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은 예측이 아니라 대응

2017-11-17 | 작성자 구만수 | 조회수 6,464 | 추천수 181

현재 투자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주거복지로드맵이 윤곽을 서서히 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각 신문기사에서 23일께 발표가 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개략적인 내용도 언급하고 있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고 의왕 및 성남 등에 소규모 택지지구를 지정하며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공급확대와 수도권민간임대주택의 등록기준을 완화하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는 다주택자에게 소득공제를 하향 하겠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고 전언한다.

 

이 중에서 필자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내용은 전체 부동산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다. 이미 앞서 칼럼에서도 다룬 바 있지만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민간임대시장과 전체 부동산시장의 흐름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측면에서 도입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시장상황을 한번 점검해 보기로 하겠다.

 

이유는 반시장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현재 문재인정부에서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 문제는 비단 문재인정부만의 공약은 아니었다. 새누리당을 제외하고는 전부 대권주자들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안이라 단순히 문재인정부의 정책이라고 하기에는 모순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볼 때 발표될 주거복지로드맵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포함된다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의지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되므로 향후 재임기간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기에 투자자 나름의 포지션을 정리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전월세상한제는 기존의 제출법안을 기준으로 볼 때 전월세보증금 인상률을 연5%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것이고 계약갱신청구권은 기존의 전월세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계약 연장을 4년에서 6년까지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만약에 이렇게 주거복지로드맵의 계획안대로 법안이 통과 된다면 시장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우선,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부동산전문가들의 예측은 둘로 나뉘어진다. 전월세가격이 폭등한다는 진영과 시장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진영으로 구분된다. 전월세가격이 폭등한다고 주장하는 진영의 근거는 19891230일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제1항이다. ‘기간의 정함이 없거나 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을 2년으로 본다라는 규정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는 임대차기간이 1년으로 되어 있었는데 2년으로 늘어남에 따라 기존 임대인들이 임대료 또는 전세보증금(정확히 전세보증금 상승분의 기회비용이라 하겠다) 상승분을 만회하기 위해서 짧은 기간에 임대료나 전세보증금을 급속하게 올린 것에 기인한다. 반대로 시장의 안정화 쪽에 무게를 두는 진영은 전월세가격을 올릴 수 있는 폭이 제한되면서 계약갱신도 가능함으로 단기간에는 전월세시장이 진정될 수밖에 없고 전월세시장이 진정되면 당연히 매매시장도 안정화 될 것이라는 것이 근거이다.

 

어느 진영이 맞을까? 물론 법안이 시행 되어보면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둘 중에 한 쪽은 틀리 수도 있고 아니면 둘 다 맞을 수도 있다. 필자 역시 부채도사가 아니기에 어느 쪽이 맞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필자는 양쪽 진영의 주장을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 보다 다른 측면에서 이 사안을 한번 들여다 보고자 한다.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항상 과거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전월세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주장하는 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이 불러온 후폭풍 때문인데 문제는 그 당시 국회의원들의 입법정서가 지금과 달랐는데 있다. 19891230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에 대한 개정이유를 보면 부칙항에 이렇게 되어 있다. (임대차기간에 대한 경과조치) 이 법 시행당시 존속중인 임대차의 기간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 , 개정법률 공포 즉시 시행된 것이 아니라 당시 임대차를 하고 있었던 전월세 주택들은 종전의 규정대로 1년의 임대차기간이 적용되었다. 따라서 임대인들은 임대차기간이 끝나자 개정된 법률을 적용 받는 차기 임차인에게는 손실분을 만회하기 위하여 높은 전월세로 내어 놓았다. 이 때문에 당시 단기간에 급격한 전월세의 상승을 초래하였고 이러한 사실 때문에 전월세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 된다면 전월세가 폭등할 것이라 주장한다.

그런데 이쯤에서 우리가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2015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었다. 바로 권리금 조항의 신설이었다. 상가임차인이 투자한 비용이나 영업활동의 결과로 형성된 지명도나 신용에 대한 무형적 가치를 교환가치로 환산한 것이 권리금인데 이러한 권리금을 상가임대인들이 외면하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비화되어 상가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따라서 상가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법률로서 명시한 것이다. 이 부분은 실제 현장에서는 많은 경우의 수가 있지만 여하튼 방치되고 있던 상가임차인의 권리금이 법률로서 제도권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하는 점은 19891230일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임대차기간의 확대 개정법률과 2015513일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권리금보호 개정법률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의 법률개정 취지는 동일하나 입법정서에서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1989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개정법률은 기존의 임대차 중에 있는 주택은 개정법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종전의 법률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2015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기존의 상가임대차 중에 있는 상가는 개정법률의 공포 즉시 바로 시행되었다. 개정이유에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부칙 3(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에 관한 적용례) 10조의4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부터 적용한다.’ , 기존의 상가임대차 중에 있는 상가임대차에 바로 적용 한다는 것이다. 1989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당시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이 시행이 늦어짐으로 해서 오히려 독이 되었던 부분을 보완한 입법기술이다.

따라서, 국회의 입법정서 패턴을 보면 향후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른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삽입된다면 관련 법률 개정 즉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번에 발표될 주거복지로드맵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포함된다면 이러한 사실을 아는 임대인들은 법률이 개정되기 전까지 자신의 이익이 극대화 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월세 수요가 받쳐 주지 못하는 지역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 하다 생각된다. 가장 큰 피해는 신도시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입주물량이 많은 아파트는 낮은 전세가율로 전세금을 받아서 잔금을 치고 입주물량이 소진되는 2년 후에 전세금을 올리거나 팔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법률개정 즉시 시행된다면 이러한 지역들은 거의 패닉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필자 역시 상당히 궁금하다. 필자가 항상 이야기 하는 말이지만 다시 한번 상기해 본다. 부동산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다. 이렇게 보면 양쪽의 전문가의 예측이 모두 맞을 수도 있다. 전월세 수요가 있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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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수의 사이다 같은 부동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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