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잡는 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

2007-04-19 | 작성자 오윤섭 | 조회수 22,166 | 추천수 302

4월 들어 언론에 집값 하락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버블 붕괴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뉴스 역발상 투자원칙에 따르면 매수신호인데 말입니다.

동면(冬眠)중인 주택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우리 모두 무척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굳이 저까지 주택시장 예측을 하고 싶지 않지만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 독자들께서 1년 후 집값을 내다보는데 도움이 되는 칼럼을 쓰겠습니다.

1.11대책 전후 각종 규제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2007년 4월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제대로 보려면 참여정부 규제정책의 시발점인 2003년 10.29대책 이후 시장 상황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3년 10.29대책 이후 주택시장 스토리

정부는 2003년 강남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가 계속되자 투가과열지구 확대, 3주택자 이상 양도소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조기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10.29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수도권 재건축단지는 11월부터 2004년 1월까지 3개월간 약세를 보였지만 2월 들어 서울과 경기 재건축 아파트값이 각각 2.5%, 0.5% 오르며 10.29대책은 3개월 만에 효력을 잃은 듯 했습니다.

하지만 주택거래신고제(2004년 3월 시행)와 개발이익환수제(2004년 7월 입법예고)가 추가 발표되자 5월 이후 집값은 안정돼 10.29대책 1주년이 되는 2004년 10월까지 보합세가 유지됐습니다. 그러나 다시 11월부터 불안 조짐이 보이더니 2005년 들어 1월에 전달대비 1.7%(수도권 재건축단지)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이에 놀란 정부는 종부세 재산세 등 보유세 중과, 2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으로 한 2005년 8.31대책과 이어 9월 6일에 재건축 조합원 입주권 양도세 중과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8.31대책은 3개월이 지나면서 약발이 다해졌으며 정부는 2006년 들어 또다시 재건축 개발이익을 최대 50%까지 환수하고 안전진단을 강화하며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출규제를 도입하는 3.30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11.15대책에서는 투기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하향 조정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6억원 초과 아파트에 DTI 규제를 확대했습니다.

2007년 1.11대책 이후 주택시장 스토리

2006년 3.30대책을 기준으로 규제정책은 세제 중심에서 대출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같은 정책 기조는 2007년 1.11대책, 1. 31대책까지 이어졌습니다.

또 정부는 2006년 이후 분양가 인상이 집값 인상의 주범으로 보고 분양가를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1.11대책에 따라 오는 9월부터 모든 민간택지 아파트도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하고 전매제한을 강화했으며 분양가 내역을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대출규제도 투기지역 내 기존 대출건수를 1인 1건으로 강제적으로 줄이도록 했으며 1.31대책에 따라 지난 3월 2일부터 DTI 적용을 투기지역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6억원 이하 아파트까지 확대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7년 1월 재건축시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2월, 3월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세가 뚜렷해졌습니다. 정부가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한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값도 3월에 처음으로 월간 변동률이 하락세로 돌아선 후 4월 들어 낙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1.11대책 이후 집값 움직임은 1년 이상을 내다보면 2003년 10.29대책 이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다른 점은 규제 대상자들에 대한 규제 체감 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우선 종부세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었습니다. 2007년 종부세는 공시가격 인상에다 과표 적용률이 올라가 강남권 6억원 초과 아파트는 대부분 2006년보다 2배 이상 오른 종부세를 내야합니다.

2005년 7월 4일 이후 투기지역에서 추가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은 기존 대출을 1년 이내 처분해야 하는 ‘처분조건부 대출’로 인해 매도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3.30대책 이후 DTI 대출규제가 도입되면서 대출을 통한 투자 즉 지렛대 효과를 활용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재건축시장에 대한 규제정책도 규제 범위와 강도에서 10.29대책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누적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07년 4월 이후 주택시장은?

2003년 참여정부 집권 이후 1·31대책까지 정부가 내놓은 크고 작은 부동산대책은 50건에 달합니다. 규제정책은 1.31대책을 끝으로 숨고르기 국면에 돌입할 전망입니다. 규제의 누적적 증가가 ‘규제의 누적적 효과’로 가사화되면서 크고 작은 부작용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더 이상 나올 정책도 없을뿐더러 정권말기에 더 이상 내놓을 여력도 없을 것입니다. 발표된 정책을 원안대로 시행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4월 17일 국세청 국장은 “종부세 부과기준일 6월 1일 이전까지 종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강남권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올 것이며 급매물이 나오면 집값은 저절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하지만 3년 6개월 전인 2003년 10월 31일에도 재정경제부 장관은 “1가구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라는 사실을 체감하면 매물을 내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집값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시장은 녹록치 않습니다. 서민의 내집마련을 위한 규제정책이 오히려 서민의 내집마련을 힘들게 하는 ‘규제의 역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또 참여정부 집권이후 주택시장은 규제정책이 발표되면 규제 대상자들은 변화에 일정기간 움츠리고 겨울잠을 자며(적응기를 거치며) 혹한기(침체기)를 견뎌왔습니다. 하지만 겨울잠에 깨어난 후에는 규제정책에 어김없이 시장의 역습을 가했습니다.

정부의 규제정책은 처음에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규제 대상자들은 필연적으로 규제에 적응하고 그것을 뛰어넘습니다.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규제정책으로 수요를 일시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감소시키지는 못합니다.

1년 후인 2008년 4월까지 집값 전망은 단순합니다. 수급 원칙에 따라 유효수요가 부족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내재가치가 높은 아파트는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입니다. 10.29대책 이후처럼 일시적으로 보합세나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결과적으로 상승세가 유지될 것입니다.

부동산 가치투자는 시간싸움이며 내재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인내심을 갖고 얼마나 오랫동안 보유하느냐에 따라 ‘최후의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규제는 우도(牛刀)다
공자는 “닭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리오.”라고 말했다. 규제의 문제, 특히 처벌 위주의 접근으로 이뤄지는 규제가 파생시키는 심각한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면 닭고기는 죄다 문드러지고 만다. 규제 실패의 대부분이 바로 이 단순한 진리를 무시하거나 간과한 채 만들어지고 있는 규제의 획일성에서 비롯된다. -‘규제의 역설’(김영평 최병선 신도철 편저, 삼성경제연구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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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섭의 부자노트

부동산을 투기수단이 아닌 재테크의 투자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해 부동산 가치투자를 전파하는 공간입니다. 부동산 정보를 다룬지 10여년 넘은 경험에 기초해서 부동산 시장을 남보다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단초를 바로바로 제공하여 시장에 순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데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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