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원에 낙찰받아 42억원에 매각한 인고의 여정

2015-07-24 | 작성자 정충진 | 조회수 9,281 | 추천수 156



지금으로부터 3년 반 전, 필자와 함께 필자의 제자들이 낙찰받은 물건이다.

법원에서 제공하는 물건명세서에 선순위 가처분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가 붙어있었고, 가처분에 기해 확정판결까지 받아놓은 상태인지라 지극히 위험한 물건이었다.

경매매물 중 선순위 가처분이 있는 물건은 그 위험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만큼 조심해야한다.
낙찰자가 잔금을 내고 소유권을 취득해도 가처분권자가 이미 받아 놓은 확정판결에 기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가면 낙찰자는 속절없이 소유권을 빼앗기고 말기 때문이다.

이때, 배당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실상은 '담보책임' 소구)를 통해 투하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지만, 이 사건의 경우 채권자들이 대부분 자력없는 개인들이라 부당이득 반환소송에서 승소하여도 제대로 투하금을 찾아올 수 있을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매각 대금 12억 4천여만을 허공 중에 날려 버릴수도 있는, 리스크가 상당한 물건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조사를 해보니 이 물건의 가치가 너무도 좋았다.
용인 택지개발지구 지역 내 대단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마지막 남은 땅이었고 수많은 시행사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이전투구격의 지저분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현장에 들러, 아직 시행사에게 토지를 팔지않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을 만나 얼마면 파시겠냐 심중을 여쭤보니, 평당 1000만원 이하로는 추호도 팔 생각이 없다며 단호히 고개를 젓는다.
근처의 수많은 공인중개사들의 의견도 동일했다. 나중에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면 평당 1000만원도 받을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하는 물건이었다.
감정가는 평당 550만원에서 책정되었고 무려 다섯번의 유찰을 거쳐 현재 최저가는 평당 200만원내외.
향후 놀라운 차익이 기대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가처분에 기해 확정판결까지 이미 나있는 터라 안타깝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포기가 못내 아쉬워 이런 저런 각도로 이 물건의 해법을 궁리해보던 필자는 이 물건의 등기부등본을 유심히 들어다보다가 이 물건에 내재된 무시못할 헛점을 하나 발견했다

필자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근 보름여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물건의 선순위 가처분은 충분히 말소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일단 설득력있게 논지를 구성해놓고 이 법리를 뒷받침할 판례를 검색해 보았다. 하급심판례부터 대법원 판례까지 샅샅이 검색한 결과, 이 물건의 사안과 유사한 사건에서 필자의 논지에 근거하여 판결한 대법원 판례를 하나 찾아낼 수 있었다.  그때의 기쁨이란......
(도대체 어떤 법리였을까. 경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그 해법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어려운 법리였지만 제자들을 설득했고, 결국 제자들과 함께 이 위험한 물건에 응찰하여  낙찰을 받았다.

필자가 강구해낸 법리로 충분히 승소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필자는 갖고 있었지만, 사람의 일이란 한치 앞도 확신할 수 없고 또한 확신할 수 없음을 겸허히 받아드려야 옳은 것 아니겠는가.

유비무환의 마음으로, 채권자들의 배당금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가압류의 신청원인은, 일단 가처분에 기해 소유권이전의 확정판결이 나있는 상황이니 낙찰자로서는 자칫 소유권을 상실할 위험이 있어 가처분 말소소송에서 종국적인 결과가 나올때까지 배당금을 묶어달라는 취지였다.

채권금액이 크고 사안이 사안인만큼 담보로 현금공탁 1억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보증보험증권으로 대납이 가능하다는 결정이 났고, 결국 12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무사히 가압류를 마칠 수 있었다.

이로써 매각대금 12억여원을 상실할 리스크는 사전에 원천 봉쇄되었고 가처분 말소소송에만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잔금을 내고 곧바로 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는 변호사업계에서 이름만대면 알만한 유명한 로펌이 상대의 대리인으로 나섰지만, 필자가 철저히 준비해 놓은 논지로 대항하여 1개월 보름만에  승소할 수 있었다. 정식 소송이 아닌, 가처분 취소절차였기 때문에 가능한 신속한 승리였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했을때 최단기간내에 이뤄낸 쾌거였다.

상대방이 즉시항고하여 2심에 돌입했다.

상대는 기존의 대리인에다가 경매업계에서도 저명하신 변호사가 수장으로 있는 대형 법무법인을 대리인으로 추가하여, 전열을 좀 더 굳건히 정비한 상태에서 응전해왔다. 매번 30장 내외의 두툼한 준비서면을 몇 번이고 제출했고, 다양한 자료를 증거로 제출했다.

낙찰자의 주소지가 대부분 도심이니 지목이 전인 이 토지를 낙찰받은 것은 투기목적이고, 이 토지가 개발중심지에 놓여있어 필시 ''알박기'를 목적으로 낙찰받은 것이니 낙찰자체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기이한 논리까지 등장했다.

