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빌리는 ‘명의 신탁 부동산’, 소유권은 누구에게?

2019-07-29 | 작성자 송한사 | 조회수 400 | 추천수 10
-대법원, 원 소유자의 소유권 인정 재확인…“법 위반자에게 반환청구권 인정은 부당” 논란



부동산의 실제 소유자(명의 신탁자)가 다른 사람의 동의를 얻어 부동산의 명의만 다른 사람(명의 수탁자)에게 이전해 두는 것을 ‘명의 신탁’이라고 한다.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은 이 법이 규정한 몇 가지를 제외한 모든 명의 신탁을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취득의 제한이나 과세 회피 등의 목적으로 명의 신탁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 거래의 현실이다 보니 명의 신탁한 부동산에 관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법원 역시 명의 신탁에 관한 중요한 판결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 최근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역시 이러한 판결 중 하나다.

부동산실명법은 명의 신탁을 금지하는 것을 넘어 규정에 위반되는 명의 신탁 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력이 무효라고 분명히 하고 있다. 즉, 명의 신탁자가 명의 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 수탁자에게 자신의 부동산을 이전했다면 그 약정은 물론 등기도 무효라는 것이다. 이때 명의 신탁자가 명의 수탁자에게 부동산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됐다.

과거 대법원은 명의 신탁자가 명의 신탁 약정이 무효라는 이유로 명의 수탁자에게 부동산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왔다. 명의 신탁은 애초에 실질적인 소유권의 변동을 의도하지 않은 행위이고 명의 신탁 약정이나 등기가 무효라면 실제 소유자인 명의 신탁자가 부동산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에 많은 반대 의견이 나왔다. 부동산실명법은 명의 신탁 금지 조항을 위반한 자에 대해 형사처분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범법자의 반환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가능한 것은 민법이 불법원인급여에 대해서는 이에 관한 반환청구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법상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청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익 제공의 원인이 도박과 같이 공서양속에 반하는 행위인 경우에는 그 원인을 무효로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를 감수하고 이익을 제공한 자의 권리까지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불법원인급여를 한 자에게는 부당이득 반환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

명의 신탁은 부동산실명법에 의해 무효인 행위이며 형사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다. 이러한 명의 신탁을 도박과 같이 공서양속에 반하는 범법 행위로 본다면 명의 신탁자가 스스로 이전한 부동산은 불법원인급여가 되므로 이에 대한 반환청구권은 인정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논의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침을 유지해 오던 대법원은 공개 변론까지 열고 쟁점에 관해 심도 있는 심리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 6월 말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놓았다.

대법원은 기존 방침을 유지해 명의 신탁자의 반환청구권을 인정하는 결론을 내렸다. 이 사안은 명의 신탁자가 농지를 취득한 후 농지 취득 자격을 갖추지 못한 문제로 인한 처분 명령을 회피하기 위해 농지 취득 자격을 갖고 있는 명의 수탁자에게 농지를 이전해 놓은 경우였다.

그런데 명의 신탁자가 사망하면서 그 상속인이 농지의 반환을 구하자 명의 수탁자의 상속인은 명의 신탁 약정이 무효이며 명의 신탁 부동산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다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의 본래 취지는 부동산을 실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데 있고 이를 불법원인급여로 판단해 명의 수탁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은 재화 귀속에 관한 정의 관념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기존 판결을 유지했다.

부동산실명법만으로는 명의 신탁을 통한 탈법적 재산 보유가 효과적으로 제어되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우려는 여전히 남게 됐지만 명의 신탁에 대한 판례는 명확하게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송한사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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