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광야에서 함부로 걷지 마라

2010-01-07 | 작성자 오윤섭 | 조회수 24,369 | 추천수 411
제목을 보고 놀라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2010년 새해를 맞아 처음으로 쓰는 칼럼입니다. 첫 칼럼에는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글을 쓰고 싶네요.


이번 주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눈 덮인 광야에서 함부로 걷지 마라를 화두(話頭)로 삼고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덮인 광야를 지나갈 때엔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를 마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나의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마침내 후세들에겐 이정표가 되리니


서산대사가 지은 선시(禪詩)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을 하면서 어려운 결단을 내릴 때 깊이 새긴 좌우명이라고도 합니다.


단순히 잘못된 눈길을 가서 뒤따라오는 사람에게 욕을 먹지 말라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신중하고 올바른 언행으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라는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위 시는 최근 제가 읽고 있는 오희삼의 ‘한라산 편지’ 에서 알게 됐습니다. 저자는 이를 러셀(눈길다지기)에 비유했습니다.


“러셀의 길은 외로운 길입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고독의 길이지요. 뒤따르는 이들을 위해 눈을 다지며 나아가는 발걸음은 누군가를 위한 절대희생의 길입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아(無我)의 길입니다. 그래야 할 것입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과 하나 되는 길일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러셀이 주는 마음의 선물일 것입니다.


무릇 겨울 산에 갈 때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 깊은 눈 속을 처음으로 걸어갔던 발자국 위로 흘리고 간 땀방울의 마음을 말입니다. 아득한 밤바다에 한 줄기 빛으로 항해하는 배들의 길잡이가 되는 등대지기의 마음도 그러할 것입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실수(잘못)를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실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신중했다면 저지르지 않을 실수가 대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조바심이나 급한 성격에서 비롯된 실수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가치투자에 집착하고 있지 않나 봅니다.~~~


며칠 전 경험담입니다. 회사에서 시무식 대신 신년 리더산행을 태백산으로 다녀왔습니다. 1월 3일 밤 12시에 회사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태백산 유일사 입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차가 안 막힐 때 대중교통 버스로도 태백시내까지 2시간 10분이면 도착하는데 이미 3시간이 넘었는데 버스가 잔설이 남아있는, 꼬불꼬불 산길도로를 힘겹게 달리고 있더군요. 갑자기 잠이 확 달아나면서 조급해졌습니다. 일출을 보러 무박 2일 산행을 하는 것인데 엉뚱한 길로 가서 늦게 도착해 일출을 보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심해졌습니다.


운전기사에게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참기로 했습니다. 늦어도 5시 이전에만 산행을 시작하면 충분히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30분이 지난 오전 3시 30분에 유일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예상한 도착시간보다 1시간 늦어서 말입니다.


버스가 늦게 도착한 사실은 이러했습니다. 원래는 38번 국도를 타고 고한을 지나 태백시내로 갔다 31번 국도를 타고 유일사로 가야했습니다.


그러나 버스기사가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운전하다보니 고한에서 414번 지방도로를 타버려 포장도로로 갈수 있는 가장 높은 도로인 해발 1330m의 만항재로 간 것입니다. 눈이 많이 왔다면 새벽에 오도 가지도 못하고 갇힐 뻔했으니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제가 만약 조급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1300m가 넘는 산길도로를 달리는데 버스기사에게 화를 버럭 냈다면 어떠했을까요. 방향은 맞지만 이미 잘못된 길로 접어든 상황에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제가 화를 냄으로써 오히려 운전에 지장을 줘 직원 16명을 불안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여하튼 오전 4시부터 산행을 시작, 예정된 코스를 여유있게 완주했고 하산길에는 눈도 내려줘 즐거운 신년산행이 됐습니다.


아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가치투자에 성공한 사람이 모두 가치투자에 실패한 사람보다 지식과 정보를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치투자에 성공한 사람은 조급함을 이겨내고 인내심과 자제력으로, 때를 묵묵히 기다린 사람일 것입니다. 그 때란 미래가치가 3년 이상 시간이 흘러 가격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되겠지요.  


주변 사람에게나, 부자노트 독자 여러분에게 가치투자를 하면서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정작 제 자신이 너무 일희일비 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산을 많이 다니고 있는 가 봅니다. 자연속에서 걷기를 통해 조바심, 조급함, 이기심을 떨쳐내려고 말입니다.


이제 느긋하게 산행을 하려고 합니다. 잘못된 길로 갈까봐 두렵고 창피하기 때문이 아니라 걷기를 즐기며 안전한 산행을 하기 위함입니다. 나아가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함입니다.


중국의 국보로 일컫는 지셴린(季羨林) 선생이 지난해 7월 98세로 타계했습니다. 저는 지난해 1월 국내 출간된 산문집 ‘다 지나간다’를 통해 지셴린 선생을 알게 됐습니다. 나이가 40대 이후라면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지 선생은 ‘거칠고 변화 많은 세상에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면 걱정할 것 없으리’라는 도연명의 시를 좌우명으로 삼았습니다.


‘다 지나간다’에서 인용한, 역시 도연명의 시 ‘신석(神釋)’ 중 일부를 소개하며 칼럼을 마무리합니다.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부자노트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가치투자에 성공하세요.!!!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오윤섭의 부자노트

부동산을 투기수단이 아닌 재테크의 투자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해 부동산 가치투자를 전파하는 공간입니다. 부동산 정보를 다룬지 10여년 넘은 경험에 기초해서 부동산 시장을 남보다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단초를 바로바로 제공하여 시장에 순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데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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