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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부동산은 짐일까, 언덕일까

2014-07-09 | 작성자 박원갑 | 조회수 22,995 | 추천수 226

"그 돈으로 건물을 사서 임대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만약 인플레이션이 또 온다면 부동산만큼 안전한 것은 없잖아. 지금은 은행이자율이 연 1.75%인데 그것도 최고이자율이야.(중략) 다들 이런 생각이다 보니 집값이 폭등하고 있어. 스칸디나비아에서 돌아온 이후로 틈 만 나면 부동산 광고를 뒤져. 시간이 지나면 좋은 게 나타날 거야."

2012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프랑스 영화 아무르(Amour)’에서 음악가 딸 에바는 병상에 누워 있는 엄마에게 독백처럼 자신의 고민을 내뱉는다. 엄마는 병이 깊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죽어가는 엄마보다 자신의 노후를 걱정하는 에바는 이기적인 딸이다. 하지만 이미 중년이 되어버린 생활인으로서 에바는 솔직한 여성인지 모른다. 에바의 고민은 프랑스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은행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쏟고 있으니까 말이다. 일반적으로 노후 설계에서 부동산은 축소의 대상이다. 그래서 많은 노후 전문가들은 부동산을 팔아 금융자산으로 갈아타라고 주문한다. 하지만 에바의 말에서 일반인들은 전혀 다르게 생각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나이 들어선 과도한 부동산 비중을 낮추고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는 대체로 옳다. 특히 환금성(유동성)이 극히 낮은 시골 논밭, 임야의 경우 맞는 얘기다. 고령으로 벌이가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보유 현금이 없으면 아무리 부동산 부자라도 속빈 강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종류의 부동산은 삶의 버퍼가 아니라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늘그막에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내놓았는데 죽고 나서 매수자가 나타날 지도 모른다. 부동산에 갇힌 서글픈 不動’(부동) 부자들인 셈이다. 미국 사회에서는 오래전부터 ‘land(house) rich, cash poor’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집이나 땅 등 부동산 자산은 많지만 처분이 쉽지 않고, 당장의 가용 자산이 많지 않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부동산 보유자산이 과도한 경우 비중을 낮추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 들어 무조건 부동산을 처분하라는 주문은 비현실적일 수 있다. 노후 생활에서 부동산은 반드시 짐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한 부동산은 줄여나가야 한다. 하지만 현금흐름이 잘 나오는 부동산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부동산은 노동소득, 즉 월급을 대체할 수 있는 수입원이자, 혹은 인생의 담요, 사적 안전망이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부동산은 노후 행복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노후에서 부동산을 늘릴 것인지 줄일 것인지 판단은 현금흐름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금흐름이 잘 발생한다면 부동산은 축소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확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도 이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금융상품일 뿐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것 같다. 부동산시장이 저성장체제로 접어들어 시세차익의 기회가 거의 사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볼 때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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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의 마켓리서치

부동산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체계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투자 신호등이 되고자 합니다. 객관성, 공정성, 그리고 도덕성. 이 3가지 철학을 바탕으로 아직 어려운 영역인 진정한 부동산 애널리스트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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