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전세 증가는 집값을 올릴까? 내릴까?

2016-03-10 | 작성자 오윤섭 | 조회수 6,205 | 추천수 107

많은 비가 예상된 지난 주말에 거문도에 다녀왔습니다. 기상 상황에 따라 대비를 철저히 하고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비는 밤에만 많이 왔고 1박 2일간 동백숲과 봄내음이 가득한 거문도 산길을 걷고 왔습니다.


이번 주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준전세가 앞으로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정리해봤습니다. 반전세보다는 준전세로 용어를 통일하겠습니다.


보증금이 전세금의 10% 미만이면 월세, 60%를 초과하면 준전세, 그 사이(10∼60%)에 있으면 준월세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또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초과하는 경우 준전세라고 합니다.


현재 주택시장에 나오는 준전세 물건은 대부분 전세에서 준전세로 바뀐 물건입니다. 세입자가 2년전보다 오른 전세금만큼 월세로 부담하는 것입니다.


집주인은 저금리 기조에서 전세보다는 월세를 받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월세는 세입자가 기피합니다. 집주인이 월세로 많이 내놓자 물건도 쌓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주인과 세입자의 타협안이 바로 준전세입니다. 그래서 지난 2~3월 전세시장은 성수기임에도 전세난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세입자의 절반 이상이 준전세로 재계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갭투자 등으로 대출 이자를 월세로 충당하려는 집주인도 많아 준전세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재계약이 다가오는 전세물건을 적게는 60%, 많게는 80% 가까이 집주인이 준전세로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권이 준전세화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서울의 경우 지난 1월 한달간 전월세 거래량(신고 기준) 가운데 준전세는 3,652건으로 전년동기대비 41.4%나 증가했습니다.


2016년 이후 올전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준전세 시대가 본격화될 것입니다. 그럼 이처럼 준전세 증가가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집값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집값은 결국 구매력 있는 유효수요층에 따라 좌우됩니다. 지난 3~4년간 전세난으로 세입자의 매매수요는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2014~2015년에 말입니다.


세입자 중에서 살 사람은 대부분 샀기 때문에 유효수요가 많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의든 타이든 준전세로 재계약을 하는 세입자가 늘어나면 주택을 사는 사람은 줄어들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같은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입니다. 준전세로 인한 전세난이 완화됐기 때문에 세입자의 매수 압력이 줄어든건 사실입니다. 전셋값 상승으로 집값을 끌어올리는 힘이 약해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택 수요층에는 30~40대 세입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50대 교체수요 또는 투자수요가 있습니다. 50대는 2010년 이후 주력 주택수요층이 되고 있습니다. 3월 개포동 재건축단지, 광교 위례 아파트값 반등이 이를 방증하고 있습니다.


준전세는 월세로 대출 이자를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과 강남권 및 범강남권 분양권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또 준전세는 세입자 입장에서 결국 주거비 상승입니다. 직장 문제로, 자녀 학교 문제로 이사를 갈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준전세로 재계약하는 것입니다.


전세 재계약보다 준전세로 재계약하는 경우 주거비 부담은 2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2013년 4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보증금은 평균 3억1,202만원이었습니다. 2년뒤 전세 재계약할 경우 평균 전세금 4,701만원을 올려줘야 했습니다. 반면 준전세로 재계약할 경우 전세 보다 8,653만원(전세로 환산한 월세 포함)이나 더 많이 부담해야 합니다.


주거비 부담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는데 지속적으로 감당할 세입자가 얼마나 될까요?


결국 준전세입자는 월세 부담을 회피하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가 호전돼 가계 실질소득이 늘어나고 가계부채가 줄어든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집을 사면 되니까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전세입자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준전세입자의 매수전환은 두가지 요인이 좌우할 것입니다.


하나는 집값 움직임입니다. 2분기 됐든, 3분기가 됐든 바닥을 통과하고 다시 상승세가 시작되면 세입자는 다시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갈수록 멀어지는 내집마련을 늦기전에 할 것인가, 아니면 내집마련을 포기하고 전세 또는 준전세를 고수할 것인가를 말입니다.


또 하나는 대출규제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대출규제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서민입니다. 저가 및 중가 전세입자입니다. 정부가 대출을 지렛대 삼아 주택을 매수할 기회(가능성)를 줄여놓았으니까 말입니다. 최소한 무주택자가 생애최초 내집마련하는 경우에는 종전(실제 2015년 10월 이전)처럼 대출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입니다.


준전세는 세입자에게는 보증금이 많은 월세일뿐입니다. 준전세로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세입자는 결국 집값과 대출규제 움직임에 따라 매수에 나설 것입니다. 세입자 등 내집마련 실수요자는 최근 전셋값 상승과 월세 증가에 대응했던 방식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준전세입자도 전셋값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질수록, 집값이 상승할수록 내집마련에 적극적일 것입니다. 2014~2015년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2016년 2월 전세시장처럼 앞으로도 전셋값이 안정화돼 준전세 부담이 줄어들고 집값도 조정장세라면 내집마련에 보수적일 것입니다. 2009~2013년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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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섭의 부자노트

부동산을 투기수단이 아닌 재테크의 투자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해 부동산 가치투자를 전파하는 공간입니다. 부동산 정보를 다룬지 10여년 넘은 경험에 기초해서 부동산 시장을 남보다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단초를 바로바로 제공하여 시장에 순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데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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