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아파트 동맥경화증 풀어라

2012-10-28 | 작성자 박원갑 | 조회수 15,254 | 추천수 166

요즘은 아파트 평형이 클수록 비싸다는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 평수와 가격이 비례한다는 것은 지난 40년 아파트 시장의 통설 같은 것인데 최근 이런 믿음이 무너졌다.

수도권에서 많이 떨어진 아파트는 주로 버블 세븐지역에 재건축이거나 중대형인데, 특히 중대형이 지난 2006년 말 역사적인 고점보다 50% 가량 떨어진 경우도 적지 않다. 주로 가격이 급락한 곳은 용인 수지, 죽전, 분당, 일산 대화, 과천, 김포 일대 중대형 아파트들이 최고 50%이상 하락을 했다. 예컨대 용인에 한 아파트는 164(64평형)인데 2006년말 10억원에서 최근 48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서울에서도 목동, 강남, 송파, 서초구 일대에서도 많게는 40%가량 하락한 곳도 많다. 한때 중대형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여유와 중산층의 상징이었다.

왜 이렇게 시세가 떨어졌을까. 가장 큰 원인은 공급과잉에 있다. 참여정부 당시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세를 도입하면서 여러 채를 갖고 있기보다는 큰 집 똘똘한 채를 갖고 있는 것이 세제상 유리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건설업체들도 큰집인기가 계속 갈 것으로 보고, 또 돈이 많이 남으니까 수요를 무시한 채 마구 지어댄 결과 공급이 넘친 것이다. 이 와중에 1-2인가구는 늘고 가구원수도 줄어든데다 양도세 중과세도 사실상 폐지되면서 대형 아파트 수요는 줄어들었다. 발코니 확장에다 안목치수가 도입되면서 작은집이 큰 집 효과를 낸 것도 대형아파트 인기가 시들어진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러다보니 전셋값에서도 대형 아파트나 중형 아파트의 차이가 거의 없다. 용인이나 분당, 죽전, 일산, 김포 일대에는 40평형이나 50평형, 60평형간에 매매가격 차이도 거의 나지 않고 전세가격도 차별성이 없다. 오히려 같은 대형끼리는 평수가 작은 게 더 비싼 역전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33평형 전세가 32000, 47평형 36000만원으로 4000만원 차이가 난다. 하지만 57평형(35000만원)의 경우 47평형보다 더 싸다. 이런 현상은 가구원수가 줄어드는 점도 있지만 경기침체로 주택을 과소비하기보다는 실속 소비현상이 나타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가는 오르고 실질소득은 줄어들었는데 대형 아파트는 관리비가 많이 들어 주택소비의 다운사이징 현상이 나타난 것 아닌가 싶다.

미분양에서도 중대형 왕따현상을 읽을 수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7월말 현재 67,060가구로 이중 85초과 중대형은 34,016가구(50.7%)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중대형 비중이 61.1%로 높은 편이다. 중대형 미분양 문제가 수도권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집을 다 지어놓고 분양이 안 돼 이른바 불꺼진 아파트에서 중대형 아파트 소화불량은 심각하다. 수도권에서 완공후 미분양 아파트 중에서 중대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84%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대형 공급과잉이 미분양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처럼 요즘 중대형 아파트가 몰락하면서 중대형을 보유한 베이비부머들의 고통이 심한 상황이다. 사실상 아파트 사다리가 무너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베이비부머들은 30대에 소형 아파트를 장만하고 40대에는 평수를 좀 넓혔으며 지금 50대에 가장 큰 평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아파트 평수 넓히는 것을 유일한 재테크로 삶의 보람으로 생각했다. 큰 아파트 하나 갖고 있으면 노후가 든든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믿음들이 무너져 버리니 베이비부머들은 멘붕(멘탈 붕괴)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대형 아파트를 팔아 작은 아파트로 옮기고 남은 돈으로 노후 생활자금으로 사용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곳도 많다는 점이다. 대형과 중형간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 실속이 없어서 그렇다. 이래 저래 베이비부머들이 진퇴양난에 놓인 것이다.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지금은 심각한 재고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2-3년 더 가격조정이나 기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처럼 중대형이 옛날처럼 시장을 주도하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그동안 단기간 급락한 것, 고점 대비 반 토막난 아파트는 과 매도권에 놓은 곳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 같고, 서서히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지에 따라 대형아파트 거품의 해소과정은 달리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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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체계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투자 신호등이 되고자 합니다. 객관성, 공정성, 그리고 도덕성. 이 3가지 철학을 바탕으로 아직 어려운 영역인 진정한 부동산 애널리스트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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