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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스트레스, 법으로 해결할 수 없나

2017-10-23 | 작성자 사봉관 | 조회수 2,213 | 추천수 73
층간소음·외부소음 등 ‘소음 주체’에 따라 법적 해결방법 달라져

[한경비즈니스=사봉관 법무법인 지평변호사] 오래 사귄 사랑하는 여인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던 A. 직장에서 조금 멀기는 하지만 급매물이어서 가격이 저렴한데다 최근 내부 수리를 해 깔끔한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매입했다.

아파트 옆으로 고속국도가 지나고 있어 소음이 염려되기는 했지만 맞벌이 부부여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고 오히려 교통이 좋아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혼 생활의 달콤함 때문이었는지 입주 후 얼마 동안은 그럭저럭 버틸만 했는데 도로에서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자다가 여러 번 깨기도 하고 깊게 잠이 들지 못해 직장에서 졸기 일쑤였다. 특히 베란다 창문은 낮에도 도로 소음 때문에 열 생각조차 하기 어려웠다.

층간 소음도 심각했다. 위층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화장실에서 물 내리는 소리는 물론이고 조금만 크게 틀어놓으면 TV 드라마 소리도 그대로 들릴 정도였다.

참다못해 급매물로 내놓았지만 이미 소문이 났는지 아파트를 보러 오는 사람이 없었다. A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진) 소음은 각종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다. 수능 시험날, 소음 자제를 요구하며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한국경제신문



◆이웃 다툼까지 부르는 층간 소음


아파트의 소음은 발생 원인에 따라 아파트 자체의 구조적 결함(설계·시공상 하자 등)이나 이웃 거주자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층간 소음과 아파트 외부에서 발생하는 도로 소음 등 외부 소음으로 나눌 수 있다.

전 국민의 65% 이상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거주하는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소음은 참을 수밖에 없다. 판례는 소음으로 말미암아 생활에 고통을 받는 정도가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참을 한도’ 내지 ‘수인 한도’)를 넘는지 여부에 따라 민법상 방해배제 청구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소음이 사회 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는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 이익의 공공성, 가해 행위의 종류와 태양, 가해 행위의 공공성, 가해자의 방지 조치 또는 손해 회피의 가능성, 공법상 규제 기준의 위반 여부, 토지가 있는 지역의 특성과 용도, 토지 이용의 선후 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한편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제14조의2)’에서는 각 층간 바닥 충격음의 소음 기준을 경량 충격음(비교적 가볍고 딱딱한 충격에 의한 바닥 충격음)은 58dB 이하, 중량 충격음(무겁고 부드러운 충격에 의한 바닥 충격음)은 50dB 이하로 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서 정한 소음 기준은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사업 주체가 지켜야 할 건설 기준일 뿐이므로 이를 초과하는 소음이 있다고 해서 바로 참을 한도를 넘는 위법한 침해 행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위 규정과 같은 행정 법규는 주민의 건강·재산·환경을 소음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주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소음 기준은 참을 한도를 정하는 데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참을 수 있는 소음’의 기준은 

먼저 층간 소음이 이웃(대부분 위층 거주자)의 개인적인 생활 방식 때문에 발생할 때, 예를 들어 한밤중에 청소를 하거나 TV를 크게 틀어 놓는 경우, 어린아이들이 심하게 뛰놀거나 쿵쾅거리는 경우 등에는 이웃 간에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소음 발생 가구에 자제를 요청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하거나 민사상 소음을 발생시키지 말라는 금지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리고 소음의 정도가 심하면 경범죄처벌법 위반(인근 소란 행위)을 주장할 수도 있다.

층간 소음이 시공사의 설계 내지 시공상 잘못으로 발생했다면 아파트 하자에 해당하므로 수분양자(현재 구분소유자)는 사업 주체(시공사)를 상대로 하자 보수비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소음과 같은 생활 이익의 침해로 발생한 아파트 가격 저하에 따른 손해배상도 구할 수 있다. 이러한 가격 저하에 따른 손해를 산정할 때는 방음 시설 설치비 등의 지출 증대와 별도로 소음 장해와 상당 인과관계가 있는 정상가격의 감소액을 부동산 감정 등의 방법으로 평가해야 한다.

또한 분양된 아파트가 소음 피해를 보고 있다면 설령 그 아파트의 시세가 분양 대금에 물가 상승률이나 예금 금리를 감안한 금액보다 높게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아파트 소유자에게 가격 저하에 따른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98다23850 판결).

도로 소음도 그 소음이 사회 통념상 참을 한도를 초과하는지 여부에 따라 위법성이 결정된다.
다만 도로가 현대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한 시설로서 지역 간 교통과 균형 개발 및 국가의 산업 경제활동에 큰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고 도시 개발 사업도 주변의 정비된 도로망 건설을 필수적인 요소로 하여 이뤄지고 있는 점, 자동차 교통이 교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주거의 과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정도의 도로 소음의 발생과 증가는 사회 발전에 따른 피치 못할 변화에 속하는 것으로 고려돼야 한다.

특히 고속국도는 자동차 전용의 고속 교통에 공용되는 도로로서 도로 소음의 정도가 일반 도로보다 높은 반면 자동차 교통망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고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국민경제 전반의 기반을 공고히 하며 전체 국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이미 운영 중인 또는 운영이 예정된 고속국도에 근접해 주거를 시작했다면 ‘참을 한도’ 초과 여부를 보다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

참고로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 방해를 받고 있는지는 아파트 베란다 창문 등 실외 소음도가 아니라 일상생활이 실제 주로 이뤄지는 장소인 거실에서 도로 등 해당 소음원에 면한 방향의 모든 창호를 개방한 상태로 측정한 소음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대법원 2011다91784 판결).

요약하면, A는 소음 발생 원인에 따라 위층 거주자의 생활 습관의 잘못으로 인한 층간 소음이라면 위층 거주자를 상대로 한 금지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를 조정 신청 내지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사업 주체(시공사)의 설계·시공상 잘못으로 발생한 층간 소음이라면 사업 주체를 상대로 한 하자 보수비 내지 하자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 청구의 방법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아파트 신축 전에 이미 고속국도가 완성돼 있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 방해가 인정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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