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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판 '낙수효과' 통할까

2012-05-20 | 작성자 박원갑 | 조회수 14,047 | 추천수 226

정부가 올 들어 처음으로 지난 10일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전반적으로 경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제한된 수단을 동원하다보니 대책 발표의 효과도 제한적인 것 같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에 주택투기지역과 재건축 규제를 풀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나 취득세 인하가 빠진 탓에 시장은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를 볼 때 수도권 주택시장은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바닥다지기가 진행될 것 같다. 여전히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보수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강남 규제완화를 통한 수도권 주택시장 살리기>
강남권은 지난 15일부터 주택투기지역이 해제되면서 DTI와 담보대출인증비율(LTV)이 40%에서 50%로 올랐다. 이는 서울지역과 같은 수준이다. 이제는 강남에 집을 사는 행위에 대해 ‘벌칙’을 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또 강남권에서 1가구 3주택자가 첫 주택을 팔 때 양도세 가산세율 10%포인트가 적용되지 않고 생애최초구입자금도 대출받을 수 있다. 또 종전에는 계약 후 15일내에서 거래사실을 신고했으나 주택거래신고지역이 해제되면서 일반 지역과 같이 60일 이내로 완화됐다. 이제는 자금조달계획서도 내지 않아도 된다.

강남권에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오피스텔 분양시장에 더욱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돼 주택임대사업자가 오피스텔을 신규로 분양받는 경우 취득세 감면혜택(60㎡ 이하 취득세 면제, 60~85㎡ 이하 25% 감면)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대1 재건축’을 추진하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등도 이번 대책으로 혜택을 받게 됐다. 정부가 1대1 재건축 때 기존 주택보다 면적을 10% 이하로만 넓힐 수 있게 한 현행 규정을 고쳐 10% 이상 넓힐 수 있게 해서다.

강남권에 규제완화에 대한 논란이 많음에도 정부가 이처럼 대책을 내놓은 것은 강남이라는 폭발성을 통해 시장을 살리겠다는 고육지책이다. 부동산판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이다. 큰 강이 잘 흐르면 작은 천도 잘 흐른다는 논리다. 하지만 투자심리가 워낙 얼어붙어 강남권 온기가 다른 지역까지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 안 팔려 애태우는 일시적 2주택자 안도의 한숨>
이번 대책으로 새집을 장만해놓고 살던 집이 안 팔려 고생했던 사람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새집을 장만한 뒤 살던 주택은 2년 안에 팔아야 비과세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3년 안에 팔면 가능해져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일시적 2주택자 종전주택 처분기한 연장(2→3년)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사안으로 국회통과 절차가 필요 없으므로 정부가 예정한 7월부터 시행할 수 있다. 일시적 2주택자들은 시행 일정을 체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보유요건 완화(3→2년)에 따른 당장 혜택은 수도권보다 지방 사람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최근 집값이 서울 과 수도권은 거의 하락했지만 지방은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2년 전에 서울과 수도권 1주택자들이 집을 샀다면 그동안 오른 것이 없기 때문에 지금 팔아도 양도세 비과세다. 최근 지방 주택가격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9억원 이하다. 따라서 2년만 보유하면 대부분 양도세 비과세를 받을 있다. 1가구 1주택자 비과세 보유요건 완화 조항 역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사항으로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2년 미만 단기보유 양도세 중과세율도 대폭 완화된다. 현재 1년 이상~2년 미만 주택을 보유하면 40%의 세율을 적용받지만 앞으로는 일반세율(6~38%)로 낮아진다. 문제는 이 조항이 소득세법 개정사안이어서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폐지는 정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정부는 주택이 아닌 분양권에 대해서는 단기보유 양도세 중과세 완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분양시장, 전매제한 완화로 화색>
현재 수도권 공공택지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의 전매제한 규정은 계약 후 1년이다. 그런데 7월부터는 85㎡ 이하의 중소형도 3년에서 1년으로 바뀐다.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지 않고 분양권 상태로 팔 수 있어 투자성이 좋아질 것이다. 수도권 공공택지 전매제한 완화 혜택을 받는 분양예정 단지는 21곳에 달한다. 내달 분양에 나서는 화성 동탄 2신도시를 비롯한 한강신도시, 광교신도시 등이 혜택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분양을 끝내고 준공을 앞둔 택지지구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 그동안 전매 제한에 묶여 팔지 못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매물로 내놓는다면 오히려 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 분양권 전매 완화는 장기적으로는 호재이지만 단기적으로 위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멀티홈 아파트 허용, 신도시 리모델링 단비될까>
그동안 아파트의 일부 공간을 별도로 구분하여 1~2인 가구에 임대하는 세대 구분형(멀티홈)아파트는 재건축이나 신축 때만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 리모델링도 허용됨에 따라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온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요즘은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줄어들면서 면적 간 가격 차이가 과거처럼 많이 나지 않는다. 이러다보니 리모델링을 통해 면적을 늘려도 실익이 없어 선뜻 사업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늘린 공간 일부를 세놓는다면 소유자가 살면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다만 정부가 과중한 기반시설 부담을 막기 위해 임차가구의 수와 전용면적은 전체 세대의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제한해 리모델링 과정에서 조합원간 진통이 생길 수 있다.

<본격 회복보다는 당분간 바닥다지기>
전반적으로 수도권 아파트시장 자체의 체력이 바닥나 곧바로 상승을 보이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번 대책은 아파트 매물을 덜 나오도록 해 연착륙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는 과정이 될 것을 보인다.

따라서 매수자들은 좀 느긋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단기간 가격이 크게 떨어졌으므로 추가 하락은 크지 않을 것 같다. 중대형 아파트는 역사적 고점(버블세븐 지역은 2006년 4분기) 대비 30~40%정도 하락한 매물이라면 선별적인 매수전략도 고려해볼만하다. 다만 기존 매매시장에서 중소형은 최근 2~3년간 전세난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름세를 보여 메리트가 크지 않다. 중소형 수요자는 전매제한기간과 의무거주요건이 대폭 완화되는 보금자리주택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는 전략이 더 유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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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의 마켓리서치

부동산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체계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투자 신호등이 되고자 합니다. 객관성, 공정성, 그리고 도덕성. 이 3가지 철학을 바탕으로 아직 어려운 영역인 진정한 부동산 애널리스트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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