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부동산’을 임차할 때 주의할 사항은

2020-04-06 | 작성자 허현 | 조회수 840 | 추천수 18

-수탁자의 사전승낙 여부가 핵심…확약서 서면으로 받아 꼼꼼히 검토해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려고 임대인을 만났는데 자신이 소유자라고 하지만 부동산등기부를 살펴보니 소유자가 ‘○○부동산신탁’으로 돼 있다. 이런 부동산은 신탁법에 의한 신탁이 돼 있다고 해서 흔히 ‘신탁부동산’이라고 부른다.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임대인과 소유자가 달리 돼 있어 이런 부동산을 임차해도 괜찮을지 불안할 수 있다.


아파트·오피스·상가·공장 등을 신축·분양하는 부동산 개발 사업은 신탁이라는 제도를 이용할 때가 많다. 신탁 관계에서 부동산을 신탁하는 사람을 위탁자, 신탁 받는 사람을 수탁자라고 한다. 부동산 개발 사업을 시행한 시행 회사가 위탁자가 되고 수탁자는 ○○부동산신탁·○○자산신탁 등으로 이름 붙여진 부동산 신탁 회사가 대부분이다.

신탁 부동산은 법률상 소유권은 수탁자인 부동산 신탁 회사에 있으므로(대법원 2000다70460 판결) 소유자도 아닌 위탁자가 임의로 신탁 부동산을 임대할 수는 없다. 다만 수탁자는 위탁자와 체결한 신탁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신탁 부동산을 관리해야 한다.

신탁 계약에서는 위탁자가 신탁 부동산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면서 수탁자에게 사전 승낙을 받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따라서 위탁자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수 있지만 수탁자에게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임차인이 신탁 부동산을 임차할 때 유의할 것은 추후 임대인인 위탁자가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할 자력이 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소유자인 수탁자와 임대차 목적물(신탁 부동산) 자체에 대해 법적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신탁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위 법률이 적용되는 한 임대차 보증금 보호에는 일반 부동산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임차하려는 부동산이 신탁돼 있어 임대인과 소유자가 다르다고 해서 크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몇 가지 주의하고 확인할 것은 있다. 첫째, 수탁자에게 사전 승낙에 대한 서면을 받아 둬야 한다. 수탁자의 동의 없이 위탁자가 임의로 임대차를 진행했다면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애초에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수탁자의 사전 승낙서 확인은 필수적이다. 만일 위탁자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수탁자의 사전 승낙서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위탁자가 수탁자의 동의 없이 임대차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 

둘째, 수탁자가 요구하는 확약서를 잘 검토해야 한다. 수탁자는 자신이 임대인이 아니고 임대차 보증금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임대차 보증금 반환은 물론 임대차 관계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약서를 임차인에게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대인이 아닌 수탁자에게는 필요한 조치일 수 있으므로 신탁 부동산을 임차하려는 임차인이 수탁자에게 이런 확약서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럼에도 해당 확약서에 위와 같은 내용을 넘어 임차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거나 가혹한 내용이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셋째,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대상인 주택 또는 상가 건물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법률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 법률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면 소유자인 수탁자에게나 임대차 목적물인 신탁 부동산에 대해 아무런 권리를 행사하지 못해 손해를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주거용 건물을 대상으로 한다(제2조). 주거용인지 여부는 건물의 현황·용도 등에 따라 실질적으로 판단한다.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사업자 등록 대상이 되는 건물을 대상으로 한다(제2조 제1항). 마찬가지로 건물의 현황·용도 등에 따라 실질적으로 판단하게 되며 공장·창고라고 하더라도 그곳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 함께 이뤄진다면 상가 건물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다4096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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