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 규제완화책을 발표하려는 이유

2010-07-22 | 작성자 오윤섭 | 조회수 25,187 | 추천수 416

이명박정부가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규제완화책 수위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규제완화를 하되 집값은 오르지 않고 거래만 늘리겠다는 MB 특유의 모순어법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겠지요.

 

이번 주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원래 역대 정부 사상 처음으로 7월에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는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7월 발표가 연기되면서 제목과 내용 일부를 급바꿨습니다. 양해바랍니다.

 

1967 년 이후 역대 부동산대책을 보면 지금까지 7월에 대책이 나온 적이 없더군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더니 휴가철에다, 장마철로 인해 대책 발표에 따른 효과가 그 어느 때보다 적기 때문이 아닌가? 분석해봤습니다. 아니면 공무원들도 휴가를 가야하기 때문에 휴가를 다녀와서 대책을 발표하느라 여름에 나오는 부동산 대책은 대부분 8월 하순에 몰린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름에 나온 역대 정부 부동산 대책들

 

1967년 이후 여름(6~8월)에 나온 부동산대책으로는 1978년 8월 8일 발표한 양도소득세 강화를 골자로 한 규제강화책이 최초였습니다.

 

1988 년에는 종합토지세 및 개발이익환수제 실시, 양도세 누진과세 강화 등이 담긴 8.10대책이 발표됐습니다. 2002년에는 외환위기 이후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은 국민의 정부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8.9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양도세 불성실 신고 협의자 세무조사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참 여정부시절엔 10번의 부동산대책 중 8.31대책이 여름에 나온 유일한 대책이자 고강도 규제강화책이었습니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모든 주택 실거래가 과세, 분양가 상한제 확대,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 등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상당 부분의 규제책이 이때 나왔습니다.

 

이 명박정부 시절에는 규제완화책이 2008년에 소폭이지만 잇따라 발표됐습니다.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취등록세 50% 감면을 주요 내용으로 한 6.11대책이 나왔습니다. MB정권에서 나온 최초의 부동산대책이자 규제완화책이었습니다. 이어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및 후분양제 폐지, 2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등을 담은 8.21대책이 나왔습니다.

 

2009년에는 8월에 8.24 전세시장 안정대책과 2012년까지 총 32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확대 공급하겠다는 8.27대책이 나왔습니다.

 

휴가철에 규제완화책을 발표하는 이유

 

규 제완화책을 이명박정부가 여름 휴가철에 서둘러 발표하려고 했던 것은 주택시장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傍證)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7월 9일 기준금리 전격 인상으로 대출이자부담이 늘어나 거래중단 사태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전형적인 비수기때 발표해서 완화책에 따른 비판을 일시적으로 모면해보겠다는 심리도 깔려있다고 봅니다. 반면 자녀들의 여름방학으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8, 9월이 매매 전세 거래성수기이므로 선제적으로 대책을 발표하려고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일각에선 국민의 정부와 이명박정부의 부동산대책이 규제완화책 일변도로, 닮은꼴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크게 다릅니다.

 

먼 저 국민의 정부에선 외환위기 직후로 경기 부양이 최우선책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한 규제완화책을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내내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집값 상승에 놀란 DJ정부가 2002년 1.8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은 이후 참여정부 시절 2007년 1.31대책까지 6년 동안 거의 규제강화책 일변도로 주택시장을 옥죄여 왔습니다.

 

이 같은 규제강화책은 그 효과가 2007년 이후 참여정부 말기에 발휘되기 시작돼 이명박정부 들어서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또한 이명박정부는 국민의 정부 학습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대통령이 건설업체 CEO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 건설업계를 잘 알아서인지 규제완화책을, 횟수는 많지만 아주 찔끔씩 내놓고 있습니다.

 

이 명박정부는 2008년 2월 취임후 지난 2년 5개월동안 미분양 취등록세 감면, 양도세 고가주택 및 종부세 과세기준 9억원으로 상향,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감면, 만간택지 전매 제한 완화, 강남3구를 제외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 규제완화책을 제한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당 초 시행키로 한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및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입장을 번복해 유보시켰고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2009년 7월 6일 투기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전역에 대해 담보인정비율(LTV)을 60%이내에서 50% 이내로 오히려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서 두에서도 밝혔듯이 MB는 집값은 안정시키고(절대로 집값은 상승시키지 말고) 거래는 늘리는(분양이 잘되고 매매 전세 거래가 활발해지는) 입장을 집권 내내 고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획기적인 부동산대책이 나오기는 힘들 듯 싶습니다. 7월 22일 예정된 규제완화책 발표 시기가 무기한 연기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하 지만 주택시장 상황은 심각합니다. 2002년 이후 지속된 규제정책의 누적적 증가로 인해 2007년 이후 규제정책의 누적적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곪을 대로 곪은 주택시장은 이제 더 이상 자연치유에 맡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둘러 수술(대폭적인 규제완화책)을 해야 할 상황에서 의사(MB)는 최악의 사태(집권 말기 집값 급등)를 우려해 수술시기(규제완화책 발표 또는 시행시기)를 늦추면서 진통제(제한적 완화책)만 놔주는 꼴이 작금의 상황입니다.

 

지 금의 주택시장 상황이 전적으로 이명박정부의 책임은 아니지만 시장을 살리는 책임은 명백히 현 정부에게 있습니다. 대출규제를 완화해 기존주택시장의 거래를 살리고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및 전매 제한 완화 등으로 민간부문 분양시장을 하루빨리 살려야 합니다. ‘주택정책의 4대강 살리기’ 보금자리주택 정책도 전면 재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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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섭의 부자노트

부동산을 투기수단이 아닌 재테크의 투자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해 부동산 가치투자를 전파하는 공간입니다. 부동산 정보를 다룬지 10여년 넘은 경험에 기초해서 부동산 시장을 남보다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단초를 바로바로 제공하여 시장에 순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데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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