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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수도권 신도시의 자화상

2012-08-27 | 작성자 박원갑 | 조회수 13,064 | 추천수 180

5년 전 중소기업을 다니다 은퇴한 후 분당신도시에 살고 있는 김현택(가명·58)씨는 요즘 아파트 시세만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김씨가 살고 있는 집은 전용면적 130㎡ 규모의 대형아파트. 김씨가 이집을 사서 이사 올 때만해도 13억원에 달했다. 요즘 중개업소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슬쩍 알아봤더니 6억8000만원으로 떨어져 있었다. 아파트값이 명목가격으로만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만까지도 9억원선을 유지하던 아파트값이 올들어 2억원 이상 급락한 것이다. 김씨는“집이 노후 생활의 유일한 밑천인데, 앞으로 어찌할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곳곳에서 신도시 위기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는 1기 신도시 5곳(분당, 평촌, 일산, 중동, 산본)을 포함해 대략 10개쯤 된다. 1기 신도시는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의 삶의 궤적과 같이 한다. 1980년대 말 30대 초·중반이던 베이비부머들은 신도시를 통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지금은 그 아파트가 꿈이 아니라 절망이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단기적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다시 도입된 3.22대책 발표 직전인 2011년 2월이 정점이었다. 1년 반이 흐른 지금, 다른 지역보다 신도시 아파트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로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2월부터 올 7월까지 3.9% 하락했다. 고양시 일산동구는 같은 기간 5%, 일산서구는 4.4% 각각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가격이 같은 기간 2.9% 떨어지고 수도권이 1.4% 하락한 것을 감안해보면 상대적으로 신도시가 더 하락한 셈이다.

이 같은 통계수치는 김씨 같은 주민들에게는 피부로 와 닿지 않을 것이다. 분당이나 일산 신도시 아파트는 심하게 올 들어 1억~2억원이나 떨어졌다. 문제는 주로 베이비부머들이 보유하고 있는 중대형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분당이나 일산 중대형 아파트값의 역사적 고점은 2006년 말인데 그 때에 비해 적게는 30%, 많게는 50% 떨어졌다. 이러다보니 베이비부머들 사이에 절망과 탄식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베이비부머들은 이제 자녀들이 다 자라서 은퇴를 앞두고 큰 집을 팔아 작은 집으로 옮기고 싶다. 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매물만 쌓인다.

신도시 집값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도심에서 가까운 보금자리주택이 대거 들어서면서 입지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은 지 20년이 넘다보니 건물은 노후화되었다. 하지만 고층으로 지어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메리트가 떨어지다보니 시세에 힘을 못받는다.

올드타운(Old Town)이 되어버린 수도권 신도시의 미래는 우울하다. 어찌 보면 신도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은 부가가치 생산은 하지 않고 잠만 자는 침상도시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생산을 하지 않는 도시는 잠시 영화를 누린다고 해도 한낱 일장춘몽에 불과한 뿐이다.

이제라도 신도시의 위상을 다시 재정립해야 한다. 앞으로 지어질 2기 신도시는 명실상부한 자족형 도시로 거듭나지 않으면 1기 신도시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지방에 세종시나 혁신도시 개발되면서 수도권 주택수요가 지방으로 분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2기 신도시를 베드타운으로 만들 경우 주택공급 과잉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경쟁력이 없는 2기 신도시는 아예 산업단지로 돌리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대안마련에 서둘러야 한다. 인간은 역사적 교훈을 쉽게 망각한다고 하지만 신도시에서는 더 이상 되풀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게 필자만의 희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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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체계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투자 신호등이 되고자 합니다. 객관성, 공정성, 그리고 도덕성. 이 3가지 철학을 바탕으로 아직 어려운 영역인 진정한 부동산 애널리스트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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