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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논란 해결책은.. 50% 수평 증축 허용으로 ‘물꼬’ 터야

2011-10-26 | 작성자 아기곰 | 조회수 13,535 | 추천수 195

수직 증축에 대해 국토해양부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리모델링 규제 완화는 다시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리모델링에서 수직 증축이 어떤 의미이며 대안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는 재건축 대신 기둥·보와 같은 주요 구조물을 남겨 놓고 나머지 부분을 철거해 새로 건축하는 주택 재생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러면 리모델링의 장점은 무엇일까. 리모델링을 하면 내부 인테리어나 낡은 설비를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하 주차장을 새로 만들어 협소한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마디로 헌 아파트를 대대적으로 수리해 새 아파트처럼 만드는 것이 리모델링 사업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업성에 있다.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려면 건축비가 3.3㎡당 400만 원 정도 소요되므로 99~129㎡(30평대) 아파트는 1억 원대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실수요자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리모델링 사업은 어차피 구조물에 이상이 없다는 전제조건 아래 시작되는 사업이다.

따라서 기존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지하 주차장을 새로 만들어 추가로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 아파트 외관이나 조경을 새로 하느냐, 기존의 낡은 채로 놔두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아파트 실내 공간만 보아서는 리모델링 사업과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의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용 측면에서 보면 리모델링은 면적에 따라 수억 원대의 추가 부담금이 필요할 수도 있는 반면 내부 인테리어 공사는 아무리 잘 고친 집이라도 수천만 원을 넘지 않는다. 결국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파트 조경과 지하 주차장 공사를 위해 가구당 수천만 원의 공사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업성 문제로 지지부진

이에 따라 실수요자는 둘로 나뉘게 된다. 자금에 여유가 있는 이들은 ‘리모델링을 해서라도 단지를 쾌적하게 만들자’고 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없는 이들은 ‘필요한 사람만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 되지, 모두 자금을 부담하며 공사를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할 것이다.

같은 단지에 살고 있더라도 경제적 여유에 따라 리모델링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의미다. 이러니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필요한 동의율이 나오지 않아 사업 진행이 힘든 때가 많다.

이 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경제적인 문제로 리모델링 사업을 반대하는 후자에게 ‘당근’을 던져줄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증축 규정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기존 아파트의 전용면적보다 30%를 더 증축할 수 있게 해주는 조항이 바로 이 규정이다.

예 를 들어 기존의 66㎡형(20평형) 아파트를 증축 없이 리모델링한다면 1억 원에 가까운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약간의 부담금을 추가한다면 낡은 66㎡형 아파트가 새 86㎡(26평) 아파트로 변신하는 것이다. 66㎡형 아파트와 86㎡ 아파트는 가격 자체가 다르므로 리모델링 사업에 동의하는 주민이 많아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정부 바람과 달리 리모델링 사업은 그동안 활성화되지 않았다. 사업을 마친 단지가 손에 꼽을 정도다. 그 이유는 바로 증축 효과에 있다. 30% 증축으로는 사업성을 맞출 수 없는 단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 나마 66~96㎡(20평대)나 99~129㎡는 리모델링 효과가 어느 정도 나오지만 33~63㎡(10평대)는 증축 효과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 50㎡형(15평형)의 아파트는 리모델링 후 15㎡(4.5평)가 늘어난 64㎡(19.5평)짜리 아파트가 된다.

이를 위해 들어가야 하는 추가 분담금은 15㎡의 건축비가 아니라 64㎡의 건축비라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겨우 15㎡ 증축하는데 1억 원에 가까운 공사비를 내야 하지만 증축 후에도 33~63㎡라는 꼬리표는 뗄 수 없다. 한마디로 유혹할 당근이 약하다는 의미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그동안 두 가지 해법이 논의돼 왔다. 첫째는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주택은 증축 범위를 기존의 30%가 아니라 40~50%까지 늘리자는 해법이다. 여당은 40% 증축을, 야당은 50% 증축안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의 주장대로 50% 증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66㎡형의 기존 아파트는 99㎡형(30평형)의 아파트로, 93㎡형(28평형) 아파트는 139㎡형(42평형) 아파트로 리모델링할 수 있기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게 된다.

두 번째 해법은 수직 증축이다. 원래의 리모델링은 수평 증축을 의미한다. 가구 수의 증가 없이 기존 주택의 실사용 면적을 늘린다는 것이 리모델링 사업의 취지였다. 하지만 증가 면적이 아무리 불어난다고 하더라도 가구 수가 늘지 않는다면 공사비는 100% 소유주의 몫이 된다.

재건축 사업이 가구 수 증가를 통해 일반 분양하고 그 수익금으로 조합원의 부담을 낮추는 것에 비하면 불리한 조건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재건축처럼 층수를 올리는) 수직 증축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문 제는 수직 증축이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고층 아파트 같은 건물을 설계할 때 적당히 짓는 일은 없다. 해당 건물이 가지는 자체 무게와 건물이 완성됐을 때 그 안에서 살게 될 사람과 가구 등의 무게를 더한 후 여기에 일정치의 안전계수를 곱해 건물의 설계 하중을 정하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의 크기나 그 안에 들어가는 철근의 개수와 두께 등을 정하게 된다.


수직 증축은 장기 연구·조사 필요

쉽게 말해 10층짜리 건물과 20층짜리 건물은 지을 때부터 그 구조설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10층짜리 아파트에 모든 가구가 무거운 그랜드피아노를 새로 들여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 렇다고 집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충분한 안전계수를 곱해 설계하기 때문이다. 이 안전치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일단 지어 놓은 아파트가 부서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에 따라 한두 개 층 정도 수직 증축하는 것은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업계나 학계에서 수직 증축을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원래 아파트는 상당한 안전치를 두고 설계되므로 약간의 구조물을 보강하면 수직 증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이 주장이 타당하다. 그러나 정부는 다르다.

이론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100% 무결점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99.99%의 아파트가 안전하다고 해도 0.01%의 아파트가 부실 시공됐다면, 그리고 그 아파트가 리모델링됐을 때 만약 붕괴라도 된다면 그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국토해양부로 돌아갈 것이 빤하다.

바로 이 부분이 민간 부문과 정부와의 시각차다. 이론과 현실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수직 증축은 사람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단기간에 결론을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 업계와 학계 그리고 정부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연구,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기다리다가는 리모델링 사업 자체가 한없이 지체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모델링 활성화 법안을 두 단계로 나눠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50% 수평 증축의 문제는 이번 정기 국회에서 처리하고 논란이 되는 수직 증축 문제는 장기 연구 과제로 돌리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리모델링 사업은 지금보다 훨씬 활성화될 것이다. 수직 증축 여부와 상관없이 50% 수평 증축만으로도 수익성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단지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소유주 쪽에서도 (일반 분양되는) 수직 증축이 허용될 때까지 기다려 리모델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수평 증축만 해서라도 리모델링을 빨리 진행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는 셈이다. 논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수직 증축을 가지고 시간을 허비하느니 수평 증축을 통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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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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