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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과 상품시장의 차이

2017-07-11 | 작성자 박원갑 | 조회수 2,551 | 추천수 6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주택시장은 대체로 안정된 국가로 분류된다. 하지만 길을 가는 한국사람 누구한테 물어봐도 우리나라 집값이 안정돼 있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집값이 너무 올라 언제 월급을 모아 집을 사겠냐는 푸념을 듣는다. 권위 있는 외국 보고서와 한국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집값 간의 괴리는 집값을 가늠하는 기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외국 보고서는 주로 전국 주택가격이 기준이다. 전국 주택가격은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등이 포함된 개념이다.

강남 아파트값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전국 집값이 보합세를 유지하면 평균 가격은 큰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강남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는 소식을 귀가 따갑도록 듣는다. 언론은 전북 무주, 경남 함안에 있는 아파트나 단독주택 동향에 대해서는 기사화하지 않는다. 너무 국지적인 내용인데다 사용가치 공간의 주택이어서 일반적인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기사로 쓴다고 해도 읽히지 않는다. 주택은 자산(asset)으로서 가치를 지닐 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 정부도 강남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수시로 대책을 내놓는다. 이러다보니 마치 전국 집값이 많이 오른 것처럼 착시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부동산의 문제는 전국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지적, 지엽적인 문제다. 더 좁게 말하면 이데올로기적 계급 갈등을 빚는 강남권의 문제이다.

서울 집값과 동조화현상이 나타나던 지방 부동산은 요즘들어 탈동조화현상이 나타난다. 서울은 강남을 중심으로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 여름에도 투기안정책이 나올 만큼 뜨겁다. 하지만 창원, 거제, 울산, 대구 등은 찬바람이 돈다. 지방과 서울 주택시장이 서로 따로 노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정책은 자산시장과 공간시장(상품시장)을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산시장은 서울 강남처럼 투기적 수요가 항상 넘치는 불안정한 시장이다. 사용가치 중심의 공간시장(상품시장)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구조이다. 자산시장에서는 초과수요의 합리적 관리 문제가 중요해진다. 주택가격의 가격 상승률은 기본적으로 주택시장의 초과 수요의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 주택시장이 자산시장으로 바뀌면 공급만으로는 단기적 시장 안정이 어렵다. 물론 공급확대에 따른 시장 안정 효과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일반 공간시장에 비해 공급이 시장에 미치는 안정 효과가 낮다는 것이다. 예컨대 경북 안동에 아파트 값이 급등할 경우 아파트를 2만가구만 지으면 시장이 금세 안정될 것이다. 실수요시장 성격이 강하므로 공급만으로 수급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자산시장에서는 실수요뿐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된 자산수요가 많기 때문에 공급만으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 자산시장 성격이 강한 주택시장일수록 공급 확대와 세금, 금융, 거래 제도를 통한 합리적 수요관리 등 동시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시장은 지역별로 구매력, 지역경제, 주택 보급률, 주택시장 성격이 다르다. 이런 특성을 무시하고 전국적으로 획일적인 잣대를 댈 경우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정부가 최근 주택시장의 전면규제보다는 핀셋 규제를 통해 차별적으로 접근하려는 것은 이러한 현실적인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극과 극의 시대, 정책도 살얼음 위를 걷듯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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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의 마켓리서치

부동산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체계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투자 신호등이 되고자 합니다. 객관성, 공정성, 그리고 도덕성. 이 3가지 철학을 바탕으로 아직 어려운 영역인 진정한 부동산 애널리스트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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