 법무법인 득아 대표변호사] 2015년 5월, 상가 권리금 회수 청구권을 골자로 하는 개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시행 당시부터 불명확한 법 규정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시행 2년이 지난 지금 관련 분쟁이 속출하고 있다. ‘현저히 고액의 보증금과 차임’, ‘정당한 사유 없이’ 등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의 핵심 요건들을 불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각각의 사례들마다 ‘방해 행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상가 권리금 회수 청구권을 둘러싼 분쟁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명확하지 않은 법 규정 때문에 분쟁 양상 역시 매우 복잡하고 다른 사건에 비해 재판 종결에 따르는 시간도 훨씬 더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입주자를 기다리고 있는 도심의 상가 건물. (/한국경제신문)


◆모호할 수밖에 없는 임대료의 ‘적정가’

필자는 임대인을 대리해 임차인을 상대로 건물 명도 청구 소송을 진행한 적이 있다. 권리금 회수 청구권을 방해 당했다는 이유로 반소가 제기돼 분쟁 끝에 최근 판결이 선고됐다.

임차인은 ‘임대차 보증금 2억원, 월차임 1280만원인 기존 임대차 상태에서 임대인이 월 1400만원을 신규 임차 희망자에게 제시한 것은 과다한 임대료를 요구한 것이고 그 때문에 새로운 임대차 계약이 결렬됐으니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가 성립된다. 따라서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지급받기로 했던 권리금 3억2000만원을 손해배상 청구한다’고 재판에서 주장했다.  

적정한 임대료라는 것은 모호할 수밖에 없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통상적으로 이를 판단하기 위해 임대료 감정을 신청하게 되는데 그 감정의 잣대 역시 들쭉날쭉한 것이 많다. 이 때문에 감정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했다.

임대차 보증금이 2억원이어서 당시 주변 적정 시세는 월 1344만6000원으로 평가 받았다. 따라서 임대인이 현저히 높은 차임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는 우리 주장이 타당한 것으로 법원이 판단하게 돼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치열한 논쟁을 벌인 쟁점이 있었다. 기존 임차인이 소개한 신규 임차인이라는 사람이 진정한 임차 희망자가 아니라 소위 ‘들러리 임차인’이 아닌지에 대한 다툼이었다.

기존 임차인이 소개한 신규 임차인이라는 사람은 기존 임차인과 친인척 관계에 있었다. 또 신규 임차인은 임대인의 면담 요청을 회피하는 등 임대차 계약에 적극적이지 않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기존 임차인의 들러리로 의심될 만한 여러 정황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가리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를 사기죄로 형사 고소했는데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민사사건에서 파생된 형사 고소 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태도가 매우 소극적인 데다 가까운 사이인 두 사람이 수사기관 조사를 대비해 미리 권리금 거래 경위에 대해 각본대로 잘 연습해 둔 덕분(?)으로 짐작됐다.

이제 진실을 가리기 위해 남은 방법은 신규 임차인이라는 사람을 민사재판에서 증인 신청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진짜 임차인을 가려내는 방법

당시 재판은 감정 결과를 통해 보증금 2억원의 적정 월차임이 1344만6000원이라는 감정 결과가 나온 상태였다. 이러한 감정 결과에 따르면 임대인 제시액 월 1400만원은 적정 차임에 비해 다소 높지만 ‘현저히 높다’고는 확신할 수 없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현저히 비싼 금액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고 그렇다면 이것만으로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짜 맞춘 것처럼 답할 것이 빤한 비우호적인 사람을 증인 신청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대방에 우호적인 증인은 가급적 증인 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증인 신문의 기본 원칙도 다시 생각했다.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증인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변호사의 직감으로 볼 때 이 사람은 거의 틀림없는 ‘들러리’였다. 그렇다면 상대방은 진실을 가장한 사실관계를 기계적으로 외워 대답하게 된다.

이때 이들이 예상하지 못한 돌발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면 상대방의 허점을 공략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만약 이런 공략에 실패하더라도 ‘현저히 높은 차임 요구가 아니다’는 우리의 주된 주장을 피력하는 데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필자의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권리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권리금 액수를 정하기 위해서는 월 매상과 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이 건 임대차는 보증금 2억원에 월차임 1400만원, 그들끼리 정했다고 하는 권리금이 3억2000만원으로 거액이라는 점에서 인수하는 매장의 월 매출과 수익에 대해 당연히 큰 고민을 했을 것이다.

만약 이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 누가 보더라도 비정상적인 거래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필자는 해당 점포의 월 매상과 수익에 대해 상대방이 제대로 알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근거로 권리금을 3억2000만원으로 정했는지 돌발 질문으로 준비했다.

다행스럽게도 증인은 이 질문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는지 당황한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당시 재판부 역시 이런 증언을 매우 의아해 했고 결국 판결문에서도 ‘진정한 신규 임차인인지 여부가 의심된다’는 취지로 판시될 수 있었다.

결국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인지 여부는 법 규정의 모호성이라는 점 때문에 개별 사안들마다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이해 당사자들은 선고되는 관련 판결을 꾸준히 숙지하면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처하는 것이 판례가 미확립된 현재로서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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