이 소송에서 가처분권자가 패소하면 지역사회 발전에 저해가 될것임은 물론 나아가 국가와 민족의 안위에 중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까지 나왔다.

심문기일에도 상대방은 각 법무법인 2명씩 총 4명의 변호사를 대동하여 치열하게 변론을 진행했지만,우리쪽 대리인은 필자 혼자뿐이었다. 고군분투의 외로운 싸움이었지만, 워낙 필자의 목청이 좋아 상대의 기세에 절대 밀리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필자는 철저히 준비한 논지를 기반으로 '알박기' '투기꾼' 경매꾼' 이라는 인식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치 않던 상대의 논리를 무력화 시켰고 결국 항고심 역시 불과 2개월 여만에 완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림잡아도 5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이 물건을 쉽사리 포기할 상대는 아니였다.
곧바로 집행정지 공탁금 걸고 대법원에 재항고를 제기했고, 이로써 근 3년에 가까운 기나긴 싸움이 시작되었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준비서면이 오갔고, 수십장의 탄원서가 접수되었으며 수십 번의 기대와 수백 번의 한숨이 쌓여갔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지라, 1년이 가고 2년이 가도 대법원 판결은 쉽사리 나지 않았다.
그동안 담당 대법관이 퇴임하기도 하고, 담당 재판부 자체가 바뀌기도 하는 우여곡절이 있었으며, 그런 변화가 있을 때마다 내심 판결선고를 기대했지만, 매번 우리 기대는 그저 바램으로만 끝이 났다.

그러던 중 바로 얼마 전! 드디어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다.
주문은 상대의 재항고를 기각한다는 것이었고, 오랜기간의 한숨과 기대가 무색하게 결정이유는 단 한장이었다.

대법원에서 선고를 먼저 확인한 제자분이 흥분된 목소리로 전화를 해왔다.
나간 인고의 시간들에 목이 메이는지 말씀을 제대로 잇지를 못한다.
필자 역시 흥분을 감출 수 없어 목청껏 축하드리고, 마음껏 감사인사를 받았다.

선순위 가처분이 있는 물건이라도  해법은 존재하고 해법의 내용 또한 다양하지만, 이 물건처럼 가처분에 기한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는 도무지 답이 없다는 항간의 속설을 멋지게 뒤엎은 놀라운 쾌거였다.

이 물건은 소송기간 중 시세가 많이 올라 50~60억원의 가치가 있었지만, 그동안 투기꾼, 알박기라고 몰아세웠던 시행사의 간절한 요구를 받아들여 42억원에 시행사에게 매각했다. 그간의 감정상의 앙금도 이로써 말끔히 지워졌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에서 아름다운 투자는 마무리 되었다.

필자는 평소에 늘 생각한다.
아무리 어려운 특수물건이라도 사람이 하는일이니만큼 헛점은 분명히 있는 것이고,
그 헛점을 만들어낸 사람이 들인 노력이상으로 집중하고 파헤치면 분명히 좋은 결실을 맺을수 있을 것이라고.

행복한 부자의 꿈.
노력과 인고의 산물일뿐, 결코 행운의 영역이 아님을 이 사례를 통해 명심해 둘 일이다.

                                                                              by 법무법인 열린 대표 정충진 변호사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정충진의 경매대박! 스토리

경매로 수익내기 힘들다는 말이 항간에 무성하다. 그러나 경매고수들은 지금도 무진장한 물건의 바다에서 알짜수익을 안겨주는 보물같은 매물들을 꾸준히 캐내고 있다. 포기하지않고 열심히 경매공부를 하면, 누구나 행복한 부자의 꿈을 이룰수 있다는 희망, 그 간절한 소망을 증거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필자가 관여했던 경매대박스토리들을 진솔하게 공개한다.

프로필보기

증권

코스피 2,023.25
종목 검색

인기검색 순위

코스피/코스닥 인기검색순위
코스피 코스닥
SK디스커버... +0.60% 휴온스 -1.28%
SK디앤디 -2.47% 툴젠 -2.21%
SK가스 +0.84% DMS -4.01%
더존비즈온 -1.50% 대원미디어 -1.64%
한국항공우... -2.27% 도이치모터... -3.28%

20분 지연 시세

외국인 순매수

외국인 순매수 코스피
코스피
삼성전자 -2.06%
삼성SDI -0.70%
카카오 -0.71%
셀트리온 +1.40%
LG화학 -2.27%
외국인 순매수 코스닥
코스닥
카페24 +1.71%
메디포스트 +3.83%
에코프로 -0.71%
루트로닉3우... +5.14%
엔지켐생명... +17.11%

20분 지연 시세

기관 순매수

기관 순매수 코스피
코스피
삼성중공업 +3.56%
현대중공업 +2.33%
LG디스플레... +4.85%
삼성전자우 +0.26%
현대모비스 +2.14%
기관 순매수 코스닥
코스닥
와이지엔터... +5.99%
에스엠 +3.74%
메디톡스 +2.86%
파라다이스 +0.27%
원익IPS +0.63%

20분 지연 시세

포토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